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관심 떨어지는 대학가 선거

경북대 학생회 선거, 12개 단대 중 후보등록 3곳만

등록 2002.10.31 13:46수정 2002.11.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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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승욱
매년 11월이면 각 대학별로 학생회 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떨어지는가 하면, 후보자를 세우지 못하는 곳도 있어 대학 선거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11월 11-12일 이틀간 경북대학교는 2003년도 총학생회 및 각 단과대학 학생회의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치를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경북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현익 중문과 회장)를 통해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후보자 등록 접수 결과 12개 단대 중 후보자가 등록한 곳은 사회대, 생과대, 경상대 등 3군데에 그쳤다. 특히 총학생회의 경우에도 아무런 후보도 등록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관계자들이 애간장을 태웠다.

이에 따라 경북대 중앙선관위는 후보자가 등록한 단대의 경우 예정대로 선거를 치르기로 하고 후보자를 세우지 못한 단대와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내달 25일과 26일, 이틀동안 선거를 실시하고 후보자도 재등록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북대를 비롯해 다른 대구지역 대학들의 학생회 선거가 연기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의 경우 내달 21일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었지만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내년 봄에 보궐선거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제대로 치러진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관심은 점차 떨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총학생회연합'(대경총련) 한 간부는 "설사 후보자를 준비해 학생회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는 곳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 선거열기는 거의 없다고 각 학교의 일꾼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대구지역의 경우 계명대가 오는 5일 선거를 실시할 계획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대구대는 13일, 영남대와 대구교대는 21일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학생들의 투표율도 떨어지는 형편이라 투표일을 연장하는 등 고육지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학생회 내부도 자성 목소리 "자기비판 필요"

대학 선거 열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자 학생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대 한 단대 간부는 "일단 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자기비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학생회 선거라는 것이 한 해 사업을 정리하고 학우들의 평가를 받는 자리인데, 그만큼 학생회 사업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회와 학생운동의 위상이 떨어짐에 따라 학생회를 책임질만한 간부들이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현직 경북대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각 단대에서 핵심적인 일꾼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어 후보자를 물색하고 추천하는데도 그만큼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선거는 정책적 차이를 보이면서 여러 후보들이 경쟁하는 선거로 학우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단선으로 치러져 학우들의 흥미가 떨어지는 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대경총련 한 관계자는 "학생회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더디기만 한 측면도 있다"면서 "우선 학생회 선거를 바라보는 일꾼들의 인식에 대해 자성하고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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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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