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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장항갯벌 매바위 부근에서 도보행진 출정식을 하고 있는 양수철씨(왼쪽에서 두번째). 양씨는 오는 9일 청와대를 방문해 갯벌매립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2일 오전 장항갯벌 매바위 부근에서 도보행진 출정식을 하고 있는 양수철씨(왼쪽에서 두번째). 양씨는 오는 9일 청와대를 방문해 갯벌매립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 공금란
금강 하구내 유일한 갯벌인 장항갯벌 매립에 반대하는 500km 도보행진이 시작돼 주목된다.

<뉴스서천> 양수철(46) 대표는 2일 오전 8시 장항국가산업단지 착공예정지인 매바위 부근(서천군 마서면 죽산리)에서 출정식을 갖고 9일간의 일정으로 청와대를 향해 출발했다.

이번 1인 도보행진은 매립위기에 있는 374만평의 장항 갯벌의 존재를 알리고 갯벌 매립에 반대하는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

장항국가산업단지 진행경과

▲88년 1월~12월 군장산업기지 개발기본계획 수립(건교부)
▲89년 군장신항만 기본계획 수립(항만청)
▲89년 8월 10일 국가공업단지 지정 (470만평-장항지구, 건교부 고시 제467호)
▲90년 1월 29일 군장국가공단 개발기본계획 확정고시 (1단계 장항 15.54㎢,
군산 15.43㎢, 건고 제21호)
▲90년 12월 개발조사 설계 용역(장항 2,730만평, 군산 1,190만평)
▲96년 4월 20일 개발계획 변경승인 (470 →489.9만평)
▲00년 2월 28일 개발구역 변경 지정 및 개발계획 변경 (489.9→445만평)
▲04년 11월 3일 환경영향평가 초안 협의의견 통보
▲05년 5월 23일 개발계획변경(면적 445만→374만평, 기간 2006→2015년)
▲05년 6월 30일 환경영향평가 검토협의 시작
( KEI, 전문가, 해수부, 금강유역환경청, 서천군)
▲05년 7월~06년 2월 2일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재보완
서천환경운동연합, 금강유역환경청,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이상 3개 기관이 각 분야 전 문가를 포함, 총 12명의 전문가를 추천 ‘기술자문위원회’구성하기로 합의
▲06년 2월 14일~3월 18일기술자문위원회 개최 3차례 개최
▲06년 6월 20일환경영향평가서 3차 보완서 접수(토공→금강유역환경청)
▲06년 8월 2일 현재 KEI, 해수부 등 관계기관에서 3차 보완서 검토 중
장항 갯벌을 놓고 최근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나소열 서천군수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장항국가산업단지의 조속한 착공을 촉구한 바 있다.

반면 서천환경운동연합과 지역어민들은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등 동아시아 최대의 철새 월동지역이고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며 갯벌매립에 반대하고 있다.

양 대표는 "경제개발 논리로 산업단지보다 수십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갯벌을 매립하는 행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며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조기착공 운운하며 주민갈등을 부추겨온 데 대한 항의의 뜻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도보행진을 계기로 주민들이 소신껏 자기 목소리를 내고 위정자들이 민심을 살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오는 10일까지 하루 평균 50km 구간을 걸을 계획이다. 첫날인 이날은 매바위에서 보령까지, 3일 보령~홍성, 4일 홍성~아산, 5일 아산~평택, 6일 평택~수원, 7일 수원~과천 구간을 예정하고 있다. 8일과 9일에는 각각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청와대를 방문해 탄원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지난 해 서천문화원장,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장으로 있으면서 3·1절에 맞춰 매헌 윤봉길 의사의 사당 앞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을 떼어낸 일로 구속돼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날 출정식에는 지역어민과 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이 참석했다.

금강 하구 북쪽의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마서면 서쪽에 이르는 374만여평 규모의 매립예정지(새만금 북쪽 10km 지점)는 17년 전인 지난 1989년 장항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계획됐다. 이후 사업추진이 미뤄지다 지난 2004년부터 사업지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새만금 죽이더니 이번엔 장항 갯벌인가"
도보행진 양수철씨 인터뷰

▲ 양수철씨
ⓒ공금란
-이번 도보행진 취지는?
"경제개발 논리로 산업단지보다 수 십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갯벌을 매립하는 행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었다.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조기착공 운운하며 주민갈등을 부추겨 온데 대한 항의의 뜻도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인근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 여파로 장항 갯벌이 이미 오염돼 대체갯벌을 조성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항갯벌은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등 동아시아 최대의 철새 월동지역이다. 또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이는 많은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일공동갯벌조사단원인 사토 신이치 박사또한 '장항갯벌이 새만금 갯벌보다 생물종이 많다'며 보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충남도지사와 서천군수 등이 갯벌매립을 통한 산업단지 조기착공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지역 개발론자들을 대변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장항지역 많은 어민들이 갯벌매립에 반대하고 있지 않나. 물론 장항지역 많은 주민들이 '장항산단 착공만이 지역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지역정서로 인해 갯벌 매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묻혀 왔다. 하지만 이번 도보행진을 계기로 주민들이 소신껏 자기 목소리를 내고 위정자들이 민심을 살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도보행진 말미에 과천종합청사와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인데 어떤 의미가 있나?
"새만금에서 북쪽으로 불과 1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다시 매립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반환경적이고 지역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해양수산부 또한 환경영향평가 검토협의회 등을 통해 '갯벌매립은 멸종위기 조류의 서식지 훼손은 물론 해양환경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관련 중앙부처가 지방자치단체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이같은 기조를 끝까지 유지해 주기를 바란다"

-폭서기여서 하루 50km씩 걷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웃으며) 특공하사관 출신이여서 천리 행군을 수차례 경험했다. 또 평소 운동과 소식으로 몸을 단련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소중한 갯벌과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어민의 생활터전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일이 어느 것보다 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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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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