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이 났구나
매쾌한 연기바람 사라져
들리지 않아,
하늘을 찢는 병정들의 소리
군중들의 함성도
가물거리는 의식도 접어
오늘은 우리가 없었던 날로
보내주자, 긴 한숨으로
사람들은 지쳤어
깊은 최면속으로
다 흩어지고 말았어
......
눈 감아 하늘을 보아
해골언덕 헤치고 오르는 새
어둠 하늘 뚫고 날아가는구나
자유롭게, 자유롭게
꽃바람 타고 멀리
평생을 찔러온 철조망을 뚫고
너와 나를 묶은 사슬 사이로
가는구나
이제는
동지를 위해 기도할 수 없어
다시 일어나라고 할 수 없어
오늘은 평화롭게
당신의 길을 가라고
아니, 그렇게 가고 오지 말라고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세종로에서
다시는 다시는 열사의 눈물을 만나지 말자!
'장애 해방 참세상'을 이루기까지
어느 봄날
청계천 육교 아래
돌뿌리 뚫고 피어오른 민들레 한포기
미풍에 꽃잎은 떨고...
당신의 아이들
얼굴에 그리움이 퍼지고
웃음 소리 들릴때
스치듯 지나가주오
당신의 얼굴로
힘찬 목소리로
그 환한 미소로
덧붙이는 글 | 작년 3월 28일 장애해방운동가 최옥란씨의 장례식에 참가했다가 차단당한 장례행렬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에서 쓴 詩입니다. 그날의 심정으로 1주기를 맞아 다시 추모하는 마음에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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