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그런 코치가 있을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등록 2002.08.11 23:42수정 2002.08.12 10:18
0
원고료로 응원
얼마 전에 가게에 오는 단골손님에게서 책을 한 권 선물받았다. 가게에서 종종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봐온 손님이 읽어보라며 사가지고 온 것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인데, 나는 사실 처음 보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끔 대중매체에서 접하던 '루게릭'이란 병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참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을 생각하면 그렇게 편안한 느낌일 수가 없다.


이 책은 '루게릭병'에 걸린 노교수와 그의 죽음을 지켜보는 한 제자와의 아름다운 삶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지도교수와 끈끈한 연대감을 느끼며 토론하고 논문도 쓰고 하던 제자는 졸업 후 찾아뵙겠다고 약속을 하고서는 자신의 삶에 바빠서 교수를 한 번도 찾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16년만에 병에 걸린 교수를 TV에서 보고는 재회를 하게 된다.

매주 화요일마다 교수를 찾아가며 예전 대학에 다닐 때처럼 둘은 토론하고 또 교수의 강의를 듣곤 한다. 그리고 교수는 지금 나누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논문을 쓰고 그것을 '화요일의 프로젝트'라고 명하자고 한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사랑하는 교수의 강의를 듣는 제자의 마음이 어땠을까? 아마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한 감동을 주는 내용이 가득하지만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온 내용은 바로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자식을 낳아야 되느냐 낳지 말아야 되느냐 물을 때마다, 나는 어떻게 하라곤 말하지 않네. '자식을 갖는 것 같은 경혐은 다시 없지요'라고 간단하게 말해. 정말 그래. 그 경험을 대신 할 만한 것은 없어. 친구랑도 그런 경험은 할 수 없지. 애인이랑도 할 수 없어.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하네."

요즘 나는 아기를 가지려고 준비중인데 그래서 더욱 더 깊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내가 직접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고 마지막에 모리 교수가 병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는 장면에선 마치 내가 아는 분이 죽은 것 같은 느낌에 눈물까지 쏟아야 했다. 여유를 좀 가져보길 원하는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제목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지은이 : 미치앨봄
출판사 : 세종서적
a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김미영



덧붙이는 글 | 마침 오늘 이 책을 나에게 선물해준 단골손님이 가게에 들렀습니다.  나는 너무너무 고맙다고, 이렇게 좋은 책을 읽게 해줘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마침 오늘 이 책을 나에게 선물해준 단골손님이 가게에 들렀습니다.  나는 너무너무 고맙다고, 이렇게 좋은 책을 읽게 해줘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 수업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살림, 201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3. 3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