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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 38분경 국방부 정문으로 대학생들 수십명이 진입해 들어오자 헌병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재갈물린 '전투기도입반대'항의/지혜 기자 |
<1신 오후 1시30분> 한총련, 국방부 청사 진입 시위 시도
26일 오전 11시 37분경 한총련 소속 학생 23명이 'F-X사업 중단' 등을 주장하는 유인물을 뿌리며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청사 내로 진입을 시도하다 정문에서 전원 연행됐다.
26일 오전 11시 37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 정문 앞.
국방부 정문 위병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20여 명의 학생들이 청사를 향해 뛰어 들었다.
"차기 전투기 도입을 중단하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라"
| ▲.(왼쪽 사진) 국방부 청사 진입 도중 잡힌 대학생에게 헌병이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 국방부 청사 부근까지 접근했던 학생이 군인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 군인에게 번쩍 들려 끌려나오는 여학생.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몇몇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면서 유인물을 뿌렸고, 일부 학생들은 청사 진입을 시도하며 내달렸다. 학생들의 기습 진입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위병들과 헌병들은 순간 당황했다.
"야, 뭐해 잡아!"
경비병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렸다.
당시 국방부 정문 근처에서 청소를 하던 병력들도 청사를 향해 뛰어가는 학생들을 뒤쫓았다. 결국 학생들은 정문에서 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모두 국방부 진입이 저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정문을 지키던 위병들의 진압봉에 맞아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진입시도에서 진압까지는 불과 2분.
잡혀온 학생들은 국방부 정문 오른편에서 군경들에 의해 둘러싸인채 '차기 전투기 도입 중단'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LPP 전면 재협상' 등의 구호를 외쳤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일부 군인들은 학생들을 향해 "장난하러 왔어? 조용히 안 해" "머리숙여!" 등의 욕설을 내뱉으며 이들을 저지했다.
이어 43분경 국방부 밖에 위치해 있던 전경들이 정문 안으로 들어와 학생들을 정문 앞에 대기해 있던 호송버스로 전원 연행시켰다. 이날 국방부 정문 앞에서 집회를 하러 왔다가 이 상황을 목격한 문규현 신부는 군경의 과잉진압을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날 뿌린 유인물을 통해 "오늘 우리는 국방부의 반국가적, 반민족적 행각에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분노를 안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부시 정권에 영합하여 국가이익과 민족의 이해를 저버리는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들이 취재나온 사진기자들을 폭행해 취재진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서 로이터통신과 <한겨레21>, <월간 말>, <국민일보> 기자의 카메라가 경찰들의 과잉진압으로 일부 파손됐고, 이 과정에서 국민일보 사진기자는 왼손 가운데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2신 오후 4시> 폭행 당한 취재진 용산병원 응급실 치료중
국방부 앞에서 한총련 학생들의 국방부 진입 시위를 취재하다가 전경들로부터 폭행 당한 취재진은 현재 용산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기자들은 "경찰이 주먹과 군화발, 곤봉, 방패 등으로 구타했으며 이 과정에서 카메라도 파손시켰다"면서 "더 이상 경찰이 자행한 상식 이하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최근 취재 현장에서 경찰의 상습적인 폭행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사진기자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방침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월 20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반대하는 시위를 취재하던 보도진을 폭행하고 카메라를 훼손시키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저질러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이 사건은 폭행을 했던 기동대 대장이 경고 조치되고 서울경찰청장이 유감을 표하는 수준에서 일단락 됐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취재진 폭행사건이 불거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연행 과정에서 생긴 우발적 사건으로 보인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 ▲시위자 연행장면을 취재하던 사진기자들을 경찰이 주먹, 군화발, 곤봉, 방패 등으로 구타했으며, 부상당한 기자들은 용산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일부도 파손되었다. 구타에 항의하는 기자 뒤쪽에서 경찰이 방패를 휘두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폭행 당한 기자들이 밝힌 피해 상황은 다음과 같다.
국민일보 이동희 기자 "전경들이 학생들을 연행해 수송차량에 싣고 있는 장면을 사진 촬영 중이었다. 전경들은 이를 제지하면서 방패 등으로 나를 밀어냈고 이에 대해 항의하자 전경들이 내 주위를 둘러쌌다. 동시에 주먹과 발길질이 시작됐다. 정신없이 맞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는 곤봉으로 옆구리를 찍어누르기도 했다."
월간 말 박진희 기자 "국민일보 이 기자가 맞는 것 같아 이를 사진으로 찍으면서 말렸다. 그러자 전경들은 방패를 이용해 나를 밀어 넘어뜨렸고 배 쪽을 가격하기도 했다. 카메라 일부가 파손됐다."
한겨레 21 이용호 기자 "연행과정을 찍고 있는데 뒤에 있던 전경이 내 팔을 꺾었고 목에 걸고 있던 기자증을 잡아당겼다. 동시에 발길질이 시작됐다. 이를 항의했더니 '채증 찍어!'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질이 이어졌다. 카메라 일부가 파손돼 고장이 났다."
로이터 이재원 기자 "국민일보 이 기자가 맞는 것을 보고 말리다가 발길질 세례를 받았다. 심지어 멱살을 잡히고 목을 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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