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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 ⓒ 권용주 제공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요소수란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사용하는 촉매제다.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깨끗한 물과 질소로 바꿔 환경오염을 막아준다. 2015년 이후 나온 디젤 차량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다.

문제는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요소수 재고가 한두 달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면 화물트럭뿐 아니라 소방차나 택배차 등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지난 8일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여객과 화물 포함해서 배출가스 정화 장치의 정화작용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요소수를 쓰는데 배출가스 정화 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엔진도 작동하지 않아요, 왜냐면 엔진이 작동해야 배출가스가 나오니 정화 장치도 작동하죠. 그런데 정화 장치가 작동할 수 없다면 배출가스가 과다하게 배출되니까 엔진 자체도 작동하는 게 의미가 없죠. 그래서 이동이 멈춘다는 건 바로 그런 개념입니다."

- 정부가 호주에서 요소수 2만 리터를 공수해 온다던데.
"요소와 물을 섞은 완제품인 요소수를 2만 리터 가지고 온다고 한 것이고 그 2만 리터는 전체 400만 대 경유차에는 턱도 없이 모자랍니다. 기본적으로 대수로 보면 약 2000대 정도 한번 넣을 물량이에요. 따라서 아마도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지금 긴급용으로 필요한 차들이 있어요. 우리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차도 있는데 그것마저 멈추면 당장 생활 대란이 일어나니 비상용으로 가지고 온 게 요소수 완제품 2만 리터입니다."

- 그럼 한번 넣으면 얼마나 가나요?
"서울에서 부산을 컨테이너 매달고 오가는 트레일러 있죠. 트레일러 기준으로 한 번 집어넣으면 약 600~700km 갑니다. 그러니까 한 번 왕복하면 10리터가 사라져요. 그러면 2만 리터 해도 2000대가 서울-부산 한 번 뛰면 없는 분량입니다."

- 너무 적은 거네요?
"그렇죠. 상당히 적은 양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요소수 2만 리터가 아니고 요소 2만 톤이에요."

- 요소는 뭐죠?
"배출가스 정화하려는 물질이 질소산화물입니다. 질소산화물은 질소와 산소가 섞였을 때 만들어지는 황화물인데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고 대기오염을 통해 비가 내리면 토양을 산성으로 만듭니다. 이 물질을 해가 없는 질소와 수증기로 쪼갤 때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요소를 물에 섞어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디젤엔진이 들어가는 모든 곳에 필요하고요.

농업에도 필요합니다. 비료용 요소도 같은 요소의 일종이에요. 그런데 비료용 요소는 자동차용으로 쓸 수가 없어요. 왜냐면 비료용 요소는 요소 입자의 껍데기에 알데히드라고 하는 발암물질을 코팅해 놨습니다. 자동차에 쓰면 질소와 산소를 쪼개서 무해한 거로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발암물질이 그냥 머플러를 통해 배출됩니다. 그래서 농업용은 현실적으로 쓰기 어렵고요.

산업용도 있어요. 산업용과 일반 자동차용은 요소의 함량 차이인데 산업용은 요소 함량이 40.8%고 자동차용은 32.5%입니다. 그러니까 산업용은 또 불순물 기준이 자동차용보다 조금 완화돼 있어서 산업용 요소수가 자동차용보다 품질이 좀 떨어진다고 보는 겁니다. 산업용을 자동차에 썼을 때 배출가스 정화 장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고장이 나면 누가 돈을 주고 고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요소만 가져오면 위기 넘겨... 지금 가장 긴급한 물량은 2만 톤"

-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 일부를 자동차용으로 전환하는 걸 검토한다는 것 같던데.
"지금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시중에서 개조하는 것도 불법이고 산업용 요소수를 자동차에 쓰는 것도 어떻게 보면 불법이에요. 자동차용과 산업용은 품질기준이 조금 달라 자동차용 품질 기준에 맞춰 써야 됩니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산업용을 가지고 자동차용으로 기술검토에 들어간 것은 질소산화물의 저감효과가 있는지 보겠다는 것이고요. 저감효과가 있다면 자동차용 요소수의 품질 기준을 완화시키더라도 산업용을 가지고 일단 위기는 넘겨 보겠다는 계획이죠. 자동차용에 비해 품질 기준이 낮은 산업용 요소수를 자동차에 사용했을 때 정화 장치에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해 보는 겁니다. 

지금 환경부가 실험해서 파악하는 건 3주 정도 걸리는 것이지만 자동차는 한 번 사면 10년도 쓰잖아요. 그러니까 3천 km 또는 1만 km를 엔진을 돌려봤더니 크게 문제가 없더라도 실제로 시중에 나와서 3만~4만 km를 계속 써보면 문제가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산업용을 자동차용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약간 무리수예요."

- 요소수 사재기 의혹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사재기하고 있어요. 지금 사재기를 많이 하는 곳이 2차 유통하는 분들이에요. 공장에서 요소수가 만들어지면 1차로 큰 대리점에 가고 그렇게 대리점에 간 제품들이 2차로 소매점에 유통되잖아요. 2차 유통하는 소매점에서 사재기가 많은 거로 파악하고 있죠. 그러나 그 사재기 물량을 다 풀어도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돼요.

