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8월 11일 시위대에 의해 전소된 고베 스즈키 상점쌀값 폭등의 원인을 제공한 투기자본은 민중들로부터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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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등 해외 식민지 경영을 통해 일본인 모두가 수혜를 누렸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극단적 빈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벌어진 이 쌀 소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의 장면일지 모른다. 그러나 작가 빅토르 위고의 대작 <레 미제라블>에 묘사되는 프랑스 사회의 빈곤 역시 프랑스가 식민제국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일반 민중이 해외 식민지 경영의 수혜자가 되기 어려운 현실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당시 영국을 쫓아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대대적인 수탈을 자행한 식민제국이었다. 그러나 프랑스라는 국가가 해외에서 무엇을 얼마나 빼앗은들, <레 미제라블>에 묘사된 바와 같이 지독한 빈곤 상태에 놓여있던 본토 민중의 삶은 별달리 개선되지 않는 상태였다. 당시의 국가는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동체가 아니었던 까닭이다.
프랑스 식민제국의 울타리 안에서 당시 보호받고 번영을 누린 이들은 민중 전체가 아닌, 임금과 그 가족들, 성직자, 귀족, (뒤늦게 합류한) 자본가 따위의 특권계층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