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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임기 초반은 열린우리당이, 후반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싹쓸이 한 한나라당이 집권하고 있다. 세금의 60%를 지방정부인 자치단체에서 사용한다는데, 범여권은 오히려 (열린우리당 후신인)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아니냐? 이인제 후보를 범여권으로 묶지 마라."

 

'범여권·단일화'라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 이인제 후보의 팬클럽 'ij사랑 희망본부' 등을 책임지고 있는 최윤규(49) 회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한 언론이 전하는 수많은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불신을 드러냈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20%에도 못 미친다. 1000명에게 전화하면 200명 미만이 대답하는 거다. 그것도 집에서 일하는 전업주부들이 대부분이고. 그런데 100명이 지지하면 지지율 50%가 나온다. 이런 여론조사를 왜 보도하는지 모르겠다. 나머지 80% 이상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최 회장은 '경선불복종·당적변경' 등 이 후보를 항상 따라다니는 여러 비판에 대해서도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해명하며 반박했다.

 

다음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커피숍에서 1시간 30분간 진행된 최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이제 끝까지 간다는 게 이인제 후보의 일관된 생각"

 

- 심대평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를 하고, 정몽준 의원은 이명박 지지를 선언했다. 또 정동영·문국현 후보의 단일화 논의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인제 후보가 소외되는 상황인데.
"그동안 이리저리 눈치 보기 바빴던 사람들의 움직임이라 모두 예상했던 일이다. 그에 앞서 이인제 후보는 (민주당) 내부의 불만이 컸었지만 양당제라는 정치철학을 위해 신당에 단일화를 먼저 제의했었다. 하지만 국정파탄과 민주당 분당의 주범인 신당은 계파의 이해에 따라 단일화 합의를 깨버렸다. 이제 끝까지 간다는 게 이 후보의 일관된 생각이다."

 

- 이인제 후보에게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더욱 남다를 것 같다.
"2번이나 심판을 받은 이회창 후보는 나오면 안 되는 사람이다. 눈물 흘리며 은퇴를 했으면서 10년째 이인제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 1997년 상황이 어땠나?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당시 신한국당 내부에서조차 후보교체론이 흘러나왔었다. 4개월 동안 경기도지사로 있던 이인제를 대선에 나오게 만든 건 바로 이회창 자신이었다."

 

- 경선 불복종과 잦은 당적변경 등 이인제 후보의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은데.
"민주계에 속했던 이 후보는 기본적으로 개혁적인 인물이다. 1997년 당시 시대정신은 세대교체였다는 점에서 노동부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다가 독자 출마해 500만표를 얻은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경선불복종이라 말하는 건 억울한 측면이 크다.

 

당적변경도 대부분 합당하거나 당명이 바뀐 결과였다. 국민요구를 받들었던 1997년과 노무현 집권을 반대해 탈당했던 2002년 그리고 올해 민주당 복당이 이 후보의 의사에 따른 것이다. 정말 철새정치인이라면 음지에서 양지로 찾아가야지, 어떻게 음지로만 나가겠나."

 

-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등지고 탈당했던 이 후보가 신당에 단일화를 제안했던 것은 어떻게 이해하는가.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YS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에 이 후보는 노 후보를 잘 알았다. 이 후보는 노 후보가 급진적이라고 판단해 결별을 선언했었다. 이는 이 후보의 정치철학에 따른 판단이었다. 하지만 양당제와 중도개혁이라는 정치철학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은 이 후보 정치력의 한계라면 한계이다."

 

- 지난 1997년 이후 2번째 대권 도전인데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은 숫자일 수는 있지만 민주당 후보로서 6만명의 검증을 받았다. 서민중산층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 후보의 믿음은 1997년 이후 변화한 적이 없다.

 

정동영 후보는 국정실패를 책임져야 한다. 이명박 후보는 의혹덩어리로 애초 자격이 없다. 또 대선후보 새치기를 한 이회창 후보는 차떼기 범죄자 아니냐. 문국현 후보 역시 이해찬·유시민 후보 등과 경선을 거쳤어야 했던 검증 안 된 인물이다. 중도개혁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뿐이다."

 

- 지지율이 높아야 2% 아래에서 머물고 있는데.
"응답률 20%에도 못 미치는 여론조사는 신뢰할 수 없다. 미국 같으면 20%가 안 넘으면 공표조차 않는다. 그리고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다 보면 이 후보를 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이명박 후보가 많으면 많았지. 오히려 여론조사기관을 여론 조사해야 한다."

 

중년의 나이, 생업도 제쳐놓고 이인제 후보 위해 팬클럽 꾸리고 있는 이유는?

 

최윤규 회장은 인터뷰 도중 많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이인제 후보의 일정 하나하나를 보고받으면서 회원들의 행동 판단을 돕는 듯했다. 이인제 후보에게 갖고 있는 그의 애정은 쉽게 전해져 왔다.

 

중년의 나이, 그는 왜 생업도 제쳐놓고 이인제 후보를 위해 열을 내가며 팬클럽을 꾸리고 있을까.

 

- 팬클럽을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 같은데, 회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1997년부터 개인적으로 지지해오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광풍이 불고 대선 후 이 후보가 감옥에 가는 걸 지켜보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분노했었다. 결국 모든 게 무혐의로 일단락됐는데, 구속될 땐 대서특필하던 언론이 무죄판결 땐 침묵하더라. 지지자 입장에서 정말 억울했다. 그래서 2005년 안산 지역에서 9명이 모여 팬클럽을 시작했다. 현재 인원은 적지만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대부분이다."

 

-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상당해 보인다.
"언론도 특정 정치색을 선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이 후보처럼 언론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모 포털사이트 검색에서도 며칠 전까지 이인제 후보가 링크조차 돼 있지 않았다. 그거 바로잡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하지만 이 후보는 '내버려두는 것도 언론 자유'라고 한다. 지지자들은 이러한 인식에도 불만이다."

 

- 낮은 지지율에도 범여권 단일화를 거부하며 노무현 정부와 정동영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결국 선거 전략 아닌가.
"지지자들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 민주당을 깨고 집권한 것이 여당인데, 장관 한 명 낸 적이 없는 민주당이 어떻게 여당인가. 43억 대선 빚만 고스란히 떠안은 채 실질적인 핍박을 받으며 피해를 본 것이 민주당이다. 지지율은 낮아도 서민대중을 위해 여태껏 싸워 온 민주당을 범여권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최 회장은 인터뷰 내내 시원스런 목소리로 사안 하나하나마다 정성껏 답했다. 특히 언론과 여론조사 그리고 방송토론 등에 깊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민주당 대선 공약집을 건네면서 "제발이지 언론은 정책공약 검증을 해 달라"고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말을 맺었다.

 

"아직도 정책이 완성되지 않은 후보도 있는데, 민주당은 이미 11월초에 공약집을 완성했다. 그런데 언론은 말로만 정책대결을 외칠 뿐 공약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TV토론 기준도 오락가락이다. 의석수 다섯이든 지지율 5%든 기준이 정해졌으면 따라야지 도대체 10% 기준은 뭐냐? 약자의 설움이겠지만 지지자들은 점점 골수로 변하고 있다. 반드시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

 

덧붙이는 글 | 대선특별취재팀 기획기사입니다.


태그:#이인제, #인제는 된다, #대선후보 팬클럽,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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