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저수지 가시연 꽃봉오리
이완우
이곳 저수지의 동남쪽 가까이에 연꽃농장이 있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황옥택씨는 기자와 만나 올해도 가시연이 끝내 개화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가시연은 개방화와 폐쇄화 두 유형의 꽃을 피우는데, 꽃봉오리 상태로도 물속에서 자가수분하여 스스로 종자를 맺을 수 있다. 이곳 저수지의 가시연도 폐쇄화의 전략을 선택하여 열악한 환경에도 생존할 수 있게 적응하고 있는 듯했다.
이곳 저수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가시연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꽃도 제법 컸는데 해가 갈수록 점점 작아진 듯했고, 최근 몇 년은 꽃봉오리만 맺고 개화를 하지 않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황옥택씨는 이곳에서 연꽃농장을 운영한 지 8년째 되는데 한 번도 가시연 군락이 한꺼번에 제대로 활짝 꽃 피는 것을 못 봤다고 한다. 그의 연꽃 농장 수조에서는 가시연이 6월이나 7월이면 꽃이 활짝 핀다고 했다.
황옥택씨는 이곳에서 연꽃농장을 운영하니, 자연히 대말방죽의 가시연을 자주 살피며 가시연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있단다. 가시연은 물깊이가 깊지도 않고 얕지도 않은 환경을 선호하니, 때에 따라 물깊이를 적절하게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곳 대말방죽은 가시연에 적당한 물깊이가 필요한 때에 농업용수로 저수지 물을 많이 빼어내기도 하고, 가시연에게 물이 깊은 때에도 저수지에 물을 계속 저장해 두기도 하니 가시연의 생육과 개화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