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세상 속으로 들어가다
올해로 7회째,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오는 8월 5일까지 '밀양연극촌'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에는 현재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동시대 극단의 초청공연 9편을 비롯하여 연희단거리패 레퍼토리 6편, 젊은 연출가전 14편(해외 팀 2편), 해외극 초청 4편, 무용공연 3편, 위크숍 공연 5편 등 총 51편의 공식공연과 밀양역, 영남루 입구, 연극촌을 무대로 다양한 프린지 공연이 열리고 있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밀양의 전통과 자연을 바탕으로 밀양시와 밀양연극촌이 만들어 낸 국내 최고의 공연예술축제로 경연을 통해 미래 한국연극의 젊은 연극인력 발굴, 양성함은 물론 수준 높은 국내외 공연으로 전통의 도시 밀양을 세계적인 연극도시로 성장시켜나가고 있다. 문화 게릴라,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의 몇몇 젊은 연출가들과 대학 연극을 중심으로 시작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해마다 그 크기와 관객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극이 더 이상 실내 극장 속에서만 존재할 수 없다는 이윤택 밀양연극촌 예술감독(전 국립극단 단장)은 좀더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 밀양 관문 영남루의 자연경관과 문화재적 건축 양식미를 그대로 살린 야외극장을 세웠다.
밀양연극촌 예술감독 이윤택 극본·연출로 2006년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연출상(이윤택)과 음악상(강상구)를 수상하고, 2007년 제1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민영기)을 수상하면서 뮤지컬 <명성왕후> 이후 최고의 창작역사뮤지컬로 평가받은 개막작 <화성에서 꿈꾸다>(경기도문화전당 제작)가 영남루 야외극장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했다. 이 작품은 이미 올해 5월 4~6일 사상 최초의 서울 경희궁 공연을 했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바 있다.
전통 밀양의 거리-전도연의 거리 등 문화 특구로 성장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타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영화 <밀양>의 '밀양'은 전도연의 거리를 만들었다. 올해 초 행정자치부로부터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문화특구 지정받은 밀양연극촌은 올해 축제부터 참가작품 수를 대폭 늘이고(30여편에서 50편 증가) 영남루와 밀양역 광장, 전통가옥 고택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에 연극 무대로 확대하면서 명실공이 한국의 아비뇽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연극이 밀양으로 모인다
그동안 이 축제에서 초연한 <시골 선비 조남명> <아름다운 남자>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등이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고, 역시 이 축제에서 초연된 양정웅 연출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제1회 젊은 예술가전 대상 수상작>, 박근형 연출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 아버지>(2006 올해의 예술상, 동아연극상 수상), 민진호 연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제4회 젊은 연출가전 대상 수상작) 등이 한국 연극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제3회부터는 독일, 일본, 미국, 스페인,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등지의 해외 연극, 무용 팀이 참가하면서 국제 공연예술축제의 성격으로 확산되고 있다.
<왕의 남자>에서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영남루의 <공길 戰>
영화 <왕의 남자>가 뮤지컬<공길 전(戰)>으로 새롭게 영남루에서 시연했다. 이 뮤지컬은 원작 김태웅 작 <이>를 이윤택 극본, 연희단거리패 대표 남미정이 연출하는 역사 뮤지컬이다. <공길 전>에 이어 세번째 영남루 무대는 밀양이 낳은 여배우 손숙 주연의 <어머니>, 이어 7월 31일-8월 1일 사이에 한국의 전통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세계의 벽을 넘어 브로드웨이에 아시아 최초 전용극장을 세운 넌버벌 퍼포먼스<난타>가 공연된다. 이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공연으로 영남루의 마지막 무대를 유쾌하게 장식할 것이다.
아시아 최초의 브레히트 연극 연구소와 기념극장 개설
지난해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을 맞아 제작한 이윤택 연출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 올해 예술상 동아연극상을 수상하고 일본 시즈오카 국제 연극제에 참가하면서 한국브레히트학회와 베를린 브레히트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밀양연극촌에 아시아 최초의 브레히트 연극연구소를 개설하고 기념극장이 문을 연다. 한국의 브레히트 연극학자와 한국 독일 연출가가 참가하는 브레히트 학습극 세미나와 위크숍이 펼쳐진다.
한국연극을 대표하는 동시대 대표적 극단 초청, 지역공립극단도 참가하여 서울과 지역의 연극 교류를 시도하는 2007년 밀양여름공연문화축제는 그야말로 연극 천국이다. 그 외 젊은 연출가전과 해외 젊은 연출가전 및 창작뮤지컬 신작공연 등 대학극전 및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연극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밀양여름연극 축제는 경향 각지에서 몰린 관객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연극인과 관객이 몰려들고 있다.
연극과 세상의 경계 허물기
브레히트의 시구처럼, 강한 연극은 살아남고 약한 연극은 마땅히 사라지는 밀양연극경연 축제와 국내외 초청작품 참여 등, 이제 밀양연극촌의 연극은 세계 연극의 중심에 섰다. 이는 운이 좋았던 덕분이 아닌 오직 약소국의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연극의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소산이 아닐까. 밀양연극촌은 문화게릴라, 시인이자 극작가, 영화감독이자, 밀양연극촌 이윤택 예술감독의 한국 연극에 대한 놀라운 집념과 자기멸각의 성과이며,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이제 명실공이 세계연극의 중심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 7월 20일-8월 5일까지 열리고 있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문의 및 단체 예약은, 055-355-1320 축제 사무국에서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