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0의 세상이 '꿈', 그래도 한발씩"
113주년 노동절, 거리에 선 노동자들

[현장] '차별철폐' 공세 나선 비정규직들..."누가 우리를 죽음으로"

등록 2003.05.01 14:03수정 2003.05.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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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권우성 김영균 류종수 권박효원 기자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제11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앞 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제11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앞 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5월 1일 오후 10시 15분>

[노동절, 거리에서 만난 노동자들]

해고 노동자들, "명절은 명절이나..."


아직 일터가 보장된 사람들이 그나마 '노동자 명절'다운 축제의 기분을 느꼈을 이날, 해고당하고 파업중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비장한 각오로 '연대투쟁'을 만들어 가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중에서도 작년 3월 민영화반대를 외치며 파업에 돌입했다가 해고당한 발전노조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해고자 복직'을 외쳤다.

발전노조 당진지부 김호(39)씨는 "25명의 해고자가 모여서 올해 정식으로 발전노조 해복투(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서 "우리는 민영화 반대를 위한 발전노조 투쟁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선봉에 선 상태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가지고 투쟁해왔다. 앞으로도 지난번 철도노동자들이 임단협투쟁을 통해서 복직됐던 것처럼 우리도 당당한 투쟁을 통해서 다시 사업장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화물운송노조 임두순(41)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임씨는 이날 새벽같이 올라와서 자신의 레미콘을 대학로에 세워놓은 채 '레미콘 운전자도 노동자임을 보장해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그는 "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생활하고 있는데 우리는 밖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에서 그나마 위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아직까지 법원의 판례로 인해 레미콘 운전자들이 노동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여러 사업체에서 단체협상에 응하고 있는 실정이면서도 우리가 속한 유진기업 부천분회 소속 레미콘 노동자들은 아직 복직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절이 축제로만 다가오지 않는 자신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민주노총은 정규직들만의 조직인가?"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종로거리 아스팔트위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종로거리 아스팔트위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노총은 이번 노동절을 맞아 '비정규직 철폐' 주간을 선포하면서까지 비정규직 문제를 이날 집회의 주요 이슈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문제는 민주노총의 '주역부대'가 대규모 사업장 정규직 노동자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민감한 사안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노동자의 힘> 소속 황정일(35)씨는 "이번 노동절의 핵심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를 비중있게 들고 나왔으나 실제로 이 집회에 비정규직 노동자 당사자들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비록 '비정규직 철폐'라는 구호는 넘치고 있지만 과연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번 노동절을 맞아 얼마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노의학(34)씨도 이날 민주노총이 내세운 구호들에 대해서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원래 민주노총이 정규직 노동자들로 큰 틀이 짜여져 있지만 큰 사업장 밑에만 해도 하청업체 노동자, 식당 아지매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천지 삐까리 아입니꺼. 이런 사람들부터 먼저 끌어안은 다음에 사회개혁 투쟁이니, 산별노조 건설이니 하는 문제를 내세워야 하는 긴데 무작정 비정규직 철폐만 외치는 것은 일회성 멘트 밖에 안 된다는 말입니더. 이기 다 IMF 이후에 신자유주의다 해서 시장이 억수로 개방되다 보니까 이리 된 긴데 원래는 비정규직이라는 말도 없었는 기라예."

대구 지역 영세사업장에서 '비조직(노동자)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는 노씨는 "소규모 사업장의 열악한 조건을 바꿔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비조직특위에서 노동자 소모임을 꾸려서 소위 학습도 하면서 반상근으로 활동을 하고있는데요 다들 바쁘고 조건이 틀려서 한 달에 한 번 모이기도 힘듭니더. 20대 80이 80대 20의 세상으로 바꾼다는 게 꿈이라 카지만 그래도 한 발짝씩 나가야되는 것 아닙니꺼."

장애인 노동자 "장애 이동권·교육권 확보돼야"

"노동절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데 내 권리를 찾으러 나온다는 게 좋다"는 서기현(29)씨는 전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 회사가 장애인이 일하기에 적당한 시설을 갖춰놓지 않았다는 점이 불만이지만 비장애인 동료와는 예전보다 친해진 편이다.

서기현씨는 "장애인들이 사회에 많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갈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취업 전에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회사를 다니면서 많이 나아졌다는 느낌이다.

서기현씨는 "대부분의 중증 장애인이 취직을 못 한다"고 말했다. 나가기도 어렵고 교육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장애인의 노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동권과 교육권이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서씨의 생각이다.

대학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마무리 행사를 열고 있다.
대학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마무리 행사를 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한 노동자가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문화행사에서 대형 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한 노동자가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문화행사에서 대형 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주노동자 "한국 사람은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본다"

4년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을 찾은 바두 발름(27)씨는 남양주시에 소재한 공장에서 책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발름씨는 노동절인 오늘도 오후 2시까지 일을 마친 뒤 집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에도 '당연히' 일을 한다. 그러나 야근수당은 나오지 않는다. 퇴직금도 받을 수 없다.

