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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에게 으름장만 놓던 류담이 '선덕여왕'에선 거꾸로 죽방에게 늘 얻어맞는 어리숙한 고도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에게 으름장만 놓던 류담이 '선덕여왕'에선 거꾸로 죽방에게 늘 얻어맞는 어리숙한 고도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니들 위장이란 거 해봤어? 안 해봤으면 말을 말어."
"아휴 지겨워~ 만날 말을 말래."

<개그콘서트> '달인'의 한 장면? 아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황금콤비 죽방(이문식)과 고도(류담)가 주고받는 대화의 일부다. 개그맨 류담(30)이 <개그콘서트> '달인'에서 사용하는 대사를 드라마에서 패러디한 것.

이날 죽방과 고도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에 몰입하던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시청자게시판은 달인 패러디에 대한 폭발적인 지지글로 넘쳤다. 그렇게 천천히 '죽방고도' 콤비의 '웃기는' 모습은 언제부턴가 시청자들에게 <선덕여왕>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죽방고도' 콤비의 인기는 기대 이상의 것이라고 봐야한다. 감초 연기의 달인 이문식의 인기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여기에 '생각보다 괜찮은' 류담의 연기가 제 몫 이상을 했다는 게 시청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드라마가 첫 정극 도전인 신인 연기자 류담에 대한 평은 그 의외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예컨대 '의외로' 연기를 잘한다고, '은근히' 대선배 이문식과 호흡이 잘 맞는다고, 정말 '예상 밖으로' 연기를 꽤 하는 것 같다는 식이다. 이 정도 호평이면 말 그대로 배우의 '재발견'. 아니 류담의 '발견'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 16일 오후 1시,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촬영 대기실에서 류담을 '발견'했다. 그는 다시 '달인'의 류담으로 돌아가 분주한 모습이었다. 낭도 복장을 하고 '헤헤헤' 하고 웃을 것 같은 '고도'만 생각하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개그맨 류담을 보니 어쩐지 어색했다. 메이크업을 다 마치지 않은 그는 낭도의 이마띠를 둘렀던 부분만 남겨두고 얼굴이 까맸다. 그는 "함께 촬영하는 화랑도들은 모두 이렇게 탔다"고 하며 웃었다.

죽방은 알겠는데, 고도 걘 누구야?

- '고도'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나? 
"제가 아니라 <선덕여왕>이 인기 있는 거죠.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 했으면 또 모르겠는데 이문식 선배님이 부담을 좀 덜어주셨죠. 처음 하는 드라마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이문식 선배님이 다 지도해 주시거든요."

- 많이 바빠 보이는데 요즘 스케줄은 어떤가?
"일주일 내내 촬영을 해요. <선덕여왕> 촬영은 경주와 용인 세트장, 일산 스튜디오를 오가면서 하고 있고요. 또 오늘처럼 <개그콘서트> 리허설이 있는 날엔 하루 종일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죠. 이번주 일요일엔 이문식 선배님과 용인 세트장에서 거의 하루 종일 대기하고요." 

- 그런데, 어떻게 캐스팅 된 건가? 사극이라 많이 의외였다.
"감독님한테 사무실로 연락이 왔어요. 대본을 보내신 걸 보고 마음에 들어서 하겠다고 했죠. 이문식 선배님과 함께 연기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은 아마 (달인에서) 병만이 형하고 제 그림을 생각하신 것 같아요. 가자마자 몸무게랑 키를 물어 보시더라고요. 살을 찌우라는 얘기도 하셨고요."

- 살은 더 빠졌다고 하던데?
"초반에는 많이 빠졌는데, 남들보다 야식을 더 먹었어요. 매일 새벽 1시에 야식이 오는데 남들 하나 먹을 때 저는 2개 먹었죠. CP님도 살 빼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반대로 이문식 선배님은 군것질도 안 하시고 젓가락으로만 식사하고 계세요. 저랑 대비되는 체형을 유지하시려고요."

"이문식 선배와 촬영 전 10번은 맞춰 봐"

 '선덕여왕'에서 감초콤비를 이룬 '죽방고도' 이문식과 류담.
'선덕여왕'에서 감초콤비를 이룬 '죽방고도' 이문식과 류담. ⓒ MBC

- 고도를 이야기하면서 이문식씨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다.
"그럼요. 스탠바이도 똑같고, 거의 같이 하니까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선배님과 10번 정도는 맞춰봐요. 3번째 까지는 매끄럽지 않은데 그 이후로는 잘 맞는 편이죠. 충분히 맞추고 들어가기 때문에 연기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요. 때로 이문식 선배님이 제가 너무 오버한다거나, 너무 얌전했다거나 하는 부분을 얘기해주세요. 개그맨들은 보통 호흡이 빠르고 꼭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강박'이 있거든요. 상황에 맞게 칠 수 있는 애드리브가 있고, 안 쳐야 하는 애드리브가 있다고 이야기 해주시죠."

