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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13일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다음은 박 공동운영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어느덧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진상규명 특별법, 피해자 지원 특별법 등의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진상규명 특별법은 시행령에 가로막혀서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가 활동을 못하고 있고, 피해자 지원 특별법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도리어 피해자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봤을 땐 아무것도 변한 게 없죠.

하지만 유가족들이 달라지고 있고, 1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고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부분들이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특별조사위 활동을 두려워하는 이유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 이영광

- 현재 광화문에서 농성하고 계신데요.
"지난 3월 27일 정부가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을 엉터리로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이 (시행령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면서 3월 30일부터 416시간 긴급행동에 들어갔어요. 시민사회단체역시 단식농성과 동조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 지난해와 지금 광화문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한동안 광화문을 찾아오는 발길이 뜸해져서 한산했는데 (세월호 1주기) 일 주일을 앞두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요. 이곳에 분향소도 설치되어 있고, 전시, 공연도 하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 1년을 되돌아보면서 같이 슬퍼하기도 하고 함께 공감하기도 하는 자리로 광화문 광장이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 '국민진상조사단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요.
"우리가 밝혀야할 것들에 대한 정리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들을 사회적으로 공표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야죠. 특조위 활동 모니터와 함께 특조위가 조사해야 할 것들을 제시하며 견인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특조위가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잖아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 여론화 작업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요."

- 특별조사위 출범이 늦어지는 건 어떻게 보세요?
"정부가 특조위가 활동하는 것에 대하여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지난 1월, 지금 청와대 정무특보로 간 김재원 의원이 '세금 도둑' 발언을 하고 나서 지연되는 거죠. 논란을 만들어 내고 정원과 예산을 축소하는 시행령을 만들어 특조화를 무력화 시키려는 거죠. 때문에 특조위가 활동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특조위가 출범하면 일단 대통령이 그때(세월호 당일) 뭐했는지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드러날 수밖에 없어서 쟁점이 될 수밖에 없고, '국정원 세월호 실소유주 논란' 등이 정치적으로 쟁점화 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부분들이 내년 총선, 그 이후에 대선을 봤을 때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특조위가 활동하는 것을 바라는 것 같지 않아요."

- 그럼 김재원 정무특보 등의 발언이 계획된 거라고 보세요?
"'세금도둑'으로 시작해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국민들에게서 세월호를 지우는 것이 목표인 것 같아요. 세월호에 관심을 갖지 않게 하려고 종합적으로 작전이 수행된 겁니다. 엉터리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세월호 인양을 할 듯 말 듯 흘리고 돈으로 덮어 버리려고 하는 거죠."

-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이란 단서를 붙어서 인양을 언급했는데요(박 대통령은 4월 16일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편집자 말).
"인양 문제는 박 대통령이 거짓말 하는 거예요. 벌써 작년 여름에 기술적 검토를 다 끝냈어요. 정부가 수색을 빨리 끝내려고 했기 때문에 기술적 검토를 내부적으로 한 거예요. 유가족도 그걸 알고 있어요.

여론조사할 때마다 세월호 인양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아요. 결국 박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 문제로 1주기를 넘기려고 했던 건데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세월호 인양 계획을 구체화 하지 않는 이상 세월호 인양에 대한 여론을 잠재울 수 없어요. 유가족들이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 유가족에게 '돈 먹고 떨어져라' 모욕줬다"

오빠 영정 든 예원이, 엄마 삭발에 눈물 고 김동혁군의 동생 예원양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삭발을 하는 엄마 김성실씨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빠 영정 든 예원이, 엄마 삭발에 눈물고 김동혁군의 동생 예원양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삭발을 하는 엄마 김성실씨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 1일 정부가 배보상 문제를 꺼냈는데요.
"정부가 시행령 문제를 호도하기 위해 배보상 문제를 꺼냈는데 이것은 절차적인 문제가 있고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3월 31일 국무총리 산하에 배보상 심의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어요. 첫 회의 때는 의제를 안 다루거든요. 보통 상견례하고 그 이후로 어떻게 운영할지 등을 정합니다. 그런데 배보상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기준을 정하는 것인데, (이를) 첫 번째 회의를 하자마자 결정했어요.

