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값 폭락, 농민 '풍년시름'

쌀값 이어 무·고추·돼지 등 최고30% 하락

등록 2001.10.21 21:10수정 2001.10.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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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쌀값 하락에 이어 배·단감·고추·무·방울토마 등 과채류와 돼지 등 농축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특히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가을 무와 시설원예고추 등 일부 농작물은 최고 30%까지 가격이 폭락한 데다 인건비 등 제반 영농비까지 상승해 해당 농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오후 태안읍 송암리 시설원예고추 하우스에서 작업을 하던 김모(48) 씨는 지난해 10kg에 2만원하던 고추가격이 올해는 풍년으로 5천원 가량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이와 함께 가을무는 지난해 평당 3천원하던 것이 올해는 2천원대로 30% 이상 폭락했으며 지난해 1kg에 5천원선에서 거래되던 방울토마토도 올해는 4천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배 가격도 15kg들이 1상자에 1만원~1만7천원대로 지난해 이맘 때의 1만6천원~2만원대에 비해 3천원~6천원까지 떨어졌다.

또 본격 출하가 시작된 '밤' 등 단감 값 역시 15kg들이 1상자에 1만6500원~2만1천원대로 지난해의 1만8천원~3만원대에 비해 많게는 30%가량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과채류 가격이 폭락한 것은 지난해에 비해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은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까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배농민들은 "인건비를 포함한 제반 영농비는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지만 과채류 가격은 계속 하락해 생산비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최근 들어 돼지값마저 폭락해 축산농가에서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태안읍 삭선리 김수남(48) 씨는 "전반적 경기침체에 따라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었다"며 "지난달에만 하더라도 15만원선을 유지하던 출하가격이 이 달 들어서는 12만원선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돼지값 폭락의 주요 원인은 우리나라가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지난달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증받아 수출량의 90%를 차지하는 일본에 대한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생각한 전국의 사육농가들이 어미돼지의 사육두수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산축협 관계자는 "태안의 축산농가는 5천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해 도내 전체 양돈농가의 12%를 차지한다"며 "정부는 11월까지 상환하게 돼 있는 농가부채를 내년 6월까지라도 연장해 농가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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