발름씨는 "한국에서 편안하게 오래 일하고 싶은데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발름씨에 따르면, 한국사람들이 이주노동자가 친구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발름씨는 "색깔도 다르고... 이주노동자는 사람이란 생각도 안하는 한국 사람 많다"며 "얼마 전 친구는 사장님에게 맞았다"고 덧붙였다.

매일 12시간씩 일하느라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MBC '느낌표' <아시아! 아시아!>를 두 번밖에 시청하지 못했다는 발름씨는 "프로그램이 좋았다. 그런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아시아!>에 나온 다른 이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방글라데시에 두고온 가족이 9명이나 된다. 발름씨는 "방글라데시 돌아가면 한국에 다시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지난 4년동안 한번도 가족을 못 봤다"며 "아버지가 제일 보고싶다"고 말했다.

동성애자 노동자 "IMF 당시 동성애자는 정리해고 우선순위"

'노동강도 강화저지' 머리띠를 맨 노동자들이 작업 도중 사망한 철도노동자들의 영정을 들고 있다.
'노동강도 강화저지' 머리띠를 맨 노동자들이 작업 도중 사망한 철도노동자들의 영정을 들고 있다.
처음 결성된 97년부터 매해 노동자대회에 참가했던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올해 무지개깃발 위에 '근조'라고 적힌 검은색 깃발을 함께 달았다. 지난 4월 26일 동성애 차별철폐를 호소하며 자살한 회원을 추모하는 깃발이다. 정욜 대표는 "집회에 참가한다고 많이 바뀌는 것은 없지만 다양한 토론과 포럼에서 만나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다른 노동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욜 대표는 "동성애자들이 왜 노동절 집회에 나오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노동자 억압과 동성애자 억압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IMF 당시 동성애자들은 정리해고 우선순위였으며 이러한 분열은 자본가에게 이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노총 노동자, "옛날 생각이 나네요", "마라톤 싫어서"

대학로 집회를 마치고 종로의 큰 대로를 다 메우며 시청으로 행진하던 대오를 보고 한 무리의 시민들이 울려 퍼지는 노동가에 맞춰 불끈 쥔 주먹을 높이 들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LG구미전자정보통신 소속(한국노총) 노동자들이었다. 현재 자신들이 당한 부당대기발령 문제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재심을 벌이고 있어서 서울에 와있다고 밝힌 이들은 "구미 지역 깃발이 보이면 합류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가장 열성적인 반응을 보이던 이대원(37)씨는 "지금은 비록 한국노총소속이라 투쟁적이지 못하지만 90년대 우리가 한창 싸울 때 학생들한테서 배웠던 노래에 나오던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가사를 여기 종로에서 듣게되니 감회가 남다르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노총 소속의 또 다른 노동자인 박현수(32)씨는 "한국노총은 노동절에 마라톤대회를 연다고 했는데 마라톤보다는 여기 오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동참하게 됐다"면서 "노동절이 그래도 명절이라면 명절인데 아직도 사업장 내에서 해결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여기 동참한 사람들을 보니까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노동운동가와 경찰관계자, "대치 없는 행진 긍정적이다"

종로3가 네거리에서 경찰통제선을 만든 여경들이 행진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종로3가 네거리에서 경찰통제선을 만든 여경들이 행진방향을 안내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위) 정부청사와 미대사관이 위치한 광화문네거리 주변에 경찰버스 수십대가 주차하면서 시민들은 도로에 나가 버스를 잡고 있다. 버스정류장 의자에는 경찰 지휘관들이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아래) 광화문 네거리 부근 구세군회관앞 도로가 이중으로 주차된 경찰버스들로 인해 차선 절반이 줄어들었다.
(위) 정부청사와 미대사관이 위치한 광화문네거리 주변에 경찰버스 수십대가 주차하면서 시민들은 도로에 나가 버스를 잡고 있다. 버스정류장 의자에는 경찰 지휘관들이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아래) 광화문 네거리 부근 구세군회관앞 도로가 이중으로 주차된 경찰버스들로 인해 차선 절반이 줄어들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아무런 대치 없이 종로의 넓은 왕복도로를 모두 차지하고 진행된 이날 행진은 노동자와 경찰 양쪽 모두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 노조간부는 "예전과는 달리 경찰이랑 마찰 없이 자유롭게 행진을 하게되니까 좀 느슨한 느낌이 든다"면서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이에 맞게 지도부도 보다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서 차라리 축제다운 행사가 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동절의 존재도 몰랐던 새내기 대학생 김우진(21,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1년)씨는 "대회가 다소 과격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고 총평했다. 김씨는 "어제 (4.30) 문화제에서는 '투쟁' '박살'과 같은 말을 들으면서 '왜 그런 말을 쓸까' 고민했는데 오늘 대회에 나와서 생각해보니 그만큼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절박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행진을 유심히 살펴보던 한 고위 경찰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협조를 많이 해줘서 별 사고 없이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거리행진에서도 도로를 정리하는 교통경찰만이 눈에 띌 뿐 무장한 전투경찰들은 주로 광화문 근처에 대기하고 있었다. 여느 노동절답지 않게 몇몇 의경들은 기념사진을 찍는 등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막힘 없는 행진을 마치고 시청에 모인 노동자들도 붉은 악마를 연상시키듯 밝은 표정으로 윤도현 밴드의 '아리랑' 대신에 '철의 노동자'를 목청껏 불렀다.

