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45

난 말 도둑이 아니야(5)

등록 2003.02.11 14:09수정 2003.02.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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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숨을 참았다가 천천히 들이쉬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하여 세 번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반복 또 반복한 결과 넘길 수 있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도록 냉혈살마과 비접나한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이회옥의 호흡은 세 번이 네 번 되고, 다섯 번이 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몇 번인지 헤아리지 않게 되었다.


"형님! 서, 설마 저 녀석이 운기조식법을 배운지 며칠만에 운공삼매경(運功三昧境)에 빠진 것은 아니겠죠?"
"허허! 왜 아니겠느냐? 보고도 몰라? 분명 몰아지경(沒我之境)에 빠져있다. 이건 저 녀석이 정력(定力)이 정심(貞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어쩌면 우리가 괴물을 키우는 건지도 모른다."

비접나한의 놀란 음성에 냉혈살마의 음성 역시 약간 들뜬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며칠만에 운공삼매경에 빠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분심(分心) 때문이다. 운공 중에 다른 생각이 들기 때문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소림사나 무당파와 같은 명문정파에서는 제자를 받아들일 때 많은 것을 따진다. 첫째는 정파인의 자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양민의 자식들을 제자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그 경우는 무공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판단될 경우뿐이다.

그런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는데 나이가 어려야하고, 굳은 심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그들조차 운기조식법을 배운지 며칠만에 운공삼매경에 빠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아니 거의 없었다.

조금의 분심도 없다는 것은 득도(得道)한 고승과 마찬가지의 정력(定力)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문하자마자 득도하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운공삼매경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한편 이회옥은 체내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었다. 명문혈을 통해 들어온 순수한 우주의 기운은 나선을 그리면서 단전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같은 순간 괄약근에서 시작한 차가운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 백회혈을 지나 인중에 이르렀고, 이곳으로부터 뜨거운 기운이 가슴을 타고 단전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이 순간 체내의 탁한 기운이 명문혈을 통해 밖으로 발산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동시에 전신 대소혈맥을 타고 흐르는 미약하기는 하지만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순양지기(純陽之氣)였다.

아직 동정(童貞)을 잃지 않았으므로 타고난 원양(元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기에 불과 며칠의 운기조식만으로 순양지기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정심한 정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고도의 집중력을 지녔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전신 혈맥을 순회한 순양지기의 종착역은 역시 단전이었다. 이회옥은 진기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어떤 경로를 통하는지를 뇌리에 각인해 두었다.

"진기의 흐름을 느꼈느냐?"
"그렇습니다."

이회옥이 긴 한숨과 함께 운기조식을 마친 것은 운공삼매경에 빠진지 삼 일 만이었다. 그 자신은 모르고 있으나 그의 눈빛은 삼 일 전과는 사뭇 달랐다.

전에도 총기가 있어 보이기는 하였으나 눈빛이 맑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형형하지는 않지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회옥은 냉혈살마의 물음에 자신 있는 어투로 대답하였다.

"흐음! 그래? 그럼 한번 말해봐라."
"예! 처음 단전에서 시작한 것은…"

이회옥은 천천히 당당한 어투로 대소혈맥의 명칭을 댔다.

"흐음! 그것뿐이더냐?"
"……?"

"네 자신은 많은 것을 본 듯하지만 실제는 달리는 말을 타고 지나면서 산을 보았다. 다시 운공조식을 해라."
"예에…? 무슨 말씀이신지?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니요?"

"숲은 보았으되 나무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너는 마땅히 나무를 보아야 할 것이며, 그 나무의 잎사귀가 어떤 모양인지, 어떤 열매가 얼마만큼 달렸는지까지 알아야한다."
"……!"

잠시 후 이회옥은 또 다시 운공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숨쉬는 것을 운공조식(運功調息)이라 하는 이유를 아느냐?"
"예? 잘 모르겠어요."
"녀석, 조식이란 글자 그래도 숨을 고르는 것이다. 그럼 숨만 고르기만 하면 뭐든 되는 줄 아느냐? 숨을 쉬되…"

운공에서 깨어나자마자 냉혈살마와의 몇 마디 대화를 끝으로 이회옥은 또 다시 운공삼매에 빠져들었다. 며칠을 굶어 약간 수척해지기는 했지만 병색(病色)은 전혀 없었다. 그가 삼매경에 빠져 있는 시간은 점점 길어져 나중엔 며칠만에 한번 입을 열기도 하였다.

"인체에는 삼백육십 대소혈맥이 있는데…"

냉혈살마의 설명에 이회옥은 처음에 왜 주마간산이라는 표현을 썼는지를 깨닫고 부끄러웠다. 인체에 세맥(細脈)과 잠맥(潛脈)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몇 차례 운공삼매를 경험하는 동안 많은 것을 깨달았건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냉혈살마의 무공 교습법은 과거 왕구명이 그러하였듯이 먼저 느끼게 하는 독특한 방법이었다. 덕분에 이회옥은 나날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지옥거는 천천히 무림지옥갱을 향하여 전진, 또 전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알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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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를 증명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뒷부분이 이러하니 지금은 재미없더라도 꾹 참고 읽어 달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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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알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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