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채상병 특검(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김 여사와 친분 강조하는 도이치 공범과 골프 모임 추진
박 의원이 언급한 이아무개씨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대표다. 지난해 2월 법원은 해당 사건 1심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 2개가 이 전 대표의 블랙펄인베스트에 일임됐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명의의 또 다른 계좌 1개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혹은 이 전 대표에게 일임됐거나 이들의 적극적인 관여로 운용된 계좌일 수 있다고 봤다. 이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6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25일 JTBC <뉴스룸>은 이 전 대표가 임성근 전 사단장과 함께하는 골프 모임을 추진하기 위해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으며, 그가 평소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보도했다(관련기사:
"임성근이 모른다던 도이치모터스 공범,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논의").
보도에 따르면 '멋쟁해병'이라는 이름의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해 5월 "포항 1사단에서 초대한다. (중략) 해병 선후배와 사단장, 참모들과 1박 2일 골프모임을 하면 좋을 것 같다"라며 의견을 묻자 이 전 대표가 "오~"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해병 1사단장은 임성근 전 사단장이었다.
이어진 메시지에서 모임 주선자로 보이는 인물이 "6월 2일과 3일 1사단 방문, 사단장 방문, 1일 차 운동" 등의 일정을 설명하자 이 전 대표는 "체크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이후 참석이 어렵다고 해 실제 골프 모임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다른 날은 어떨까? 골프모임이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되었다면 다른 가능성은 없었을까?
해군본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부승찬(경기 용인시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임성근 전 사단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단장 취임(2022년 6월 21일)직후부터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8일까지 1년남짓한 기간 총 46회 해병1사단 포항체력단련장(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본부는 자료에서 골프장 이용 날짜와 성과 계급만을 공개했는데, 임성근 전 사단장으로 추정되는 소장 임**의 기록이다. 같은 기간 해군과 공군에는 임씨 성을 가진 소장이 없었고, 육군에는 임** 소장이 있었지만 근무지가 경기도로 나타나 포항 군 골프장을 이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돼 해당 기록은 임 전 사단장의 골프장 이용 기록과 일치할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따르면 소장 임**은 지난해 2023년 5월 27일과 6월 3일 포항 군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날짜는 jtbc가 공개한 카카오톡 캡쳐 화면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과의 골프모임 날짜 후보로 거론됐던 날짜다. 캡쳐 화면에는 "5.25,27,28, 6.2,3,4 중 포항1사단에서 초대합니다. 멋쟁해병선후배와 사단장 및 참모들과 1박2일 골프 및 함께하는 저녁자리를 같이하면 좋을 듯해서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외에도 소장 임**은 거의 매주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연속(2022년 9월 26일~29일) 골프장을 찾은 적도 있었고, 3일 연속 골프장을 이용한 것이 두 차례(2022년 10월 1일~3일, 2023년 4월 6일~8일), 이틀 연속 찾은 적도 총 6차례에 달했다. 마지막 이용기록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하기 11일 전인 지난해 7월 8일이었다.
부승찬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JTBC보도만 보더라도 임 소장과 이아무개씨의 친분이 상당해 보인 만큼 '임성근 구하기'에 이씨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라면서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이들 간 동반 골프든 이아무개씨와의 단독 골프든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군본부에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 "뉴스 보고 알아... 이00 만난 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