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너무 빠지는 게 아닌지...

나준식의 <오마이건강>

등록 2002.02.14 22:58수정 2002.02.16 20:0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머리카락에 문제가 생기지만, 머리카락 외에도 간혹 수염, 눈썹 등에도 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머리를 감다가 지나치게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을 보고 혹시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으로도 머리카락은 하루 100개 정도는 빠질 수 있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 개 정도인데 성장, 퇴화를 거친 휴지기의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며 이는 계절, 나이, 건강상태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가을철에 많이 빠지게 된다.

탈모가 진행되면 모발의 굵기가 가늘어지고 자라기 전에 빠지므로 길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탈모증의 진단은 빠지는 머리카락 숫자만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머리카락의 굵기가 평상시보다 가늘어지면서 하루 100개 이상씩 빠지는 상황일 경우 의심하게 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대머리와 탈모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자에게도 대머리가 있을까?

대머리란 전체 모든 탈모증의 약 80%를 차지하는, 유전적 영향을 받는 남성 호르몬(안드로겐)의 과다한 작용에 의하여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증의 한 형태다. 이러한 유전성 안드로겐 탈모증은 특징적인 형태의 탈모양상을 보이는데, 앞머리와 윗머리에는 잘 생기지만, 뒷머리와 옆머리의 머리카락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탈모가 잘 생기지 않는 것이다.


집안에 대머리의 내역이 있으면서 이러한 양상의 탈모가 있다면 유전성 안드로겐 탈모증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안드로겐 탈모증은 남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형 안드로겐 탈모증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30-40%에서는 내분비 기능 이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처럼 앞머리 이마부터 벗겨져 올라가는 전형적인 남성형 대머리 형태를 보이면 안드로겐 과다분비에 대한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대머리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20대에 시작된 대머리의 경우 빠르게 탈모가 진행되며 심한 대머리가 되는 경향이 있어 결혼 적령기의 남성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되곤 하는 것이다.

대머리를 근본적으로 예방한다거나 치료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호르몬대사에 관계하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발모를 자극하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모낭이식, 두피재건술 등의 수술적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지만, 적지 않은 비용으로 일반인들이 시행받기에는 어렵다.

그렇다고 시중에서 마구 유통되는 발모제니 치료제니 하는 것들을 함부로 남용하기 보다는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모근이 살아있는 초기에 적절한 조치와 약물치료를 하면 진행을 더디게 하거나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수험생 등과 같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한 경우 생기는 탈모증으로 원형탈모증이 있다. 말 그대로 원형으로 동그랗게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가렵거나, 아프거나 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이발소나 미용실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원형탈모증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면역이상 환자들에서 많이 생기기 때문에 면역기능의 문제로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환자 중 80% 이상에서 4-12 개월 안에 자연 치유가 되지만 재발이 흔하다.

원형탈모증의 치료는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주사를 맞는 방법이 있고, 면역기능을 자극하는 약물을 바르거나 남성형 탈모증 치료에 사용되는 미녹시딜(minoxidil)을 바르는 방법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전신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 예방이란 특별한 것은 없고, 평소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이 도움이 된다.

머리가 가늘어지거나 하는 과정 없이 휴지기 모낭의 비율이 현저히 증가해서 매일 100-400개 이상의 머리털이 빠지며 갑자기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이 빈약해 지는 경우, 휴지기탈모증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수술, 급격한 몸무게의 변화 및 열병 등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 항응고제, 과량의 Vitamin A, 혈압약 및 통풍 치료제 등과 같은 약물 투여, 분만, 피임약 및 폐경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 빈혈, 영양결핍 및 갑상선 질환 같은 만성질환 등이 원인이 된다.

휴지기 탈모증은 그 원인자극이 생긴 후 2-4개월 경과한 후부터 시작되지만 계속적인 원인 자극이 없으면 6개월 정도 후에는 자연적으로 모발이 회복되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