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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새지도부 구성후 처음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오 최고위원이 불참한 채  강재섭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12일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새지도부 구성후 처음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오 최고위원이 불참한 채 강재섭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7·11 전당대회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2일 새 지도부 구성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상견례를 겸한 새 지도부의 첫 회동에는 이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3명의 최고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이 첫 회의부터 불참함에 따라 지도부간 노선 갈등을 비롯해 내홍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보수일색의) 이런 지도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일단 며칠 조용히 지내며 생각을 정리한 뒤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과 관련 "저쪽(박근혜쪽)이 다 공작한 것"이라며 "대리전 냄새를 풍겨서 '박심(박근혜 마음)'을 자극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노골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가 그러면 안 된다"며 "내가 전당대회장에서 연설할 때 박 대표가 자리를 뜬 것은 사실상 연설방해 행위로 밖에 안 보인다, 내가 원내대표 할 때 그렇게 잘 모셨는데 한 마디로 배신행위 아니냐"고 발끈했다.

전날(11일) 전당대회에 참석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이재오 최고위원의 연설 도중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전당대회 연설무대 정면에 있는 귀빈석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8명의 후보 중 7번째로 나온 이재오 최고위원이 연설을 시작하자 갑자기 연설무대 옆에 마련된 장애인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당 대표 사퇴 이후 처음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터라 박 전 대표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대의원들과 취재진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고, 사진기자들이 박 전 대표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대의원들에게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연설이 박 전 대표의 이동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내외빈석에 앉아 있던 박근혜 전대표가 이재오 후보의 연설도중 투표소 바로 앞으로 자리를 옮기자 박 전대표를 보기 위한 인파로 소란이 일었다.
내외빈석에 앉아 있던 박근혜 전대표가 이재오 후보의 연설도중 투표소 바로 앞으로 자리를 옮기자 박 전대표를 보기 위한 인파로 소란이 일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 최고위원 측 지지자들은 즉각 "연설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지만 박 전 대표 옆에 있던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투표를 가장 먼저 하기로 돼 있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몰려 예정대로 할 수 없을까봐 미리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박 전 대표가 이 최고위원의 연설을 듣기 싫어 자리를 옮긴 꼴이 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은 강재섭 대표에게 패한 뒤 "한나라당 내 색깔론이나 대리전, 부패 정치를 온몸으로 나서 청산하겠다"며 "한나라당이 새로 태어나지 못하고, 내부의 분열을 조작하고, 특정 후보의 대리가 되서 이 당을 쪼개려고 한다면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말해, 경선 과정에서 쌓인 불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한편 12일 첫 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언론이 후유증이 있을 것처럼 쓰고 있는데 절대 걱정할 필요 없다"며 "시골 이장 선거를 해도 끝나고 나면 후유증이 있는데 제 1야당 전당대회를 하고 나서 어떻게 갈등이 조금도 없겠나, 봉합해서 잘 하겠다"고 말했다.

강창희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날 소나기가 내렸다"며 "비가 내리면 패이기도 하고, 물이 고이기도 하기 마련"이라고 말해, 이재오 최고위원의 불참을 '소나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1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강재섭 의원을 새대표로 선출했다. 결과가 발표된뒤 강재섭 새대표가 굳은 표정의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강재섭 의원을 새대표로 선출했다. 결과가 발표된뒤 강재섭 새대표가 굳은 표정의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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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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