- 사실 대본상 설정인지, 애드리브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경우도 많다.

"대사는 거의 대본처럼 하는데 상황이나 제스처는 애드리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은 대본에 두고 조금씩 첨가를 해서 감독님들도 보시고, 이문식 선배님이 지시하세요. '컷' 들어가면서 안마를 하거나 하는 상황들은 다 그런 애드리브죠."

- 맞는 장면이 많은데, 그럼 그런 것도 애드리브인가.
"(다같이 월식을 보러 나가는 장면에서) 죽방이 고도가 나오지 않자 다시 들어와서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건 감독님이 지시하셨어요. 머리 맞는 거는 작가님들이 머리 세게 때린다고 써 놓은 부분이고요."

- 솔직히 많이 아파보이던데, 몸은 괜찮나. 달인에선 김병만씨를 때리는 역할만 했는데, 역할이 바뀌니 기분이 어떤가.
"하도 맞아서 조감독님이 얼음 찜질을 해주신 적도 있어요. 병만이 형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병만이 형 때릴 때 팬들이 너무 심하게 때린다고 저를 욕하더라고요. 반대로 지금은 이문식 선배님이 그렇게 항의를 받으세요. 그것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기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게 아닌데…' 그런 반응을 보이셨어요.(웃음) 그래도 요즘엔 많이 안 맞아요. 처음엔 재밌는데 식상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문식 선배님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는 때리고 맞는 거였어요. 친하지 않을 때는 때리고 나서 미안하시니까 '담아 괜찮니. 진짜 괜찮아?' 하시면서 말도 걸어주셨어요. 그 계기로 친해진 것 같아요."

"죽방과 고도는 극을 이끌어 가는 2인자"

- 이문식씨와의 연기는 어떤가?
"심지어 부를 때도 '죽방', '고도' 이렇게 안 부르잖아요. '죽방고도'라고 함께 부르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생각해요. 지난 방송부터 죽방 형님의 러브 라인이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제가 뒤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둘이 뭐든 같이 하는 설정이니까. 죽방과 고도가 <선덕여왕>에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또 극을 이끌어가는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막연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인 것 같아요. '연골'처럼요. 실제로 어느 시대극에서나 주인공을 떠받드는 조연 2명이 함께 나오잖아요. <스타워즈>에서 로봇들(씨쓰리피오, 알투디투) 나오는 것처럼요.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캐릭터상 궁금한 게 있는데 아직까지 죽방이랑 고도가 어떻게 만났는지 나온 적이 없어서 그게 좀 궁금하긴 해요."

- 두 분이 연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달인 팀 패러디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건 대본에 있던 거긴 한데 재밌었던 것 같아요."

- 이문식씨가 워낙 대선배라 어렵지 않았나.
"처음 뵌 게 승마장이었어요. 인사를 드렸더니 90도로 인사를 받으시더라고요. 참 훌륭한 연기자라고 생각했어요. 나이 차이도 띠동갑 이상 나거든요. 그러다가 어색하니까 제가 연락처를 먼저 물어봤어요. 선뜻 연락처도 주셨고요. 그래서 집에 갈 때 '드라마 처음이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죠."

- 그랬더니 답장은 뭐라고 왔나?
"'ㅎㅎ'라고 두 글자 왔어요. 처음엔 도와주지 않는다는 얘긴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예' 도 아니고 'ㅎㅎ'(웃음)"

- 평소 롤모델이 이문식씨라고 했다던데.
"굉장히 좋아했던 분이거든요. 열의가 있는 분이고요. 근데 이미지가 많이 달랐어요. 재미 있는 이미지인 줄 알았는데 점잖으시고 예의바르시고 해서요. 그래서 더 거리감이 있긴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맞으면서 말도 많이 하게 됐고요.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성격이 비슷하더라고요. 말이 통하는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촬영장에서도 말을 되게 많이 해요. 떠들다가 시간 다 갈 정도로요. 배우의 길이라든가 결혼관에 대해서도 생각이 일치하고요. 심지어 술도 좋아하고 음식 취향도 비슷해요. 둘 다 외모에 신경 잘 안 쓰는 것도요. 무엇이든 처음에 누구한테 배우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저는 이문식 선배님을 만났기 때문에 '이게 다'라고 알고 있고, 이게 정답인 줄 알고 살아갈 거예요. 아마 끝까지 겸손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문식 선배님은 아직도 촬영장에서 혼자 박수 치고 분위기 띄우시고 하세요. 어린 후배들이 처져 있어도 농담 걸어주시고요. 아무튼 배울 점이 너무 많으세요."

