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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긴 겨울밤! 따뜻한 방안에서 있다가 움직이자니 게을러터진 몸만 탓한다. 누가 나서서 뭐라도 만들어 주면 먹어주겠다는 생각만 그득하다. 서로 미루다가 허한 배를 움켜쥐고 뒤척이느니 나라도 나서면 잠 못 이루는 일까지는 없잖은가? 자꾸 입안이 궁금해지고 출출하면 간단히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참 먹는 것도 사는 재미 중 하나다. 주부를 성가시게 할 필요도 없다. 고기를 구워 먹고 전을 부쳐먹을 만큼 대단한 공력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집안에 있는 것을 활용하는 생활의 지혜를 발휘해 보자.
시간도 적게 걸리고 재료 준비도 간단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어른들도 즐기시는 옛맛을 찾아보자.
<1> 라면김치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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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루룩~호루룩 먹는 소리가 들린다 ⓒ 김규환
먹다 남은 김치를 꺼내서 물을 넉넉하게 붓고 끓인다. 다음으로 식은 밥 한 그릇을 넣어 뚜껑을 덮고 죽이 되게 끓인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 라면을 네 조각 내 마저 덮어서 끓인다. 더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마늘 두 쪽만 넣고 고춧가루 조금 풀면 된다.
건더기스프는 미리 넣어도 되지만 양념스프는 맨 마지막에 넣어야 면이 잘 익는다. 간을 맞출 때는 김치가 적당량 들어갔으므로 스프를 1/3 정도 남겨야 한다. 몇 분만 더 끓이면 맛난 라면김치죽이 된다. 밥이 들어갔으므로 면발도 더 부드러우며 김치 덕에 느끼한 맛도 덜하여 한 번 먹으면 자꾸 해 먹고 싶어지는 맛난 요리다.
<2> 동치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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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면서 시원하고 시큼한 맛 ⓒ 김규환
남은 동치미와 동치미 국물 한 국자 정도 더 넣고 물을 조금 부어 마늘 세 쪽과 국물 멸치 5마리를 똥만 빼고 부숴 넣고 끓이면 된다. 소금으로 간만 맞추면 담백하면서도 동치미 채가 서걱거리고 아삭아삭 하여 씹는 재미와 들리는 소리가 기분을 좋게 한다. 국물 맛이 시원하다. 밥 한 그릇 뚝딱 하기에 좋다.
<3> 밥 위에 올린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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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위에 올려 놓으면 잘 익어요 ⓒ 김규환
길쭉한 고구마를 한 두 개를 밥 할 때 흙을 털어 씻고 엇비슷하게 두 토막으로 내 밥을 앉힐 때 올린다. 주의할 것은 고구마에서 수분이 빠져 나오므로 밥물을 평소보다 두 숟갈 정도 덜어내야 한다. 먹을 줄 아는 사람은 신 김치에 싸서 먹는다.
<4> 홍시(紅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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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루에 넣어 우지뱅이(짚덮개)를 씌워 놓으면 땡땡 얼지요 ⓒ 김규환
가을철에 감을 사뒀다가 상온에 두면 홍시가 된다. 홍시가 되면 베란다나 창가에 둬서 차갑게 보관했다가 얼음이 조금 배기게 두면 자연이 주는 아이스크림을 맛 볼 수 있다.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보충에도 좋다.
껍질만 벗기고 홍시가 흘러내릴까 후루룩 빨아먹는 재미도 남다르다. 대봉시 하나 먹으면 밥 한 그릇 먹는 것보다 배부르다. 낮에 언제고 시장에 가서 감을 사서 냉동실이나 한 데에 둬 한 번 얼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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