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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등 분 해서 하나는 아이 고모 줬습니다. ⓒ 김규환
입안이 까실까실하고 입맛이 없다. 명절 뒤 끝이라 또 고기를 먹는다는 것도 좀 뭐하다. 내 입맛을 사로잡을 싸고 푸짐한 것 뭐 없을까?
퇴근길에 아내에게 파래를 사오라고 부탁하고 반찬은 내가 만들기로 했다.
“파래만 사가면 되나요?”
“대파도 한 단 사오면 좋지요.”
“마른 걸로 사면 되죠?”
“한 3000원이면 하나 살 수 있을 겁니다.”
예년 같으면 진즉 파래 한 덩이는 먹어 치웠을 터인데 올해는 그 파릇파릇한 파래를 잊고 살았다. 왠지 요즘 밥 맛이 없었다. 나는 물 파래는 싫어한다. 김이 섞인 거뭇하고 파릇하며 갈색이 약간 섞인 것이라야 더 보드랍고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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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게 찢어서 갖은 양념을 한 후 간장을 뿌려서 조금 둔 다음 무치면 됩니다. ⓒ 김규환
일단 파래를 먹을 만큼 떼어내고 나머지는 봉지에 잘 밀봉을 해둬야 오래 먹는다. 잘게 찢어서 엉기지 않게 한 다음 마늘을 다지고, 파, 양파를 송송 썰어 넣고, 참깨와 고춧가루를 고루 뿌려 섞이게 하면 양념은 되었다.
조선간장만 넣게 되면 짜서 먹기 힘들므로 조선간장과 양조간장을 반반 섞어서 쓰면 특별히 물을 넣지 않아도 손끝으로 예쁘게 살살 무쳐서 10여 분 기다리면 간이 고루 밴다.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방울 톡 떨어뜨리면 되는 간단한 반찬거리다.
파래를 무칠 때 주의할 점은 미리 간을 다 하지 말아야 한다. 싱겁게 하거나 물을 치면 비린내가 날 수도 있으니 살짝 짜게 해서 먹는 게 좋다. 너무 짜다 싶으면 더 찢어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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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줄었습니다. 넉넉하게 준비하세요. 여기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면 향이 참 좋습니다. ⓒ 김규환
마땅한 찬거리와 봄내 나는 푸성귀가 귀한 요즘 파래와 김, 미역으로만 상을 차려보자. 제철이기도 하고 맛도 가장 좋을 때이다. 미역국에 프라이팬을 달궈 살짝 구운 김, 파래무침을 한 젓가락씩 먹으면 꽤 괜찮은 식단이 될 듯하다.
신 것 좋아하는 분은 물미역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보자. 굳이 물미역을 살 필요 없이 있던 마른 미역을 씻어 반뼘 길이로 보기 좋게 썰어내면 볼품도 있고 물미역 맛에 가깝다. 엔 미역냉국을 만들어 먹어도 된다. 오이는 제철이 아니므로 사지 말고 양파만 조금 더 넣으면 되며 시큼한 맛이 입맛을 되찾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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