우린 지금 '스타'라는 이름 위아래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스타'가 되길 원하고, 누구나 '스타'만을 보길 원하는 그런 세상. 그래서 <오마이뉴스>가 찾아 나섭니다. '스타'가 아닌 '배우'라는 이름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고 있는 그런 이들을요. <오마이뉴스>는 '배우의 재발견'이라는 타이틀로, 이곳저곳에서 작은 빛을 내뿜는 배우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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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견'.
영화 <해운대>를 본 사람들이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재발견'이라고. 하지만 이는 주연배우인 설경구, 하지원에게 보내는 것도,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에게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해운대>에서 '날건달' 동춘 역을 맡아 건들건들 사고만 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배우 김인권(31)에게 보낸 찬사다. 그렇게 배우 김인권은 데뷔 10년 만에 '떴다'. 함께 출연한 선배 박중훈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설경구 박중훈에 환호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는 김인권에 환호한다"고 말할 정도로.
<해운대>서 김인권이 연기한 까까머리 동춘은 남의 애(설경구 아들)를 앵벌이에 동원하는가 하면, 내심 흠모하는 연희(하지원)에게는 '틱틱'거리기 일쑤다. 백수에, 홀어머니에게도 버르장머리가 없어 혀를 쯧쯧 차게 만들지만 이상하게도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동춘으로 인해 손에 땀을 쥐고, 눈물도 흘린다.
<말죽거리 잔혹사> <신부수업> <마이파더> <용의주도 미스신> <숙명> <외과의사 봉달희> 등 수많은 작품에서 팔색조 같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인권. 어느 때보다 즐겁고 바쁜 한때를 보내고 있을 그를 지난 26일 낮 12시, 논현동에 있는 영화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해운대에 나온 사람들, 다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란 질문에 "다들 잘 나갔던 분들이잖아요.(웃음)"라고 유쾌하게 받아친 그는 "천만 넘었구나, 얼떨떨해요, 인터뷰도 많이 들어오고 여기저기서 문자도 보내고요"라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해운대> '동춘'으로 떠버린, 배우 김인권
아무래도 추리닝에 목 늘어난 티, 짧게 자른 더벅머리를 한 '동춘'만 생각하다가 막상 배우를 만나니 어색했다. 깔끔한 옷과 멋을 낸 헤어스타일, 동그란 안경이 <해운대> 동춘의 모습과 달리 세련됐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도 "애기 안고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이 같이 사진 찍자"고 했던 일화를 들려주며 쑥스러워했다.
시사회 장소에서건 무대 인사가 있던 장소에서건, 영화가 끝나고 나면 많은 관객들이 동춘에 환호했다. 관객들이 주연도 아닌 동춘에 환호한 이유는 뭘까. 김인권은 유쾌하게 웃으며 "끝까지 살아남아서?(웃음), 컨테이너 박스를 잘 피해서?"라고 말했다. '그게 다냐?'고 묻자 "제가 워낙 꽃미남이어서… 장신의 꽃미남(웃음)"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해운대>의 여러 인물들 중에서 가장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는 동춘. 김인권은 <해운대는 '동춘의 성장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재난 영화이고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지만, 동춘 부분에 와선 '성장드라마'로 읽힐 수 있다는 것.
"이 인물의 성장드라마라고 본다. 사고뭉치에 철부지에, 온갖 나쁜 짓만 하고 다니는 인물인데 알고 보니 나중에는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더라. 자기보다 센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쓰나미를 겪으면서 대자연 앞에서 무너지고. 한 번도 자기가 잘났다는 걸 드러내 보일 기회가 없어서 그러고 다녔는데, 용감한 시민상 딱 타서 엄마한테 자랑하려고 하니까 엄마가 죽고 없어지고. 이런 게 참 슬프더라. 얘(동춘)한테는 앞으로 더 성장할 게 남아있고, (이야기가) 앞으로도 있고 뒤로도 있는 정말 살아있는 성장드라마라고 생각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동춘은 '생존력'이란 말로 요약될 수도 있다. 그는 "동춘이 결국 나중에 승현이를 구하잖나, 다 피하고 살아남고, 그리고 만약 동춘이가 착했으면… 홀어머니 밑에 돈 없지, 걔가 얼마나 무시당하면서 살았겠나"라며 "하지만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큰소리 빵빵 친 거다, 생각해봐라, 동춘이가 착했다면 드라마에 끼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춘이 벌인 악행들, 납득하면서 연기했다"
김인권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동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이 묻어나왔다. 그는 동춘이 벌인 귀여운 악행들도 "납득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희(하지원)와 만식(설경구)을 이간질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연희가)동창이고 어렸을 때부터 얘를 나쁘게 생각은 안 했고, 관심은 있었고. 부산 남자들은 원래 그렇다. 좋아하는 여자한테 좋다고 안 한다. 괜히 가서 '야 밥 차려와라' 하고, 왜냐하면 배타고 나가면 언제 들어올지 모르잖나. 뱃사람 기질이 있다. 나가서 죽어버리면 끝이니까. 그런 걸 보고 자라서 괜히 틱틱 대는데 이게 관심 표현이다."
