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상] 홍문표 "광화문집회 현장과 1km 떨어진 이순신 동상 뒤편에 갔다"
홍문표 미래통합당 의원(충남 홍성예산)의 '8.15 광화문 방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광화문 주변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홍문표 광화문 집회 참석'이 논란이 되자 그는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지역구에서 몇 분이 서울에 오셨다고 전화가 왔다.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찾기 쉬운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에 있다는 거다. 거기로 가서 수해 피해 등 이야기를 하고 4~5분 있다가 자리를 뜬 것이 전부"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더 깊은 말씀을 드리면 그분들이 있는 곳이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인데, 집회 장소가 한 1km 이상 떨어져 있더라고요. 그분들은 코리아나호텔 옆에 동화백화점(면세점)인가 뭐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는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이니까 까마득하죠."
'광화문 쪽에 가긴 갔으나, 집회 장소와 1km 이상 떨어져 있었다'는 홍문표 의원의 말은 사실일까? 팩트체크했다.
[검증 사실] 면세점-동상 거리 약 250m... 1km 떨어진 곳은 경복궁 근정전
지도를 펴보자. 지난 15일 광화문집회는 광화문광장 앞 세종대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렸다. 현장 취재기자의 말을 종합하면, 동화면세점 옆 광화문 관광안내소 부근에 무대가 마련됐고, 서울시청 방향(숭례문 방향)으로 천막이 설치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화면세점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청 일대를 가득 메웠다.
홍문표 의원이 언급한 '이순신 동상 뒤편'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구글 지도,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에서 측정한 결과,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걸어서 갈 경우 200~250m 거리다. 직선거리는 151m가량.
홍 의원은 "1km 이상 떨어진 곳"이라면서 '까마득하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동화면세점 인근 집회현장에서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으로 1km 떨어진 곳은 어디일까.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1km 떨어진 곳은 광화문과 흥례문, 근정문을 지난 근정전이다. 경복궁 안쪽이다. 도보로 1km를 간다고 해도 광화문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홍문표 의원의 광화문 현장 사진은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청계천 쪽을 바라보는 곳이다. 사진 속 일민미술관 건물과 동아일보사(채널A) 건물이 이를 증명한다. 지도를 확인한 결과, 이곳은 동화면세점 인근 집회 현장에서 100m 이내인 곳이다.
[홍문표의 해명] "거리가 중요하냐, 난 잠깐 있다가 떠났다... 집회 참가는 아냐"
홍문표 의원은 "1km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입장이다.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은 "당시 (광화문 현장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이순신 장군 동상 부근에 약속이 있어서 가려고 했지만 무척 혼잡해 빙 돌아서 동상에 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왕좌왕하던 중에 누군가 기념사진 한 번 찍자고 해서 찍었다"라고 부연했다.
'사진 찍힌 곳은 동아일보사가 보이는 곳으로 집회 무대와 100m 이내다. 집회 현장과 1km 떨어져 있다는 설명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언론에서 1km라고 해서 1km라고 말했을 뿐이다. 1km냐 아니냐가 지금 중요하냐"라며 "사진에 뭐가 찍혔든 간에 난 거기서 잠깐 있다가 약속장소로 간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15일 광화문 현장에서 얼마나 있었을까. tbs와의 통화에서는 "4~5분"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서 소요한 시간을 뜻한 것이었다. 홍 의원은 기자의 질문에 "기념사진 찍는 데 5분 정도, 동상까지 가는 데 10~15분 정도"라고 답했다. '모든 시간을 다 합하면 30분 정도 되나'라는 질문에 그는 "그 정도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강하게 전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 여부보다 광화문집회 현장에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산지 현장 방문자의 정확한 진술은 방역·역학조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광화문 현장에서 포착됐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다르다.
[검증 결과] 거짓(사실 아님)
비록 홍문표 의원이 말한 '이순신 동상 뒤편'이 명확하진 않다. 그러나 8.15 광화문집회의 무대가 설치됐던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250m가량이었다. 홍문표 의원의 말처럼 '1km 이상 떨어진 곳'이라면 직선거리상 경복궁 근정전이었다. 도보 거리를 반영한다고 해도 광화문을 지나야 한다. 게다가 언론에 보도된 홍문표 의원의 사진은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찍힌 것으로 판명된다. 이 사진이 찍힌 곳은 집회 무대와 천막이 설치된 곳과 100m 이내 거리에 있다.
<오마이뉴스>는 "광화문집회 현장과 1km 떨어진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에 갔다"는 홍문표 의원의 말을 '거짓'(사실 아님)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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