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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건이 된다면 7월중에라도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은 이 발언을 계속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 장관은 19일(중동 시각) "북한은 6자 회담에 올 수 없는 구실을 만들기 좋아한다"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미 CNN 및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 회담에 오기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중국·러시아·일본·한국·미국 등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게 이제는 핵무기를 제거할 때라고 말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7일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 이후 미국 쪽에서 나온 반응 가운데 가장 최고위급이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6자 회담 복귀의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로 북한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 것을 의식한 듯 라이스 장관은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발언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북한이 이웃나라와 국제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고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6자 회담에 복귀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6자 회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뒤에도 계속 떨떠름한 반응을 보여왔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 이전인 지난 17일(미국 시각) 미 국무부의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북한의 발언에 구체적인 6자회담 날짜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조건없이 회담에 복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6자 회담 재개여부 아직 판단 일러

그는 "김 위원장의 7월 회담 발언이 낙관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낙관론이나 비관론을 말하길 희망하지 않으며 우리는 현실적이 돼야 한다"며 "현실이란 회담 테이블에 앉을 날짜"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5~6월동안 두번이나 열린 뉴욕채널 만난 등을 비롯해 여러차례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언급하고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제안 이후 미국이 보인 태도는 이 정도 입장을 북한 쪽에 통보한 이상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김 위원장이 밝힌 내용은 이미 여러번 공개된 북한의 입장과 별로 다른 것이 없다고 보는 탓이기도 하다. 현재 미 언론과 많은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6자 회담에 진짜 참여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 다른 회담 참가국들을 분열시키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핵포기"는 북·미간의 협상 대상이 아닌 '북한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는 태도가 기본 입장으로 깔려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과연 6자 회담이 재개될 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9일 크리스토퍼 힐 6자 회담 미측 대표를 만나 "사소한 언쟁이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고 관련 발언도 긍정적으로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도 적극 서포트 해달라"고 말했다. 이는 북미 양국이 상대방 최고 지도자를 향해 막말로 비판하는 것 등이 긴장을 높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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