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검열하지 말라!"석희열
그는 또 "KBS가 최종 편성불가 방침을 정한 것은 자신들의 수정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창작자의 제작의도를 무시한 채 제목을 바꿔라 마라, 장면을 삭제하라 마라하는 것은 명백한 검열행위"라고 규정하고 "제2의 영화를 만들어서라도 끝까지 주민등록증 문제를 제기하면서 검열철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KBS '열린채널' 시청자운영협의회는 다큐인 박종필 감독의 <에바다 투쟁 6년-해 아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하여>에 대해서도 불방결정을 내린 바 있다.
17일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지문날인 반대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마리오 감독을 만나보았다.
-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는 언제 제작했나.
"몇 달간의 준비기간과 제작기간을 거쳐 작년 10월에 후반작업을 다 마쳤다."
- <...찢어라>를 만든 계기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주민등록증 지문날인 반대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다. 우리의 주민등록증제도 속에는 파시즘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 알다시피 주민등록증제도는 박정희가 주민통제를 목적으로 시작한 제도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파시즘적 요소들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었다."
- 그럼 지문날인 거부자라는 말인가.
"그렇다. 난 주민등록증이 없다.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기타 신분증명서로 생활하고 있다."
- KBS '열린채널'에 방영신청을 언제 했나.
"열 손가락 지문날인 등 현행 주민등록증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여론화하기 위해 올해 1월 신청했다."
- KBS가 주장하는 편성불가 이유가 무엇인가.
"KBS에서는 비속어 사용 장면과 공무원의 음성 등장 부분, 박정희 생가 장면의 삭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제목의 '찢어라'의 표현이 너무 과격하고 위법행위를 조장한다며 '찢어라' 대신 '철폐하라'로 순화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훈수를 하기도 했다. 이런 요구들을 수용하지 않으면 방영하지 않겠다는 것이 KBS에서 밝힌 명목상의 방영불가 이유다."
- 이의제기를 했다고 들었다.
"지난 4월 편성불가 방침을 통보받은 후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KBS에서 지적한 비속어 장면을 삭제하고 공무원의 음성 부분은 해당 공무원의 동의를 받았음을 입증하는 한편 박정희 생가 장면은 지난 1968년 주민등록제도가 도입된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장면이라는 점과 제목에서 '찢어라'라는 용어가 심의규정을 위반하거나 위법행위가 아님을 변호사·법학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서를 첨부하여 지난 5월 이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KBS '열린채널' 시청자운영협의회에선 지난 7월24 최종적으로 편성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이의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자신들의 수정 및 삭제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