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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차기전투기사업 지원단 부단장인 조주형(49) 대령에 의해 'F-X사업 외압 의혹'의 구체적인 실체로 지목된 조영길 전 합참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의장쯤 되는 사람이 대령들을 놓고 그런 경솔한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15일 성명을 통해 F-X 기종 선정 강행 방침을 연기할 것과, 외압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권 발동을 촉구해 '외압 의혹'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길 전 합참의장 ⓒ자료사진
지난 12일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변호인단 접견 녹취록에 따르면 "조영길 합참의장은 2000년 7월 28일 시험평가계획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기종? 이미 결정된 것 아냐, 시험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면서 이미 차세대 전투기는 F-15K로 결정돼 있는 것처럼 말한 적이 있다"고 조 대령이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조 전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보고했다는 책임자와 연락을 했는데 그런 얘기를 한 사실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할 입장도 아니었다고 말했다"면서 "일개 대령이 의장에게 직접 그런 보고를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배석한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지 않았겠냐"고 반박했다.

조 의장은 이어 "(조 대령이 했다는) 보고는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기 전에 의전 절차상 합참의장에게 알리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게다가 2000년 7월이면 기종을 결정하고 시험평가를 하고 그런 단계가 아니었으며 합참 조직은 기종 결정이나 시험평가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또 무기 도입 과정에서 이는 잡음에 대해 "중요한 무기체계 선정 과정에서는 항상 그런 갈등이 있었다"면서 "아무래도 여러 나라 여러 회사들의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장기간 선정하다보면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잉사의 F-15 전투기


조 의장은 특히 조 대령이 조기경보기 사업 때도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30년 이상 군 생활을 하며 중요 정보를 다뤄온 장교가 군 내부 문제를 외부에 노출한다는 것은 장교로서의 품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되면 국가사업이나 군 사업은 제대로 될 수 없다"며 조 대령의 자질 문제를 거론했다.

조 의장은 이어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하는 무기도입 사업에서의 투명성 요구와 관련, "국민들도 너무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국방부를 보지 말고 국방부를 믿고 따른 후 결과를 보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면서 "군 전문가들의 전문성과 정직성을 믿고 상호 보완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국정조사권 발동" 촉구

한편 참여연대는 15일 F-X 기종 선정 강행 방침을 연기하고 외압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권 발동을 촉구해 조 대령의 외압 폭로로 불거진 'FX 의혹'은 확대될 전망이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밀실로비와 외압에 의한 기종선정의 실체는 그 후 율곡비리라는 이름으로 그 실체가 드러났고 결국 수많은 정치인과 군 인사를 법정에 세웠다"면서 "지난 88년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이어 F-X 사업 역시 외압과 비리로 얼룩진 예산낭비로 귀결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국회는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의무가 있으며 최근 제기된 외압의혹, 평가기준 조작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회의 국정조사권 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군 당국은 외압의혹을 제기한 조 대령에 대해 그의 개인비리나 금품수수 의혹은 수사하면서도 정작 그가 폭로한 국방부와 미국의 조직적인 특정기종 비호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노동당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도 15일 오전 11시 국방부 앞에서 'FX사업 미국외압 진상규명, FX사업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어 국방부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4조2천억 원이라는 액수를 들여 차세대 전투무기를 구입하려는 국방부를 규탄한다"면서 "FX 전면 백지화와 F-15K 도입과 관련, 미국의 부당한 압력 행사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 부시 미대통령이 방한 한 19일 정오 을지로 보잉사 사무실 부근에서 F-15 모형 비행기를 부수는 사회당원들. ⓒ 마이너


