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박효원
이 날 업무 정지와 이사회 저지는 이미 예견된 싸움이었다. 그동안 이사회와 노조는 CBS 개혁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대립을 계속해왔다.
지난 2개월 동안 노조는 '이사회 권위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의 개혁안을 제안했다. 실제 노조는 사장 추천위원회의 직원대표 수를 3인에서 2인으로 줄였으며 이사회 내부에 두려고 했던 경영자문위원회를 사장 산하에 두기로 결정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렇지만 노조와 이사회는 사장선임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사회 임원진을 개편한 뒤 개혁안에 따라 사장을 선임하자"고 주장했지만 이사회 측은 사장 선임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사회와의 대화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9월 5일 이사회 산하 쇄신위원회(이하 쇄신위)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쇄신위는 노조와의 충분한 대화 없이 사장 선임 절차 강행을 결정했고 표 이사장은 쇄신위 건의를 받는 형식으로 30일 이사회 소집을 통고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10월 5일로 임기가 끝나는 표용은 이사장이 권 사장을 다시 사장으로 앉힌 뒤 자신은 종신이사로 남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표 이사장은 수차례에 걸쳐 공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임기 중에는 후임 사장 선임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와 목회자 178명, 'CBS정상화를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 등도 지난 9월 27일 성명을 발표해 표용은 이사장 및 권호경 전 사장 퇴진, 서면투표 중지, 개혁방안 마련, 6.26 합의 이행 등을 요구했다.
| | "권 전 사장 연임 무조건 막겠다" | | | | 사장실 앞에 모여있는 노조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후 향방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으며 일부 노조원들은 피곤한 듯 무릎을 세우고 앉아 엎드려 있기도 했다.
오전 11시부터 사장실 앞을 지키고 있는 노조원 최승진(보도국 기자)씨는 "착잡한 심정과 사측에 대한 분노, 앞으로 싸움에 대한 결의가 뒤섞인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노사간의 약속을 회사 측이 파기했다"며 "사장의 3연임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업무중지는 무기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날 CBS는 비노조원과 부장급 임원들의 비상근무로 방송업무를 진행했다. / 권박효원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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