영화 속 내용 중 가장 큰 악행으로 취급당하는 '앵벌이' 사건에 대해서도 "그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렸을 때 겪은 일화를 슬쩍 꺼낸다. 김인권의 아버지도 어린 자신을 서핑보드에 태워 해운대 바다로 밀어 넣은 적이 있다고.
<해운대>는 한국 영화 최초로 광안대교를 통제하고 영화를 찍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덕분에 그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혔다. 창 너머로 광안대교를 보며 자랐던 김인권은 그 다리 위에서 거대한 컨테이너가 비처럼 쏟아지는 장면을 통해 관객에게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선사했다.
"컨테이너 신 같은 경우는 감독님이 현장에서 만들어낸 신이다. 갑자기 컨테이너 박스 떨어지는데 거기서 저한테 피하라는 거다.(웃음) 호루라기 삑! 소리 나면 깜짝 놀라고, 감독님은 더 놀라라고 소리 지르면서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 아악! 아악! 이렇게 하라고. 재미있었다. 연기하면서 내가 우스꽝스럽게 생각하면 관객들도 웃을 거라고 생각하잖나. 그걸 경계하면서 진짜 무서운 걸 심어야 하니까. 그게 조금 어려웠다. 생각해봐라, 컨테이너 박스가 눈앞에 떨어지면 얼마나 놀라겠나? 그걸 표현하려면 또 얼마나 놀라야겠나?"
"<해운대>, 할리우드 재난영화 장르 가지고 논 영화"
천만 관객을 넘긴 <해운대>지만, 재난영화임에도 초반이 너무 '드라마'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는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에 깊이가 부족하지 않느냐 등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건 문제점이고 100% 인정한다, 영화에 100% 만족이 아니라 100% 인정, 인정해야 한다"며 "윤제균 감독도 '영화 이 부분이 그렇다'고 하면 '아 그런가? 앞으로 고치겠다', 저도 '아 그런가? 다음에 더 좋은 작품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해운대>의 장점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할리우드에서는 재난과 인간의 대결에서 인간이 항상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잖나. <해운대>에서는 재난과 인간의 싸움에서 인간은 보잘 것 없다, 결국에는 영웅이 동춘이 이런 인물과 다를 게 뭐냐, 사람 구했지만 결국 엄마 돌아가시면 눈물을 흘리는 등, 평소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 주인공들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안 보여주고 멋있는 모습만 보여준다. 그것을 조롱하면서 뒤집는 거다, 우리는 우리 식으로. 다만 여기서 우리가 배울 것은 재난 앞에서 겸손하게 서로 '나도 약하니까 화해하자'고 하는 거다. 그런 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해운대>는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장르를 가지고 논, 패러디한 영화"다. 그리고 그 핵심엔 그가 연기한 '동춘'이 있다. '용감한 시민상'을 받을 만큼 많은 사람을 구해내지만 동춘은 멋있지도 않고 때론 우스꽝스러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영웅이기 때문이다.
<해운대>의 동춘을 김인권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그만큼 김인권은 자신의 몫을 잘 해냈다. 그럼에도 '배우 김인권'쪽으로 대화의 방향을 틀자, 그는 내내 조심스러워했다.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해운대에 캐스팅된 것도 "운이 좋았"기 때문이고, "긴 기다림의 결실"이었다고 말한다.
"기다린 만큼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워낙 내 영화 경력에 비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니까. 자칫하면 내가 쓰나미에 휩쓸려 버릴 수도 있어서 요즘엔 오히려 조심스러워 진 것 같다."
연기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떤 캐릭터든 OK
10년 전 <송어>로 데뷔한 이후 김인권은 꾸준히 많은 작품을 해왔다. 그러나 영화 <숙명>과 <용의주도 미스신>을 끝낸 뒤, 1년여의 공백 기간을 겪어야 했다.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김인권은 담담한 어조로 "'다음에 과연 내가 연기를 하고 있을 수 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일을 시작하면 배우의 길에서 완전히 멀어질까 두려워 그럴 수도 없었다. 그저 무작정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었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가족들에게 "하여간 참 고맙다, 존재 자체가 고마운 거다"라며 "가족이라도 없었으면 얼마나 또 방황을 했을 것이며…"라는 말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하는 배역이 있는지 묻자 "연기를 하고 싶다,(웃음) 그냥 연기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떤 캐릭터든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어떤 캐릭터 하고 싶다' 이런 것보다는 주어지는 대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무조건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 교회에서 연극을 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연기의 맛을 알게 됐지만, 연극영화과에 진학할 당시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김인권은 "나는 이것이(연기) 직업으로 연결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는데, 하다 보니까"라며 싱겁게 웃었다. 그런 그가 계속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 또한 소박했다.
