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이날 연대사를 통해 김대중정권을 강력히 비난했다석희열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김대중정권은 노동자 농민 서민을 배반한 배신정권이요, 원천적인 불법정권"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뒤 "노동자 농민 다 죽이는 김대중정권과 경찰을 국민이 엄중히 심판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국민의 이름으로 이 정권을 청산하자"며 현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현찬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연대사를 통해 "이렇게 많은 우리 노동형제들이 노동현장에서 쫓겨나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연 뒤 "김대중정부는 우리의 여중생 둘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는데도 말 한마디 못하는 무능한 정권"이라고 비난하고 "이러한 정권에게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우리 함께 똘똘 뭉쳐서 이 땅의 노동자 농민의 생존권을 함께 지켜내자"고 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정부는 자기들 입으로 잘 해결해보자고 해놓고 11일 새벽 기습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하여 우리 조합원들을 개 끌듯 끌고 갔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전국의 노동자 농민 동지 여러분들이 실망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더 큰 투쟁의 길에서 승리의 벅찬 가슴으로 다시 만나자"고 사자후를 토해냈다.
근래 최대의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악질 사용자 처벌, 민주노조 사수, 노동법개악 저지와 경찰병력 투입·노동운동 탄압 김대중정권 규탄대회'라는 긴 명칭의 이날 대회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묘공원을 출발하여 명동성당까지 2시간에 걸친 거리행진을 벌였다.
오후 4시 10분경 민주노총의 대형 깃발을 앞세우고 대규모의 거리행진이 시작되자 시위규모는 삽시간에 7천여 명으로 불어났다. 모처럼 만난 거대한 거리행진이 신기한 듯 길 가던 수백 명의 시민들이 인도를 가득 메운 채 지켜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