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은 석유전쟁, 패권전쟁"

대구경북자역 시민단체..."다음은 한반도"

등록 2003.03.20 22:25수정 2003.03.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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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구본부
미국의 대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20일,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20일 오전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구경북 민중연대, 통일연대, 여중생 대책위 등은 미군기지인 캠프워커(남구 봉덕동)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침략전쟁 중단 ▲정부의 파병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날 발표한 기자 회견문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비극이 일어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부시대통령이 내세우는 독재자 제거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그리고 이라크와 이라크가 지원하는 테러단체에 의한 미 본토의 위협 등 그 어느 것도 이번 전쟁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이라크 침공에 대해 "미국이 석유자원을 확보하고 세계 패권을 확대하기 위한 '석유전쟁'이고 '패권전쟁'이다"라고 규정하고 "지금이라도 전쟁이 중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우리 손에 피를 묻히고, 우리의 입으로 평화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라면서 "미국에 의해 벌어진 북핵 시비로 인해 우리 민족도 엄중한 정세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대구 중심가에서 '이라크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오는 22일 오후 3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2차 대회를 열 계획이다.


앞으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쟁반대를 요구하는 ▲'지역 각계인사 선언식' ▲각 단체 사무실 인근에 '전쟁반대' 플래카드 부착 ▲전쟁반대 사진전 개최 ▲1인 시위 ▲인터네 사이트에 'NO WAR!' 배너 달기 ▲백악관 이메일 보내기 운동 등을 진행한다.

"미국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즉각 중지하라"
기자회견 전문

오늘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비극이 일어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18일 이라크에 선전포고를 하고 마침내 오늘 침략전쟁을 개시하였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이번 전쟁이 아무런 명분도 없고 부도덕한 전쟁임을 밝혀왔다. 부시 대통령이 내세우는 독재자 제거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그리고 이라크와 이라크가 지원하는 테러단체에 의한 미본토의 위협 등 그 어느 것도 이번 전쟁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유엔사찰단의 사찰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으며, 미국은 아직까지도 이라크가 알 카에다를 지원했다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석유자원을 확보하고 세계패권을 확대하기 위한 '석유 전쟁'이고 '패권 전쟁'이다. 동시에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아무런 명분도 없고 유엔의 승인도 받지 않은 '침략전쟁'이자 '불법전쟁'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죽음과 전쟁후의 비참한 참상뿐이다.

유엔은 물론 전쟁반대를 밝히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그리고 전쟁에 가담하고 있는 영국과 스페인,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유례없는 반전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행되고 있는 미국의 이라크전은 이제 제어되지 않는 오만한 미제국주의의 실체를 전 세계에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이 전쟁이 지금이라도 중지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우리손에 피를 묻히고 우리의 입으로 평화를 말할 수 없다.
청와대는 이미 미국의 요청에 따라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대통령과 북한핵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받는 대신 이라크전을 지지, 지원하는 거래를 시도했다면 이는 엄청난 실수이다. 이라크 민중의 죽음을 담보로 우리의 평화를 부시에게 구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가 될 것이다.
역사상 최악의 전쟁범죄로 기록될 수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전에 가담한 한국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주변 국가에 호소한들 누가 우리의 절박함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전투병이 아닌 비전투병을 파병한다고 하더라도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동조했다는 명백한 사실을 없애거나 감출 수 없다.
점차 세계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패권주의와 운명을 같이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파병계획과 지지천명은 철회되어야 한다.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이다

[미국에 의해 벌어진 북핵시비]로 인해 우리 민족도 엄중한 정세에 직면해 있다. 부시 행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입에서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영변기습공격'을 비롯한 '북폭계획'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 전쟁 다음은 '한반도'가 당할 수 있다.

이런 때에 이땅에서는 RSOI훈련과 독수리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이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이 '한반도 전쟁위협 반대', '한미합동군사훈련 반대'를 외쳐야 한다.

전쟁이 가져올 참담한 결과는 결코 후세인 정권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여성, 노인, 어린이들을 비롯한 모든 이라크인들, 나아가 전 세계가 전쟁의 피해자가 될 것이다. 이라크에서는 이미 걸프전 이후 취해진 경제 제재로 인해서 5세 이하 어린이 5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UN의 보고서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최소 50만명의 사망자와 120만명의 난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엄청난 생명의 파괴는 결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평화는 절대로 전쟁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류는 미국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2003 3. 20
대구경북 민중연대, 대구경북 통일연대
미군장갑차 여중생 故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대구경북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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