"<송어>할 때 원로 편집기사님께서 어깨를 두드리며 '인권아 너 연기 잘했어' 이래 주시더라. 너무 그때 뭐랄까, 중학교 때 이후로 칭찬을 처음 들어봤는데 이거는 메이저잖나. 충무로 영화계, 거기서 칭찬을 받으니까 자신감이 조금 생기더라. 그때부터 오디션 무지하게 보러 다녔던 것 같다."
"비호감 감수하면서 연기하는 게 나에게는 숙명"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배우 생활, 그는 큰 욕심보다는 "그냥 어떻게든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인물이면 좋겠다"며 "실제로 내가 고를 수 있는 입장은 아니고.(웃음) 이왕이면 (인물이)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주어진 배역들은 내가 좀 살려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며 "그래서 간혹 진짜 비호감이 될 때도 있고 그걸 감수하면서 연기하는 게 나에게는 숙명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맡은 모든 배역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배역을 살아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시나리오 봤는데 '인물이 나쁘다, 그럼 대충 이런 거 아니겠어?' 이렇게 연기하는 것과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될까'하는 이해와 연민을 갖는 게 다르다"며 "경구(설경구) 형님이 '항상 인물에 대해 연민을 가져라' 얘기하시는데 그게 이해가 되는 게, (연민을 가지면) 어떤 캐릭터든 그 캐릭터가 진짜 불쌍하게 느껴지고 그런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확고한' 욕심, 신념이 없는 덕에 그는 연기에 대한 유연함을 얻었다. 일례로, 처음 동춘이란 인물을 잡아갈 때 그는 건달 중에서도 좀 튀는, 헤어스타일도 확 세우고 민소매 옷에 울퉁불퉁한 근육에, 문신까지 있는, 그렇지만 막 망가지는 그런 스타일을 생각했단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의 말 한 마디에 확 돌아섰다고. 윤 감독은 "이번엔 관객에게 호감을 줘야한다, 네가 돋보이려고 해서 많이 비호감이 됐다"고 조언했고, 김인권도 생각을 바꿨다.
'재발견'이란 타이틀까지 얻었으니, '주연'에 대한 미련이 없지 않을 텐데(이미 몇몇 영화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했다), '메인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 주제에 분수를 알아야 한다, 군대 가기 전에는 욕심이 있었다"며 "난 그 정도 매력 있는 인물은 아니고, 평생 연기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극구 '메인'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사양하겠다,(웃음) 아직은 사양하겠다, 준비가 아직 안 됐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인권이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함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충무로의 팔색조'. 그런 그인 만큼 연기 롤모델이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많다. 너무 많다. 그래도 몇 명만 뽑자면, 코미디로는 성룡, 남성미로는 로버트 드니로, 매력적인 남자 모델로는 우리 설경구 선배님, 배우의 삶으로서는 안성기 선생님과 박중훈 선배님, 연기 롤모델로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등 나는 어떤 배우가 어떤 생각, 어떤 히트를 갖고 있는지 보는 편이라 롤모델이 많다. 하나라고 할 수 없다."
배우 김인권의 성장기는 이제 막 시작했다
인터뷰 막바지. 아주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연기파 배우에게는 꼭 해야만 할 것 같은 질문을 툭, 던졌다. 배우 김인권에게 '연기'란 도대체 뭘까? 뭔가 길고 심오한 답변이 나올 줄 알았는데, 김인권은 짧으면서도 명쾌한 답변을 기자 앞에 툭, 내놨다.
"(나에게 연기란) 목숨 걸고 하는 취미다.(웃음) 취미도 목숨 걸고 하는 사람들 있지 않나. 재미있어서 하는데, 목숨 걸고 하는 취미."
오랜 꿈이었던 영화감독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아직 막연하다, 내가 뭐 예술하고 싶고 새로운 도전하고 싶고 이런 거 보다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며 "어떤 감동이든, 웃음이든 코미디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가 하는 연기, 만들고 싶은 영화 모두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28일부터 촬영에 들어갈 드라마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도 그의 바람은 한결같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는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가 성형수술이 잘못되는 바람에 여자 쌍둥이(박신혜 분)가 그룹에 대신 들어오는 내용. 이 드라마를 통해 그는 <해운대>의 오동춘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인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요즘 그 캐릭터가 저한테서 좀 묻어난다. 약간 호방하면서 큰소리 빵빵 치는데 완전 하자덩어리.(웃음) 하지만 천성은 착해서 운 좋게 일이 잘 풀리는, 유쾌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
그는 지난 10년간 늘 관객의 곁에 있었다. 우스꽝스럽거나, 악역이거나 개성이 강해 보통의 배우들이 선뜻 맡기 힘들었던 인물들을 주로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자신을 버려온 그의 노력이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해운대>가 동춘이란 인물의 성장기였다면, 배우 김인권의 성장기는 이제 막 시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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