왜냐면 지금 생산 자체가 중단될 위기이기 때문에 남은 사재기 물량도 조금조금씩 시중에 풀리지 않겠습니까. 그게 설령 풀린다 해도 지금 400만 대나 되는 수요를 다 커버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요소를 어디서든 찾아서 수입해오는 게 중요해요. 또 원래 들어오려고 했던 물량 2만 톤이 중국 항만에서 한국으로 보내질 못하고 잡혀 있으니 이걸 어떻게든 풀어야죠."

- 요소만 가져오면 이 문제는 풀리는 건가요?
"요소만 가져오면 이 위기를 다 넘깁니다. 요소수는 요소하고 물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물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요소를 가지고 오면 해결은 되는데 지금 가장 긴급한 물량은 2만 톤 정도 됩니다. 거기에 물을 섞어서 만드니까 그래도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어요."

- 요소수를 넣지 않아도 당분간 운행할 수 있도록 차량 시스템을 좀 바꿀 방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던데요.
"자동차 정화 장치 끄고 다니는 거 말씀하시는 거죠? 끄고 다닐 수 있어요. 지금도 시중에서는 불법으로 해 주는 곳이 있는데 그랬을 경우에 정화 장치 작동을 꺼버리면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열이 뜨겁고 그 열화 현상 때문에 나중에 정화 장치가 고장 나서 다시 재작동이 안 될 수가 있고요.

그 자체가 지금 불법이에요. 왜냐면 정화 장치 작동을 끄면 질소산화물 정화 작업을 못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왜 그런 얘기가 나오냐면 '야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지금 환경이 중요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끄는 게 낫지. 차라리 질소 산화물 나오더라도 먹고는 살아야지'라고 하는 목소리 내는 것이고요.

'지금 당장 자기 힘들다고 우리가 지켜야 될 환경을 계속해서 훼손시키면 되나'라는 두 가지 가치관이 충돌한 겁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보면 당장 생존과 환경의 가치가 충돌하는 거예요. 그러니 어디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는 정치적 판단으로 넘어가겠죠."

"요소를 어떻게 해서든 어디서든 가져오는 것에 집중해야"

- 교수님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국내에서 배출가스 정화 장치를 끈다거나, 산업용을 자동차용으로 전환한다거나, 요소 공장을 국내에도 지어야 된다는 것을 다 뒤로하고 저는 가장 먼저 정부가 기업의 서포터가 되라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면 요소수를 만드는 것은 민간기업입니다. 민간기업이 오랜 시간 동안 요소를 전 세계 곳곳에 거래해 왔기 때문에 가장 잘 알아요.

그러면 민간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어 정부는 서포터 역할을 해주면 돼요. 그런데 지금 보면 민간기업은 제쳐두고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잖아요. 글로벌에서 한국에 요소가 없다는 얘기가 소문이 파다하게 돌아서 한국에 요소를 주겠다는 곳도 가격을 높여요.

정부도 요소를 찾는다고 왔다 갔다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요청을 하고 또 무역하는 사람들은 또 가서 내가 해결하겠다고 요청하고 그러니까 우리끼리 가격만 높이고 있어요. 이 문제는 지금 요소를 갖고 와서 공장을 가동을 하는 게 가장 우선이니까 민간기업 앞세워서 민간기업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부가 외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서포터를 해주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에요."

- 그럼 정부는 왜 나선 걸까요?
"보통 어떤 문제가 생기면 국민들이 정부가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이 문제도 해결하려고 나선 거죠. 지난번 코로나 때도 마찬가지로 백신을 구해온 것처럼요. 근데 제가 보는 관점은 이건 백신하고 다르다는 거예요.

백신은 원래 없던 걸 먼저 가서 잡아 오는 게 정부 역할이었던 거고 이건 기존의 민간기업이 거래하던 물량이 통관에 묶여 있거나 아니면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해서 갖고 오는 거에서 물량이 부족하거나 이런 문제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이것은 당연히 정부가 서포트 역할을 해줘야 되는 거죠."

-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단기 대책이 있고 중기 대책이 있고 장기 대책이 있잖아요. 중장기와 단기는 걱정 안 해도 돼요. 지금 뭐가 문제냐면 초단기가 걱정이에요. 지금은 중장기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 무조건 초단기 요소를 어떻게 해서든지 어디서든 가져오는 것 여기에 모든 걸 집중해야 돼요."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금은 전 국가적인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컨트롤타워 하는 거 환영하고 좋습니다. 다들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여기저기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거보다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 민간기업에서 발생한 문제니까 정부가 서포트해주는 게 낫죠.

정부가 전 세계 어디에 요소가 있다더라라고 민간기업이 원래 알지 못했던 거라도 알려 주면 민간기업이 앞장서 구하고 정부가 서포터로서 통관절차를 빨리해주고 그런 역할을 해야 되는데, 지금은 요소가 있는 걸 찾아 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권용주#요소수#디젤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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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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