다음은 조영길 전 합참의장과의 인터뷰 전문


- 조 대령이 외압의 주체중의 하나로 조 전 의장을 지목했다.
"13일 아침 신문보고 알았는데 오해가 있었나 보다. 정말 황당한 일이다.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먼저 일개 대령 정도가 내 방에 와서 직접보고는 하지 못했을 것이고 배석 정도는 했을 것이다. 그리고 2000년 7월이면 기종을 결정하고 시험평가를 하고 그런 단계가 아니었다. 그리고 합참 조직은 기종 결정이나 시험평가에 직접 관련이 없다. 그것은 국방부의 고유 권한이다. 당시 보고했다는 책임자와 아침에 연락을 했는데 그런 얘기를 한 사실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할 입장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적어도 의장쯤 되는 사람이 대령들을 놓고 그런 경솔한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혹시 조 대령을 기억하나.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 왜 조 대령이 외압의 주체로 조 의장을 지목했다고 보나.
"다른 얘기를 잘못 들어 오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오래 돼서 그 당시 기억이 없다. 또 그런 보고를 받았다는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나는 그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이며 장관에게 보고하기 전에 의전상의 절차로 참고로 보고하는 것에 불과하다. 합참은 사업에 대해 전혀 언급할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 대령이 오래 전부터 전투기 사업에 관여해 왔다고 하니 자기 나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절차나 합참의 기능으로 볼 때 그 당시에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개 대령이 의장에게 직접 그런 보고를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배석한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을 것이다."

- 국방부 고위층의 외압 논란이 왜 자꾸 제기된다고 보나.
"중요한 무기체계 선정 과정에서는 항상 그런 갈등이 있었다. 과거에도 그런 일이 많았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여러 나라 여러 회사들의 무기를 가지고 장기간의 선정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간적인 이해관계가 걸릴 수도 있을 것이고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시간이 장시간 걸리는 사업에서의 견해 차이는 항상 있었다. 국방부 입장에서도 군이 타당한 가격 내에서 가장 좋은 무기체계를 선정한다면 당연히 따라가야지 막을 이유는 없다."

- 하지만 이번 문제뿐 아니라 과거에도 무기 도입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일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의견 차이가 표출되다보면 그것이 확대될 개연성도 있는 것이다. 사업을 장기간 이어가는 가운데 견해 차이는 당연한 것이고 심하게 대립양상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 개인적으로 이번 차세대 전투기 예비후보 가운데 선호하는 기종이 있나.
"개인적 견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점잖은 행위도 아니다."

- 조 대령은 기종 선정과 관련 가중치 문제에 있어서 국방부가 F-15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
"그런 것 잘 모른다. 국방부의 실무진에서 기술적으로 하는 문제다. 합참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 조 대령은 조기 경보기 도입 사업도 외압 때문에 기종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령 정도의 직위면 근 30년 가까이 군대 생활을 한 사람이고 게다가 시험 평가에 참여했을 정도면 군에서도 고도의 보안 유지와 도덕적인 규범을 대단히 강조했을 텐데 내부 문제를 얘기를 하고 다닌다면 개인의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세세한 군 내부의 문제들은 제한된 인원만이 정보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외부에 노출했다는 것은 장교로서의 품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사업이나 군 사업 제대로 될 수 없다."

- 이번 F-X사업 의혹이 과거 율곡비리와 많이 닮았다는 지적이 있다.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평가를 내야 한다. 상황이 다른데 하나의 규범으로 묶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율곡비리는 제도적, 환경적 문제 등 여러 가지 가지가 복합적으로 적용된 사례다. 그러나 율곡비리라는 것은 여론에 이끌려 실체보다 확대된 측면이 있다. 율곡이란 것은 70년대 초에 어려운 안보여건 속에서 군 전력 증대를 위해 기획한 것이다. 20-30년 앞을 내다보고 만든 기획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에게 알려진 율곡비리는 포괄적 의미의 율곡 사업 가운데 일부분이었다."

-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기 구매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투명하게 해야 하지만 그 밸런스를 잡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컴퓨터로 채점하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국민들이 너무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국방부를 보지 말고 국방부를 믿고 따른 후 결과를 보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처음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가지고 보면 안 된다. 이것은 일종의 전문분야다. 군 전문가들의 전문성과 정직성을 믿고 감시할 것은 감시해야 한다. 상황 보완적으로 일을 해나가야 한다. 맹목적 비판이나 매도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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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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