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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태안원유유츌사고 3년을 맞아 태안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3주년 보고대회. 정부와 삼성에 대한 피해주민들의 원망의 목소리 속에서 국무총리 격려메시지가 낭독된 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 7일 태안원유유츌사고 3년을 맞아 태안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3주년 보고대회. 정부와 삼성에 대한 피해주민들의 원망의 목소리 속에서 국무총리 격려메시지가 낭독된 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 태안군

"오늘 같은 날은 국무총리도 (3주년 보고대회에) 와야 하고, 안희정 충남지사도 왔어야 했다. 이처럼 중대한 사안이 어디 있겠는가."

 

태안원유유출사고 3주년 보고대회장이 일순간 정부와 삼성에 대한 원망과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특히, 의식행사에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의 격려 메시지가 낭독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 3일 개최할 예정이던 국무총리 주재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가 김황식 국무총리의 2022년 FIFA월드컵 유치를 위한 설명회로 연기된 데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쏟아졌다.

 

피해주민들은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지난 12월 3일 유류피해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국무총리께서는 월드컵 유치 활동을 위해 이를 연기했다고 한다"며 "피해민의 아픔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3주년 보고대회에는 국토해양부장관을 대신해 임기택 해사안전정책관만이 정부 관계자로 참석했으며, 충남도에서도 안희정 도지사를 대신해 황수철 서해안유류사고대책지원총괄본부장이 참석했다.

 

국무총리 격려메시지에 주민들 "기대 부합 못해"

 

이날 임기택 정책관은 김황식 국무총리의 격려 메시지를 들고 행사에 참석해 대독했다.

 

이에 피해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격려 메시지에 피해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에 부합되지 못했다"며 "이제는 피해주민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임 정책관이 대독한 국무총리 격려 메시지에는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한 위로의 말과 함께 120만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 뒤 "바다는 다시 살아났지만 피해지역 주민 여러분의 상처는 아직도 다 아물지 못했다"며 "특히 선주보험사와 국제기금의 손해배상과 보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 제정 등 정부가 그동안 피해주민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긴급 생계안정자금과 대부금 지원, 해양환경 복원계획 추진, 합리적인 보상기준 마련, 국제기금측에 대한 보상 촉구 등 모은 방안을 강구했다며 사고 3년간 정부의 성과를 나열했다.

 

이어진 정부의 향후 추진계획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특단의 대책 없이 지난 3년 동안 정부가 되풀이했던 말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데 그쳐 피해민의 감정만 자극하는 꼴이 돼 버렸다.

 

격려 메시지에서는 ▲ 손해배상과 보상이 보다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기금 측과의 협의 더욱 강화 ▲ 보상을 받지 못한 분들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 ▲ 피해지역의 이미지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사업 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추진 등을 내세우며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더욱 풍요로운 고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최근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 무산으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피해주민들에게 국무총리의 격려메시지는 피해주민을 일단 안심시켜 놓고 시간을 끌려는 당근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무산 이후 오는 17일로 예정되어 있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에서 구체적인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박찬종 변호사, 국무총리 격려 메시지에 일침

 

 4명의 희생자에 대한 변호를 자청해 온 박찬종 변호사. 박 변호사는 이날 국무총리의 격려메시지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4명의 희생자에 대한 변호를 자청해 온 박찬종 변호사. 박 변호사는 이날 국무총리의 격려메시지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 김동이

이와 관련해 그동안 유류피해로 인한 좌절과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4인의 유가족을 위해 변호사를 자청해 왔던 박찬종 변호사는 일침을 놓았다. 그는 "총리의 메시지 대체 그게 뭡니까"라고 다그친 뒤 "김황식 총리가 (격려메시지를) 안 썼겠지만 정부는 이제 국제기구에 촉구하여 사정을 빨리하도록 권고하겠다? 그게 3년 지나서 하는 소립니까 그게"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삼성, 국회, 정부, 대통령 여러분들이 힘을 똘똘 뭉쳐 무섭게 보이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흐지부지 될 수밖에 없다"고 피해민들의 단합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특별법과 관련해 "특별히 지원하겠다고 특별법을 만들어 놨는데 지금의 특별법은 아주 특별하게 쓸모없는, 모두가 말로만 생색내는 법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특별법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해 "18대 국회는 태안에 관한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3년이 지나서도 자살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오히려 특별법에 묶여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7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온적인 정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정부가 아닌 국무총리를 꼭집어 지명하며 ▲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의 조속한 소집 ▲ 삼성출연기금 1천억원 사용방안 논의 ▲ 특별회계 설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안원유유출사고#기름유출사고#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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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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