- 그렇게 친하기 때문에  개그콘서트 10주년 공연에도 나오신 건가?
"<개그콘서트> 감독님께서 섭외를 꼭 좀 해보라고 해서 야외촬영할 때 부탁드렸어요. 제가 어렵게 모셨죠. 선배님이 몸 사리지 않고 해주셔서 더 큰 재미가 있었던 것 같고요."

"고도, 실존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에게 으름장만 놓을 줄 알았던 류담이 '선덕여왕'에선 거꾸로 죽방에게 늘 얻어맞는 어리숙한 고도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에게 으름장만 놓을 줄 알았던 류담이 '선덕여왕'에선 거꾸로 죽방에게 늘 얻어맞는 어리숙한 고도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고도'는 어떤 캐릭터인가.
"많이 애정이 생기는 캐릭터고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덕만의 호위무사로서도 펼쳐질 일이 많고요. 매력이 많은 것 같아요. 장난치는 거 좋아하고 먹고 자는 거 좋아하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여린 마음도 있고 의협심도 있고요. 의리도 있고 정도 있고 감수성도 있고 맷집도 좋고 힘도 좋고요. 사실상 제가 좋아하는 남성상이에요. 사실상 '고도'라는 캐릭터가 허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저는 실존하는 캐릭터라 생각하고 애정을 갖고 연기하고 있어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역사 속에 김유신이랑 알천랑이 있는 것처럼 고도도 있었다고. 그게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사극이라 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저는 아예 연기가 처음이라 현대극이고 사극이고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뭐가 다른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저나 용화향도 대사는 다 평상시 톤이라 부담은 없고요. 그래서 '이런 거구나' 하면서 그렇게 찍어요."

- 스스로 모자라다고 생각한 게 있었다면?
"대사 전달에 만족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다양한 종류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가장 괜찮은 걸로 촬영하는데 막상 생각과 다를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제가 '감독님 한 번 만 더요' 이럴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아쉬움을 갖고 가야 한다는 게 안타까워요. 표정이나 리액션도 일관되면 지루해지니까 다르게 표현하려고 연습 많이 해요. 모니터링도 빠짐없이 하고요. 제 스스로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거죠."

- 혹시 다른 캐릭터들에게 위기를 느끼진 않나요? 비담이나 미생공이나 김춘추가 가끔 더 웃긴 것 같은데요.
"그런 거는 절대 없어요. 코드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판단이 있어서 쓰신 거니까요. 대신 죽방과 고도는 원래 웃겼기 때문에 그 전보다 더 많은 재미를 원하실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비담, 미생공 같은 인물은 원래 진지한데 간혹가다 웃음을 주니까 더 큰 재미를 주는 것 같아요. 근데, 그렇다고 제가 그걸 의식해서 웃기려고 해버리면 스스로 오버해 연기를 하게 되겠죠."

"선덕여왕할래? 개콘할래?" 물으신다면...

- 엄태웅씨가 사진을 찍어 촬영장을 공개하기도 하던데요.실제 분위기는 어떤가요?
"태웅이형이 사진 많이 찍어 주죠. 우스개 소리도 많이 하고요. 저희는 서로 얘기를 많이 해요. 태웅이형, 요원이, 대풍이, 곡사흔, 이문식 선배님, 양길이, 비천, 알천랑, 옆에 있는 산탁(성필이형) 등 촬영장 가면 다 친하거든요. 비재할 때는 10화랑 중에 덕충, 박의 이런 친구들하고도 얘기를 많이 했고요. 저는 고도라는 캐릭터가 워낙 편하니까 얘기하면 다들 친해지기 쉬운 것 같아요. 시간이 없어서  다들 그 흔한 통닭에 맥주 한 잔 못 먹은 게 가장 안타까워요."

-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저죠.(웃음) 태웅이형도 재밌고요. 이문식 선배님은 말할 것도 없고요. 요원이도 재밌어요. 다 재밌어요."

- 개그맨으로서의 류담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다. 대학 전공도 연극이던데 왜 개그맨으로 진로를 정했나.
"대학로 극장에서 연기자가 되는 게 첫 꿈이긴 했어요. 그래서 연기학원도 다니고 대학도 연극학과에 갔고요. 그러다 우연히 개그클럽 동아리 시험을 봐서 합격했고, 회장까지 하고 나와서 개그맨 시험도 경험 삼아 보기도 했고요. 군대에 다녀와서는 영화배우가 되야겠다고 다짐했었죠.

