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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 기쁜〈속보〉를 알려드립니다. 다름 아니라 교통사고 구속된 저희 마을 '지연'이 아빠가 어제(16일)저녁에 풀려났답니다.
오늘(17일) 아침 8시께 지연이 할머니가 알려온 소식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구속된 지연이 아빠가 어제 열린 첫 재판에서 집행유예 2년을 받고 석방됐다고 합니다.
지연의 할머니 정일순(57)씨는 "아이고, 신경을 써줘서 너무 고마워요. 모두 주민들 덕분이예요. 고마워서 어쩔까요"라며 기뻐하며 몸둘 바를 몰라 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지연이가 아빠도 없이 입학식에 갈 뻔했는데, 너무 다행스럽게도 자유의 몸이 되어 사랑하는 딸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지연이는 "아빠가 빨리 나와 여기서 같이 살고 그리고, 할머니·할아버지가 빨리 낫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아빠랑 나랑 택시 타고 아빠 목마 타고 공원에 놀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지연이는 나중에 선생님이 되고 싶답니다. 어서 커서 예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지연이는 학교에 가기 위해 구구단도 배우고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솔이 오빠, 세연이 오빠 등 동네 오빠들과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지연이는 "학교에 가면 으응... 놀고 그리고, 공부하고 그럴 거야" 라며 앞니 빠진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습니다.
저 절망의 어머니를 건져 주실 이 없습니까?라는 글을 쓴 뒤 느낀 것은 여전히 법의 문턱이 높다는 사실이며 암담한 사연도 이벤트처럼 각색되지 않으면 도움의 손길을 받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식을 듣고 변호사인 동생에게 무료 변론을 부탁했다고 함께 걱정해주던 싸이언소프트 이찬일 사장의 배려는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마음을 기울여주신 주변 분들과 마을 주민들께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변호사 선임은커녕 면회 갈 형편도 못되는 우리 마을 김씨 아저씨네 큰아들이 풀려난 것은, 딱한 형편을 살펴준 검찰과 법원의 선처 때문이었습니다.
뒤늦게 알고 보니 경남 하동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지연이 아빠는, 홀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대학을 스스로 포기하고 직장을 선택한 아들이라고 합니다. 흔치 않은 효자인데 그만 결혼에 실패하고 교통사고의 불운마저 맛보고 말았습니다.
홀로 지연이를 키우고, 부모를 돌봐야 할 지연이 아빠의 앞날에 오늘처럼 기쁜 소식과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누피 인형을 좋아하는 지연이가 비록 엄마가 없지만 해맑은 소녀로 자라기를 동네 아저씨로 지켜보며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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