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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투데이> 노조가 2일 오전 대전충남민언련 사무실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청투데이> 노조가 2일 오전 대전충남민언련 사무실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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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단체협상이 결렬되어 부분 파업을 벌여오던 <충청투데이> 노조(위원장 박길수)가 지난 1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충청투데이>는 2일자 신문을 4면 축소해 발행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충청투데이> 노조는 2일 오전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전한 노사문화 창출을 위한 사측의 진정성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충청투데이> 노조는 지난해 9월 조합을 설립하고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조 활동 보장, 실질적인 편집권 독립, 투명한 경영 및 인사 시스템 도입 등을 요구하며 12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이마저도 결렬되자 지난 1월 12일부터 철야농성 및 부분 파업을 벌여왔다. 최근 사측이 노조에 대화를 요구, 교섭에 나섰으나 결국 끝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에 돌입한 것.

노조 설립과 단체교섭, 부분 파업 등의 과정 속에서 사측은 부당한 인사와 무노동 무임금 원칙 등을 통해 부당 노동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내에 CCTV를 설치해 감시하는 등 혹독한 '노조 탄압'을 자행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러한 사측 태도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경영상의 의혹에 대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맞서왔고, 그럼에도 사측의 태도에서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의 부당경영 의혹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를 공개했다. 우선 '족벌경영'의 문제다. 현재 대표이사인 정남진 회장의 부인이 얼마 전까지 부사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감사로 등재됐다는 것.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이사에는 회장의 장인이 등재됐고, 경영 총괄 자금 담당은 회장의 처제가 맡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충청투데이>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충청투데이> 소유가 아닌 회장의 부인 소유 법인으로 되어 있어 매달 2000만 원 정도를 부인 회사에 지불하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윤전부의 '아웃소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측은 올해 1월 1일 부로 기조실장을 대표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윤전부를 아웃소싱했으며 이로 인해 윤전부 직원들도 모두 소속이 변경되고 말았다는 것.

이밖에도 노조는 <충청투데이>가 수많은 기획사업과 문화사업, 선거 관련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수익이 온전히 회사에 들어오는지도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따라서 노조는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충청투데이> 경영진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충청투데이>가 참언론으로서 바로 설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 편집권 독립,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쟁취하기 위해 '총파업'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충청투데이> 노조가 2일 오전 대전충남민언련 사무실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청투데이> 노조가 2일 오전 대전충남민언련 사무실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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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날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조합원들을 비롯한 <충청투데이> 구성원들은 2001년 <대전매일> 복간 이후 충청지역 최고의 신문으로 우뚝 서기 위해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뛰어왔다"며 "하지만 경영진은 경영·인사 등에서 전횡을 휘두르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각종 의혹을 자초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우리는 노조를 결성하고 각종 의혹을 해소해 구성원 간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한 경영 및 인사를 통한 회사 발전을 추구하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하지만 사측은 마치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시키듯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노조를 회사 전복·불순세력으로 매도해 노조의 존립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더욱 우리를 분노케 하고 전면 파업이라는 극한투쟁으로 몰아가는 것은 '윤전부 아웃소싱'이다, 경영진은 노조의 부분 파업 와중에 은밀히 기조실장을 대표로 내세운 제작 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고, 윤전부를 이적시켰다"면서 "<충청투데이>는 앞으로 신문을 찍을 때마다 별도 회사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노조는 이어 "<충청투데이>는 이제 껍데기만 남았다, 정남진 대표이사는 가족들을 앞세운 족벌경영으로 그들만의 이윤극대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미소 짓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되돌아온 건 분노와 좌절감뿐"이라면서 "우리는 더 이상 그들만의 돈벌이를 위한 '소모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조는 끝으로 "우리는 투명한 경영과 인사 및 편집권 독립이 확보된 언론사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는 참언론인으로 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하는 것"이라면서 "사측은 그간 투명하지 못한 경영으로 인해 누적된 구조적 모순과 노조가 제기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청투데이>가 2일자 신문에 낸 '사고'
 <충청투데이>가 2일자 신문에 낸 '사고'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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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 위원장은 "회사가 지금의 단계까지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인내하라는 요구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투데이>는 2일자 신문에서 '사고'를 통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감면 발행에 들어간다"면서 "노동조합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통해 더욱 양질의 지면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다가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충청투데이#충청투데이 노조#총파업#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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