배보상 규정을 정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냐면 사건의 성격 그리고 세월호 참사 관련 피해자도 굉장히 다양하거든요. 단원고 유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유가족, 생존자, 화물기사, 진도 어민들도 있는 거예요. 다 포괄적으로 하려면 굉장히 많은데 한방에 결정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리고 배보상 액수가 안산 단원고 학생 사망자 같은 경우는 4억2천만 원인데, 이는 (일단) 예비비로 지급하고 (추후 청해진 해운과 보험사 등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정부 돈은 하나도 안 들어갑니다. 마치 세금을 쓰는 것처럼 하면서 엄청나게 돈을 많이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닌 거죠. 또 보험금은 민간 보험회사에서 주는 거라 국가와 상관없는데 그것도 (배보상 액수에) 포함시켰단 거죠.

그리고 국민성금 같은 경우에도 갑자기 여기에 집어넣어 1/N로 나눠주겠다고 했어요. 국민성금은 기탁 받은 재단에서 결정할 일이지 여기서(정부에서) 결정할 게 아니거든요. 이런 것도 부풀리는 거예요. '이것 봐라 돈을 이렇게 많이 준다. 다 끝났다'라고, 더 문제 삼는 유가족들은 생떼를 쓰는 걸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었죠.

- 그래서 유가족들이 반발한 거군요.
"죽음 앞에서 돈으로 모욕하지 말라는 거예요. 4월이 돌아오면서 굉장히 불안해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돈 먹고 떨어져라'는 식으로 모욕을 준 거예요. 이건 정부가 할 짓이 아니죠. 또한 국가의 책임이 얼마가 있느냐를 결정한 다음에 배상을 결정해야 됩니다. 지금 할 필요가 없어요. 이는 여론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거죠. 유가족들이 반발하면서 배보상 절차를 중지하라고 한 것이 일리가 있는 겁니다.

배상이란 건 돈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에요. 진실을 규명하는 것부터 제대로 국가와 사회가 기억하도록 하는 것. 이런 것들이 다 배상에 들어가는 것인데 우리는 배상 하면 돈에만 집중되어 있어요. 정부가 그렇게 몰아가요. 이거 자체가 문제인 거죠. 우리가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하겠다라는 내용이 배상에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가 많죠."

- 유가족에게 소송포기 각서를 받는 것도 논란이 있었는데요.
"말이 안 되는 거죠. '이걸 받았으니 나중에 국가 배상 책임이 결정 났을 때 더 달라고 하지 말라'는 것이거든요. 이건 아주 비열한 짓이에요."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 당일에 남미 순방을 떠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있는데요.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거죠. 다른 나라에서 이런 참사가 나면 지도자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세요. 스페인에서 독일로 가는 비행기가 프랑스에 떨어졌잖아요. 그러자 프랑스 대통령이 나와서 바로 기자회견하고 동시에 독일 총리도 기자회견 하잖아요. 이처럼 움직여줘야 국가거든요.

그런데 박 대통령은 7시간 동안 행적이 묘연했어요. 엄청난 참사가 일어났는데 제대로 지휘하지 못해서 304명이나 죽게 만들었던 사람이 1주기 때 해외로 도망가는 거예요. 박 대통령은 아주 몹쓸 버릇이 있는데, 곤란한 거 있으면 외국으로 도망가거든요. 비겁한 짓이죠. 그렇게 자신 없으면 물러나야죠."

- 1주기 행사의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이란 행사를 준비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행사인가요?
"기네스 북 행사인데, 워낙 국내 언론은 정부가 장악해서 앵무새처럼 떠드니까... 지난번 (유가족) 삭발식 때도 언론에 '눈물의 삭발식'이란 기사가 나오는데 유가족들이 삭발한 이유가 안 나왔어요. 여전히 '기레기'인 거죠. 그러다보니 해외 언론에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기네스북에 도전하게 된 거죠. 4160명이 촛불을 들고 세월호 형상을 만드는 행사를 추진해요. 17일 오후 6시부터 행사가 진행됩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ir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래군#세월호#세월호 참사 국민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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