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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현습지 생명평화시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팔현습지 생명평화시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숲속 미사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숲속 미사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리한 장마가 물러가고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27일 금호강 팔현습지에 사람들이 모여 숲속 미사를 봉헌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가졌다. 장마 쓰레기가 팔현습지 구석구석에 쌓였는데 그 장마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이날의 서브 미션이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팔현습지 현장에서 팔현습지와 뭇 생명들을 위한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이날 참여한 천주교 수도자와 신자들 그리고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함께 팔현습지 정화 활동인 장마 쓰레기 대청소를 실시한 것이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숲속 미사,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먼저 이날 참석자들은 팔현습지 한가운데 있는, 금호강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오래된 하천 숲의 안쪽 공간에 모여서 미사를 올렸다. 한여름답게 맹렬하게 우는 매미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는 봉헌됐다.
 
 팔현습지와 뭇 생명들의 평화를 비는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팔현습지와 뭇 생명들의 평화를 비는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천주교 대구대구교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임성호 신부의 주례로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천주교 대구대구교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임성호 신부의 주례로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독서를 통해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를 올리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영성체를 하면서 간절하게 하느님께 예배를 올렸다.

장마와 폭우로 하천숲을 점령했던 풀들은 모두 쓸려가거나 넘어져 숲속 공간은 아늑했고, 맹렬한 매미소리만 가득할 뿐 천주교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임성호 신부의 주례로 시종 경건하고 절제된 숲속 제의가 펼쳐졌다.

그것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경건한 종교적 제의를 담은 한폭의 수채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진 팔현습지는 무척 아름다웠다. 40여 명의 수도자와 신자들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서 절제된 행동을 통해 한폭의 그림을 완성시킨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있는 미사 참가자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있는 미사 참가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녀님들도 미사에 참여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수녀님들도 미사에 참여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아름다운 침묵을 깬 것은 임성호 신부였다. 그는 강론에 나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며칠 전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회의를 다녀왔는데, 이야기 나누기하면서 보니까 서울부터 저 제주도까지 춘천에서 저 인천까지 전부 걱정이 아닌 곳이 없어요. 전부 다 뭡니까? 뭐 좋은 이름으로, 뭐 나라 좋게 하겠다고 하면서 삽질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팔현습지도 좀 냅두면 좋겠는데 이곳에도 보도교를 만든다고 1.5㎞ 보도교를 만들어 저 은밀한 곳으로 자전거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부엉이 부부도 있고 또 다른 야생의 부부들도 얼마나 많이 산다구요. 이곳은 그들의 집인데 자꾸 이렇게 인간의 간섭이 많아서 참으로 걱정입니다.

8월 주보에 제가 통합생태론에 대해서 글을 썼습니다. 이번 달에 계속 그거 공부하고 있는데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 있어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그 내용 속에는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고백하잖아요. 앞에 세 글자가 더 붙죠. 창조주 하느님 아버지. 여기 있는 모든 것의 창조주 하느님이신데 그걸 깜빡 잊고 사는 거지. 특히 누가? 우리 사람들이 말입니다."


창조주의 아름다운 창조 질서를 알리고 지키는 것이 천주교 수도자들과 신자들의 사명일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또한 창조주의 아름다운 피조물들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씀이었다.

대청소의 기적... 팔현습지의 부활

하느님을 자신의 몸속에 받아들이는 영성체 의식을 끝으로 미사를 마치고 이날 참가자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긴 장마에 떠내려온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팔을 걷어붙이고 장마 쓰레기 대청소에 나선 미사 참가자들.
팔을 걷어붙이고 장마 쓰레기 대청소에 나선 미사 참가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녀님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대청소에 열심이었다.
수녀님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대청소에 열심이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성구청에서 미리 마련해준 공용마대 자루를 하나씩 들고 곳곳에 쌓인 장마 쓰레기를 치웠다. 장마 후 폭염이라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팔현습지 정화작업에 열심이었다. 미치 팔현습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인 것처럼 열과 성의를 다해서 쓰레기를 마대자루에 담았다.

너저분히 널려 있는 장마 쓰레기가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자 팔현습지가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팔현습지가 이전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팔현습지의 부활이다. 인간의 손길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인간이 문제의 근원이기도 하고, 많은 문제 해결의 근원 또한 인간이란 사실을 이런 시간을 통해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인간의 선한 의지와 선한 손길이 미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생명이 부활하는 새 역사가 생겨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수개월 동안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온 이유인 것이고 그 의미인 것이다.
 
 대청소 후 말끔해진 팔현습지 .... 팔현습지 부활의 순간이다.
대청소 후 말끔해진 팔현습지 .... 팔현습지 부활의 순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미사가 끝이 나고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외쳤다. 금호강 삽질을 멈춰라!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라!
미사가 끝이 나고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외쳤다. 금호강 삽질을 멈춰라!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나 이곳 팔현습지에도 '삽질'이 예고돼 있다. 그 '삽질'은 환경부가 행하는 것으로 환경부 스스로가 법으로 보호해야 하는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파괴하면서 벌이는 삽질이다.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공사를 벌이는 이 모순적 구조에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가 놓여 있는 것이다.

그 모순적 구조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바로 환경부가 가지고 있다. 환경부가 환경부다운 결정을 내리면 된다. 환경부가 삽질이 아닌 멸종위기종의 서식처 보전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이 모순적 구조는 해결되게 된다.

환경부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이처럼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는 환경부의 바른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서 매달 넷째주 토요일마다 팔현습지 현장에서 봉헌되고 있다.
 
▲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매미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아름다운 숲속 미사가 봉헌됐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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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금호강팔현습지#생명평화미사#대청소#부활#임성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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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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