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
육아 동지(육동) 여러분, 오늘 점심은 뭐였나요? 혹 드시지 않고 거르신 건 아닌가요? 아기의 한 끼 식사를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도 아기가 먹지 않아서 고민하느라, 아기의 식사를 준비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혹 끼니를 거르지 않았나요? 궁금합니다.
어느 날, 아기 엄마가 컵라면 하나로 하루를 나고, 혹시 제가 알게 되면 마음이 아플까 분리수거를 해 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일은 아내의 간식을 다양하게 꼭 준비해두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일수록 아빠들의 관심이 너무나 필요할 때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요즈음임을 고백합니다.
주위 분들에게 머뭇거리지 말고 드시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말씀하세요. 드시고 싶은 것을 드시고 행복한 순간, 아기도 행복감과 안정을 느낀답니다.
먹을거리, 당신의 식사를 챙기세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하다'라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당신도 당신의 엄마에게는 아직 행복해야 하는 아기'라는 점, 함께 기억했으면 해요.
저는 '코로나 시대 양육 고군분투기'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끼셨겠지만 저도 여러분과 같은 시기에 '천사 같은 아기'를 만나서 기르고 있습니다.
육아는 '뉴스'입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약이 많이 따르는 이 시대의 육아'는 '그런 이유에서 더더욱 뉴스'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낳고 길러보니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런 마음으로 연재를 계속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연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아기 엄마들'을 더 자주, 많이, 다양한 방법으로 만났습니다. 글을 읽으시고 매체에 달린 댓글들을 달아주신 어머니들께 일일이 다 답해 드리지 못했던 점, 이 글을 빌려 사과드립니다.
뒤집지 못하던 아기가 뒤집어서 '뒤집기 지옥'에 돌입하고, 어제까지 '배밀이'를 시도하던 '아기가 갑자기 기고, 기던 아기가 갑자기 서려고 시도' 합니다. 그 '진짜 뉴스들의 발견'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나보면 그때 더 즐거워했어야 했다는 '지인들의 푸념'을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닙니다. 미소가 나온다면 크게 한번 웃어 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얼마 전, 아기와 외출을 했을 때, 아기 엄마가 제가 매일 하는 '안심콜'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외식과 외출하는 횟수가 작았던 것이지요. 나갈 때마다 '대 환장 파티'가 열립니다. 마스크를 거부하는 아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마스크가 오죽 싫었는지 수십 번을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슬펐습니다. 아기 마스크들 씌우시기 힘드시죠. 그 마음 제가 이해합니다. 위로를 드리는 바입니다.
하지만 벗고 싶은 아기들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혼자 쓰지 못하는 마스크를 아기는 벗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이제는 다시 씌울 것을 아는지 바닥에 던져 버리더라고요.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놀라신 것을 아기에게 들키면 안 된답니다.
아기도 부모의 당황스러운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는다고 해요.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계속해야 한답니다. 아기의 앞에서 절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전문의가 그러더군요. 당황하지 말자고요. 우리...
이 글을 쓰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빠로서 가당치 않게 엄마들께 위로'를 하는 것이 될까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엄마들의 공감 어린 피드백'들에서 힘을 낼 수 있었기에,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뭐가 제일 힘드실까요? 이 시대의 육아에서. 뭐가 제일 고민일까요? 코로나의 육아에서. 제가 생각하는 여러분의 고민은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때때로 아내도 아기가 갑자기 잠이 들거나 혼자 놀 때, '엄마의 사색이 허락되고 깊어지는 즈음'에 문득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나가서 자유롭게 다른 엄마들과 아기들을 만날 수도 없고 가족 친지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아기를 직접 보여 줄 수도 없고 아기들과 밖에 나가서 갈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니 더 그렇겠지요.
이 글을 보는 엄마들도 외로우신가요? 외로우시다고 인정하시고 그때라도 당신의 가족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말씀을 하세요. '당연히 육아하고 있는 엄마라는 호칭과 인식'이 자연스러운 엄마가 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랍니다. 인정하시고 표출하셔야 한답니다.
내가 좋은 엄마인지, 잘하고 있는지를 고민하지 마세요. 아기에게 화가 난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시지도 마세요. 당연한 일입니다. 부모는 처음이거든요. 처음 드는 감정이 익숙할 리가 없습니다. 받아들이고 심호흡을 하고 스트레칭을 해봅시다. 조금 나아지더라고요. 기분이 가라앉을 땐 그렇게 우리 아기에게 수도 없이 창문을 열어 해주는 '아기방의 공기를 환기' 시켜 주는 것처럼 '마음의 환기'를 해 보았으면 해요.
아기들은 순간을 이겨내는 초능력을 태어나기 전 주머니에 숨겨옵니다. 그리고 위기 때마다 주머니의 초능력을 꺼내 사용한답니다. 걱정 마세요. 엄마들이 굳건히 아기들을 사랑으로 지켜내기만 한다면 아기들은 이 시기를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힘냅시다. 이 시대의 엄마들께 이 편지를 바칩니다. 하필 삼신할미가 이 시국에 통화가 되어서 아기가 나왔지만, 아기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기억하고 추억하게 하려 아기를 보냈다 여깁시다. 마주치면 서로 웃읍시다. 산책하다 마주치면 웃어 줍시다. 저도 약속합니다. 마스크를 써서 보이지 않아도 웃음으로 미소로 엄마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 기자말
항상 기사의 상단에 적는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이 마음으로 저는 여러분의 고됨과 힘듦을 알리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말과 글의 말미에 적어 보내는 응원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렇게 이 시대의 엄마들을 위로할 겁니다.
함께 걸으며 조금이나마 엄마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꼭 행복해지세요. 많이 많이 행복하세요. 아기와 더 사랑하는 예쁜 내일을 위해서요.
'당신도 당신의 엄마에게는 아직 행복해야 하는 아기입니다.'
전지민 작가의 <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이라는 책의 문구로 이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함께 자라는 비로소 '진짜 육아'를 바라며 응원합니다.
"육아는 극적이다. 아침의 온화한 분위기가 종일 이어지기 힘들고 절정으로 치달은 상황이 갑자기 사랑과 감동의 순간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삶이 서정적인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 사실 나의 육아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막장 드라마인 것이다."
"몸만 자란 나를 뼛속까지 성장하게 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은."
"육아는 기를 육(育), 아이 아(兒) 한자를 사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를 육(育), 나 아(我)로 적어야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처 다 자라지 못한 내 안의 나를 기르는 일이 결국에는 진짜 육아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추후 기자의 브런치과 블로그에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