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닥에 얼굴대고 자지 말라하는데

안면신경마비

등록 2002.01.25 14:30수정 2002.01.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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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 <허준> 덕분에 유명해진 병이 있다. 허준이 공빈마마 동생의 입이 돌아가자, 이의 치료를 놓고 어의 양예수와 맞서다 손목이 잘릴 뻔했던 '구안와사'란 질병이 그것이다.


한방에서 '구완와사', '와사풍' 이라고 불리는 이 질병은 양의학에서는 얼굴에 분포하는 제7뇌신경(안면신경)의 마비로 인한 질병에 해당한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안면신경이 시작되는 뇌의 문제로 인한 마비는 '중추성 안면마비'라 하고, 뇌를 나와 얼굴까지의 신경경로의 어느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말초성 안면마비' 라고 한다.

90% 이상이 말초성 안면마비인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된다. 이마의 경우 양쪽의 안면신경이 함께 분포하기 때문에 중추성 안면마비에서는 말초성 안면마비와는 다르게 한쪽이 마비되더라도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를 일으키는 원인은 이 신경이 통과하는 귀뼈(측두골) 부근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중이염이나 외상), 신경종양이나, 주변의 종양으로 인한 압박, 전신질환 (당뇨, 갑상선기능 저하증, 신경근병증 등)에 의해서 생길 수 있으며, 여러 검사를 해도 뚜렷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 벨마비(Bell’s palsy)라고 진단하게 된다.

벨마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설로는 바이러스 감염, 허혈성 혈관질환에 의한 마비, 당뇨에 의한 혈관 장애, 다발성 신경염, 자가면역성 질환, 한냉 노출, 유전설 등이 있지만, 최근에는 임상적 증상과 바이러스 항체 수치의 변화를 바탕으로 헤르페스 심프렉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위에서 흔히 듣는, 찬 바람을 직접 얼굴에 쏘이거나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잠을 자다가 입이 돌아갔다든지, 용한 한의사를 만나 침을 맞고 좋아졌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 벨마비로 볼 수 있다.

이 벨마비는 급성 안면신경마비중 가장 흔한 것으로 대개 갑자기 나타나고 48시간 이내에 가장 심하게 마비가 진행되며, 마비가 발생하기 직전에 귓바퀴 뒤쪽에 통증이 있거나 두통이 나타난다. 벨마비의 경우 대부분 정상회복되는데,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늦어도 12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 10 % 정도는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그 밖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램지-헌트증후군)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완전 회복률은 낮고,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안면신경마비는 적절한 항생제나 수술적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

이러한 안면신경마비는 별다른 예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고 숙면과 적절한 휴식으로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며, 특히 40-50대,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외이도염이 진행하여 안면신경마비를 비롯한 뇌신경마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이나 대중 목욕탕에서 오염된 면봉이나 기구로 귀지를 제거하다가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한다. 또 임산부에서 3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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