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채팅과 사이버섹스

등록 2001.07.05 15:00수정 2001.07.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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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사회에서 소위 알아주는 직업들을 가진 지역유지급들이 원조교제 혐의로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의사, 변호사 그리고 대학교수까지 형사입건은 물론 인터넷에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망국적인 '청소년 성매매 범죄'는 수그러들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원조교제의 온상이 되는 창구는 700서비스에 의한 핸드폰 사서함을 이용하거나 벼룩신문같은 생활정보신문에 실린 광고 등을 이용한 방법 등이 있지만 70% 이상이 채팅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자칫 인터넷이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며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만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이 가지는 장점들을 살리지 못하고 그 가치를 희석시키는 행위가 또 하나 있다. 현행법상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잘못된 인터넷채팅문화가 만들어낸 이른바 '사이버섹스' 즉 사이버 연애에 빠져 이혼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채팅문화는 10대~2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컴맹탈출'을 위한 여성, 특히나 주부들이 여가선용의 차원이나 자식들과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정부의 컴퓨터교육정책에 힘입어 너도나도 컴퓨터입문에 나서면서 이젠 웬만한 채팅사이트에서 쉽게 주부들의 수다(?)문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일부 채팅에 깊이 빠져던 주부 중에서 부부싸움 끝에 극단적인 살인을 저지르거나 채팅에서 만난 남자와 해외로 도피하여 급기야 이혼까지 이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서울, 두 아이의 엄마였던 30대 명모 씨가 인터넷 게임을 통해 빠져던 채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계기로 발생한 부부싸움 끝에 남편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물론 극단적인 예를 먼저 들긴 했지만, 최근 이혼사유란에 심심치않게 아내의 인터넷중독으로 인한 것이라고 적어넣는 횟수가 빈번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인터넷 채팅에 중독된 여성수가 점점 늘어나고 피해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부들이 쉽게 빠져들고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는 채팅문화 중에서도 가장 비밀스럽고도 위험한 것은 바로 '사이버섹스'이다. 사이버섹스는 내가 생각하기엔 채팅의 수준을 넘어선 정사를 담보로 한 위험한 줄다리기라는 생각이다.

수많은 사이버섹스에서 상대방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 장난삼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진짜일 경우 장소와 시간만 맞는다면 혼외정사로 이어질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혼외정사로 이어지지 않는다손치더라도 사이버섹스일망정 이미 다른 여자나 남자를 마음 속에 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불륜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유태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선 자위행위를 죄스러운 행위라는 지적이 여러 번 나온다. 실제로 쌍방합의하에 섹스를 하는 것보다 자위를 위해 상상속에서 범하는 것이 더욱 나쁘다는 것이 탈무드의 주장이다.

인터넷 게시판 곳곳에서 채팅에서 만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주부들의 한숨섞인 글들이 가끔 올라오는데, 그 내용들 살펴보면 대부분은 혼란스럽지만 주부로서, 아이의 엄마로서의 본분을 지키겠다는 것이지만 간혹 혼외정사로 이어졌음을 고백하는 글도 올라온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때론 답답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심심풀이로 시작한 인터넷채팅이 사이버섹스로 이어진다면 결국 그 종말은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터넷 채팅은 여가시간이 많은 주부들에게 있어선 좋은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제력을 상실하는 순간 행복했던 가정은 송두리채 사려져 버림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맺음말

두루넷에서 얼마전 기념행사 사은품으로 화상카메라를 선물받았다. 요즘 이 화상카메라 보급이 늘어나면서 채팅도 서로 얼굴도 보면서 하는 등 채팅문화도 점차 익명의 공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화상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일부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서로의 신체를 보여주는 것이 유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쁜쪽으로 응용은 참으로 빠르다라고 느끼며, 어처구니 없음에 고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그런 행동을 한 청소년들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데이타들은 서버에서 삭제하지 않는 이상 각 사이트마다 남게 된다. 이것들이 혹시나 몰래카메라로 악용될 수도 있을텐데 걱정도 안될까?

각설하고 아버지는 원조교제자, 자식은 원조교제대상자 그리고 엄마는 사이버섹스 중독자... 이런 그림을 그려본다면 너무나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채팅을 통해 발생하는 여타 사회적인 문제중에서 원조교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과 법적인 제재는 활발한데 비해, 채팅에 빠지고 사이버섹스를 통해 불륜으로까지 이르러 가정의 존립을 흔드는 주부들의 채팅문화에 대해선 사회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

물론 주부들의 사이버섹스에 대한 법적인 제재를 강화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리고 마땅히 처벌할 기준이나 근거도 마련할 수 없다.

하지만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던가!
그들 주부 스스로가 깨닫지 못한다면 결국 가정붕괴는 물론 사회전체의 존립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놓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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