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86

숨겨진 비밀 (4)

등록 2004.10.27 14:44수정 2004.10.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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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조차 내지 못하던 이회옥의 눈이 힘겹게 뜨인 것은 사흘 후였다. 장일정의 예상보다도 무려 엿새나 빨리 의식을 회복한 것은 워낙 탁월한 근골(筋骨)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이는 환세음양단(還世陰陽丹)의 덕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복용하였는지라 약효가 완전하게 흡수되지 않았다. 하여 효능의 반 가량이 세맥과 잠맥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것이 작용하였기에 일찍 상처가 아문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던 결정적 이유는 무의식 상태에서도 상승내가심법인 태극일기공(太極一氣功)이 운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만천하에 가득한 기를 빨아들여 내공으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심맥 보호와 손상된 것들을 원 상태로 회복시키는 요상(療傷) 기능까지 있다. 그렇기에 흩어져있던 환세음양단의 영효(靈效)가 작용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여 장일정도 예측 못할 정도로 빨리 의식을 찾은 것이다.

조금 전 빙화는 형당에서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나섰다. 지난 사흘간 의식불명인 이회옥의 곁에서 깨어나기만 기다렸는데 정작 깨어나는 순간을 놓친 것이다.


“으으으! 으으으으…!”
“형, 이제 정신이 들어? 어서 일어나 봐.”


“으으으! 으으으으…! 여, 여긴…?”
“안심해, 여긴 무천의방이고, 형은 이제 풀려났어.”

“으으! 내가 푸, 풀려?”
“그래, 형은 이제 자유의 몸이야.”


“으으으! 어, 어머니는…? 어머니는 괘, 괜찮으신 거지?”
“그래! 어머니들은 걱정하지마. 외삼촌이 모시고 갔대.”

“으으! 외삼촌이라니? 누가…?”
“몰라, 나도 자세한 것은… 하여간 잘 있으시대. 그나저나 움직일 수 있겠어?”
“으으! 왜…?”

“형을 위해 영단 하나를 만들었거든. 이걸 복용하고 얼른 운기조식을 해. 형은 지금 너무 심한 고문 때문에 기혈(氣血)의 움직임이 순탄치 못해. 그래서 자칫 주화입마의 우려가 있어. 그러니 힘들더라도 억지로라도 일어나 봐.”
“으으! 아, 알았어. 끄으으응! 으으으…!”

힘겹게 일어난 이회옥이 결가부좌를 틀고 삼 주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두 시진이었다.

만일 장일정이 모든 혈맥에 달통(達通)한 의원이 아니었다면 신묘한 약효를 지닌 영단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복용했다 하더라도 완전한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반 의원들에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은잠혈(隱潛穴)과 유동혈(流動穴)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던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잠맥과 세맥도 정상은 아니었다.

장일정은 삼 주천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여섯 시진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두 시진밖에 안 걸린 것은 환세음양단의 약효가 손상된 부위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으으음…!”

운기조식을 마친 이회옥은 전신에 충만한 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환세음양단과 태극일기공, 그리고 장일정이 급히 제조한 영단의 약효가 뒤섞이면서 내공이 급증하였던 때문이다.

“형! 이제 괜찮아?”
“그래, 고맙다.”

“고맙긴 당연한 거지. 외상도 거의 아물었으니 조금씩 움직여도 될 거야.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말아. 알았지?”
“그래, 조심할게. 그나저나 어머니는 어떻게 되셨다고?”

“그게 말이야. 두 분은 외삼촌이 잘 모시고 있다는데…”
“뭐? 외삼촌? 외삼촌 누구? 가만, 내가 외삼촌이 어디 있냐? 너도 잘 알잖아. 누구야? 누가 내 외삼촌이라고 사칭하고 다녀?”

“그게 말이야. 좀 이상해. 무언공자가 형의 외삼촌이래.”
“뭐? 무언공자가 내 외삼촌이라고?”

“그래. 분명히 그랬어.”
“말도 안 돼! 무언공자는 무림천자성의 성주인 철룡화존의 아들이야. 그런데 어떻게 내 외삼촌이 되냐?”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분이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이야.”
“이거야 참. 뭐가 뭔지…. 너 지금 제 정신이긴 한 거야?”

“물론이야. 술도 안 마셨고, 피곤한 것도 아냐. 그리고 내 기억력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야,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그가 외삼촌이면, 우리 엄마가 성주의 딸이라는 이야긴데. 그럼 내가 구부시의 외손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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