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박사는 북한 핵폭탄 기폭장치 개발에 관여"

[인터뷰] 윤여길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등록 2003.04.24 16:02수정 2003.04.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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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길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 박사가 북한의 핵폭탄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원래 여러 자료를 근거로 추정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경 박사가 해외로 망명함으로써 나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구면폭발파'가 주제다. 이는 핵탄두 기폭장치 개발과 직접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의 머리로 봤을 때 구면폭발파와 관련된 연구성과를 핵폭탄 기폭장치 개발에 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박사의 주장은 지난해 10월 한미합동안보세미나에 제출한 '북한의 침투용 지하 땅굴'이라는 제목의 글에 잘 나와있다. 그의 논문은 현재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www.ddanggul.org) 초기화면의 '특보 및 공지사항'에서 볼 수 있다.

"경원하 박사는 캐나다 맥길대학에서 (원자로 노심의 폭발 체계의 기본 원리인) '구면폭발'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논문 지도교수는 이 분야 전문가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지식 덕분에 경 박사는 핵 탄두에 필요한 폭발 메카니즘을 고안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경 박사가 북한에 들어간 지 5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했을 것이다."

(관련원문:The information I had was that Dr. Kyong won-ha, a South Korean immigrant to Canada, finished his graduate work in McGill University and defected to North Korea in 1980. The subject of his doctorate thesis was about "spherical detonation", which is the basic theory for implosion system of nuclear core and his thesis adviser was known as an expert in that field. With this knowledge, he might not have much difficulty in designing an implosion mechanism for nuclear warheads and therefore North Korea might have developed nuclear weapons within 5 years since Dr. Kyong's defection to the North if the onlydifficulty they had was the detonation system.)

다음은 윤 박사와의 일문일답

- 경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읽어보았나
"옛날에 가지고 있었지만 제목과 내용을 대충 본 정도다.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박사학위 논문이 '구면폭발파'가 주제이기 때문에 핵탄두 기폭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논문은 1989년 미국 국무부 관리들이 가지고 가서 현재 나한테는 없다."


- 어떻게 경 박사의 존재를 알게 됐나?
"지난 1980년대 초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국가안전기획부가 미국에서 제공받은 영변 원자로 위성사진을 나한테 가지고 왔다. 사진을 보니 핵무기 개발시설이었다. 그때부터 이리저리 자료를 찾다가 1978년 북한에 들어간 경원하 박사를 주목하게 됐다."

- 경 박사는 언제 입북했나? 1974년설이 많이 보도되는데.
"안기부 자료에는 1978년 경 박사가 입북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안기부 자료는 그를 댐 관련 전문가로 소개하는 등 오류가 있었다. 나는 그가 1978년 북한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1년 동안 핵무기 자료와 정보를 입수한 뒤 1980년 북한에 정착한 것으로 생각한다."


- 경 박사가 미 로스앨러모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모른다."

- 당신이 미국 정부에 경 박사의 정체를 알려줬다고 하는 보도가 있는데
"1989년 미 국무부 핵담당관을 만난 일이 있다. 그들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출했어도 기폭장치 기술이 없어 앞으로 5~6년간 핵폭탄을 완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경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여줬고 그들은 대단히 놀랐다. 경 박사의 존재는 미 정보기관에 내가 맨 처음 알려준 것이다."

-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최소 10개에서 최대 20개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 미국도 이를 알고 있지만 공개하면 당장 남한부터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숨기는 것이다."

-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까지 발견되지않은 남침땅굴이 최소 24개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물론이다. 북한의 남칭용 땅굴은 직접 내가 확인한 것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국방부가 국민들을 속이는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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