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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키부츠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을 <샬롬! 이스라엘>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의 제 2의 도시이며, 이스라엘 경제의 중심지이다. 예루살렘 같은 곳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면, 텔아비브에는 돈을 벌러온 외국인주재 사업가나 직장인들이 많다. 물론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텔아비브에는 중동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있다. 바로 샬롬 타워이다. 이 샬롬 타워에는 밀납인형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독립 선언서를 낭독하는 벤구리온을 비롯하여 클린턴 미대통령과 동석한 라빈 수상,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의장 등 역사적인 인물들이 밀납인형으로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다.

텔아비브에는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 텔아비브 대학내에 있는 디아스포라 박물관에는 유대인의 슬픈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에레츠 이스라엘 박물관은 기원전 12세기에 다비드 왕과 솔로만 왕 시대의 유적 위에 세워졌다. 텔아비브 미술관에는 세계 각국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모아져 있는데, 르느와르, 피사로, 드가, 모네 등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피카소, 마티스 등의 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하가나 군사 박물관도 꼭 빼먹지 말고 보아야 한다. 하가나는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조직된 군대로, 현재 이스라엘 국방부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하가나는 엘리야후 골롬브가 1920년에 조직한 군대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쟁취를 위하여 싸웠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하가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1948년부터 1967년 사이의 예루살렘 동서 분단, 1973년에 있었던 속죄의 날 전쟁에 관련된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뭐, 이런 몇 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텔아비브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텔아비브에 도착하면, 디젠고프라는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몇 개의 유스호스텔이 있는데, 내가 묵어본 결과, 디젠고프 유스호스텔의 시설이 가장 나은 듯하다. 호스텔에는 Beer Bar가 있으며 포켓볼을 칠 수가 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 시설도 좋은 편이다. 한가지 가장 불편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해변에서 조금 멀리 위치한다는 것이다. 10분~15분을 걸어야 텔아비브의 해변이 나온다.

지중해..
텔아비브의 지중해에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온다.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는 지중해의 음식을 맛있게 요리해서 파는 레스토랑이 가득하다. 사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은 텔아비브에서 조금 올라간 나타냐라는 도시의 해변이다. 바람 부는 모래사장에서 즐기는 맛있는 카푸치노는 정말 끝내준다. 그 뿐인가? 해변에서 승마를 즐길 수도 있고, 짚차를 타고 파도를 가르며 달릴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서핑보드를 가지고 나와서 해가 뜨나 비가 오나 지중해를 서핑한다. 보트를 타고 파도를 즐기기도 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자유로워 보였다. 내게 그런 자유는 잡히지 않는 파도와 같다.

어느 순간 다가와 모래를 적시고선 사라지는 파도, 아마 이스라엘을 여행하는 동안 난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웠지만, 그만큼 궁핍했고 가난했으며,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잃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유롭다는 것은 그만큼의 결핍을 필요로 하나보다. 뭔가가 부족하면 사람들은 그 부족함을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갈망하지만, 일단 그 결핍을 채우고 나면, 그것은 또 다른 결핍을 낳게 되는 것이다. 한국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친구들로부터 나는 자유로왔지만. 내가 얻은 자유는 실체가 아니라 허상이었을 뿐이다. 돈만 있다면, 당장에 서핑보드를 타고 바다에 뛰어들어갔겠지만, 그런 자유를 허락할 돈이 내게는 없었으니까.. 지금은 이미 매력을 잃었지만, 그 당시 그들의 자유는 내가 갈망해야할 또 다른 욕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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