근데 김미화 선배님 20주년 콘서트 파일럿방송 오디션에서 우연히 또 됐어요. 거기서 함께 합격했던 분들이 박휘순, 신봉선, 권성호, 주현이, 최국, 영빈이형 그런 멤버들이고요. 그러다가 KBS공채에 원서를 넣어서 지금까지 온 거예요. 내년이면 데뷔 8년째인데 총 한 달 반밖에 쉰 적이 없어요. 그러다 지금, 이렇게 뒤늦게 좋은 기회가 온 거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 같아요. 예전에 꿈꾸던 걸 못 하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저는 지금 그 꿈을 병행하고 있다는 게 행복해요."

- 의도하진 않았지만 개그맨보단 연기자로서 더 유명해진 것 같다.
"다 아시겠지만 제가 웃기는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남을 받쳐주는 캐릭터죠. 저는 제가 필요한 데 있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선덕여왕>에서는 새로운 면을 보셨다고들 하세요. 장난스러운 표정이나 말투나 행동 같은 게. <개그콘서트> 안에서는 한 번도 그런 걸 보여드린 적이 없거든요. 아무튼 앞으로도 개그콘서트는 병행을 할 거예요. 달인만큼 더 재밌는 코너도 보여드릴 거고요."

 '선덕여왕' 촬영을 시작하면서 류담이 제일 미안하게 생각하는 두 사람, 바로 '개그콘서트'의 달인 콤비 김병만 노우진이다.
'선덕여왕' 촬영을 시작하면서 류담이 제일 미안하게 생각하는 두 사람, 바로 '개그콘서트'의 달인 콤비 김병만 노우진이다. ⓒ BM엔터플랜 제공

- 김병만씨가 "<선덕여왕> 재밌더라, 달인 그만하자"라고 농담도 하던데.
"병만이 형 말은 말 그대로 농담이죠. 제 본업은 개그맨이고, 제 집은 여기(개그콘서트)니까요. 그리고 달인팀한테는 정말 미안해요. 촬영이 생기면 언제 끝날지 몰라서 아이디어 회의에 참가 못 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우진이랑 병만이형이 다 짜고 검사 맞는 경우도 생기고요. 워낙 또 친하고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이해해주긴 하지만 그 두 분에게 제일 미안하죠."

- 개그콘서트 10주년 공연 때 이문식씨가 "선덕여왕할래? 개콘할래?"라고 묻기도 했던데 개그와 연기, 둘 다 해보니 어떤가요.
"둘 다 열심히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기대치도 많고 부담도 많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문식 선배님이 개콘 공연 때 와서 하시는 말씀이, '10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자기가 한 말 한 마디에 크게 웃는 그런 거에서 큰 에너지를 느꼈고, 매력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반대로 이문식 선배님이 <선덕여왕> 촬영장에서 연기하는 그런 매력을 이제 막 느끼기 시작한 거고요. 양쪽 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같은 경우엔 연기는 안 해봤던 거라 재미있어요. 즐겁고 피곤한 줄 모르겠어요. 개콘은 하면 할수록 계속해서 노하우가 생기고, 재밌는 친구들이 모여있으니까 웃을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게 매력이죠. 그 둘을 저울질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선덕여왕> 시청률 안 나왔으면 제가 개콘에 올인하지 않았을까 라고요. 근데 그건 아니에요. 시청률은 두 번 째 문제죠.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 자기가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웃을 준비 되셨습니까? 저 류담입니다

 '선덕여왕'에서 고도 역을 맡아 열연중인 류담.
'선덕여왕'에서 고도 역을 맡아 열연중인 류담.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조금 이른 질문이지만 <선덕여왕> 후의 계획은?
"여러 가지 있죠. 악역이나 멜로도 해보고 싶고. 비주얼이 좀 그렇긴 하지만요. 이문식 선배님이랑 우리는 몽타주 때문에 안 된다고 우스갯소리로 그러거든요.(웃음) 아무튼 연기 변신하기에 좋은 캐릭터와 좋은 시나리오가 주어진다면 해보고는 싶어요.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요. 죽방과 고도처럼 죽이 잘 맞는 콤비를 만나면 좋겠죠."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사람들이 제가 TV에 나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고 싶어요. '쟤가 언제 웃기지?' 이렇게요. 제가 나오면 재밌을 거예요. 희극배우인 거죠. 이문식 선배님처럼 즐거움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죽방고도가 연골이라고 한 것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선덕여왕>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절반 왔거든요. 사실상 부담이 더 커지긴 하지만 시작을 잘 끊은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합니다. 앞으로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지켜봐주시고요. 제가 처음처럼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면 반성할 준비도 돼있습니다. 항상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있을 테니까 잘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선덕여왕> 많이 사랑해 주세요."


#류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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