<3신: 5월 1일 오후 8시>

"근조 경제 주권" "근조 공교육"


대학로에서 이동한 집회 참가자는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대학로 집회와 행진에서 그랬듯 장애인 노동자들이 사회단체대표들과 함께 앞줄에 자리했고, 오른쪽에서는 노동자들이 "근조 금수강산" "근조 경제주권" "근조 공교육" 등의 문구가 적힌 검은색 칼을 차고 앉았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오늘은 노동자의 축제지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차별받는 세상에서는 축제가 있을 수 없다"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주범인 미국과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덕상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역시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국의 다음 목표는 한반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노동자대회는 인터내셔널가에 맞춘 상징의식과 노동절 메시지 채택을 마지막으로 오후 7시께 모두 끝났다. 민주노총은 메시지를 통해 "노동자 국제연대의 전통을 계승하여 반전평화·반세계화 국제연대전선 구축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단위별로 간단하게 정리를 한 뒤 자율적으로 해산했다.

대학로의 노동절 집회에서 '근로자 파견법' 철폐 퍼포먼스를 벌이는 한 노동자.
대학로의 노동절 집회에서 '근로자 파견법' 철폐 퍼포먼스를 벌이는 한 노동자.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대체 : 5월1일 오후 6시20분>

5.1 노동절, 2만5천여 노동자 대학로 메워


세계 노동절 113주년인 5월1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대학로는 2만5000여명의 노동자와 학생들이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차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이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 참가 행렬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혜화동 로타리 입구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40분경에 본대회가 시작됐으며, 대열 앞에는 전국노동자연대 회원들이 지난 한해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 영정 200여개를 들고 서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영정은 대부분 그림자로 처리됐는데 이와관련 전주희 노동자연대 조직기획실장은 "너무 많이 죽어서 노동자장으로 치른 경우가 많지 않고, 사진을 모아봤는데 50개밖에 없었다"면서 "정부 공식통계만도 작년에만 2800여명의 노동자 산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하역노동조합 포항지부는 지난 4월 28일 새로 산 화물차의 할부대금과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한 조합원 박상준(34)씨의 대형 영정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언론연맹 방송사 비정규직 지부 주봉희 위원장은 몸에 쇠사슬을 걸치고 죽은 나무가 담긴 화분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주 위원장은 나무에 밧줄을 연결해 목에 걸었으며 "현대판 노예제도 파견법을 철폐하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는 "파견직 노동자들이 나무와 같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했다"며 "운전직, 촬영보조, 그래픽, 미술 등 파견직 노동자들이 많지만 방송사들은 이를 절대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방송사는 파견직 노동자들을 2년에 한번씩 대량 해고하고 있는 데 오는 6월에도 그럴 것"이라며 "방송국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얘기하지만, 자기 눈에 티인 파견 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이날 행사에서 무대에 오른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에 대한 규탄연설을 했다.

단 위원장은 특히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상반기 투쟁에서 결정된다. 상반기 임단투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IMF 이후에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었는데, 이러한 차이와 차별은 철폐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의 전망과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단 위원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들어선 후 바뀐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통 대통령들은 취임 1년 정도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듯한 입장을 보인다"면서 "노 정부가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부 수용할 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는 지금 수구보수세력과 싸움을 하고 있다. 보수세력은 뻔뻔하게 사건의 본질인 성차별과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을 간과하고 모든 것이 전교조의 책임인양 떠맡기고 있다"면서 "전교조를 살리는 것이 이 땅의 민중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대학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40분경 마로니에 공원을 출발해 오후 6시경 시청 앞에 도착했다. 행진 과정에서 경찰과의 마찰은 없었지만 날씨가 더운 탓에 일부 노조원들은 차도 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행진을 하기도 했다.

정권 입맛에 따라 집회 대처 방식도 천차만별
처음으로 공식 허가한 113주년 노동절 집회



올해 노동절 행사는 처음으로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았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노동절 집회에 대해 행진이 진행되는 종로 쪽에 여경으로 구성된 폴리스라인만 설치하되,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찰병력 120개 중대를 인근에 파견하고 불법 폭력집회로 변질될 경우 적극 개입하겠다"고 결정했다.

경찰은 이번 행사를 허가한 이유에 대해 "매년 전세계에서 개최되는 노동자 문화행사인데다 월드컵 이후 열렸던 다른 문화행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해마다 행사에 대해 경찰과 협의해왔고 달라진 게 없는데 허가를 내는 것이 '언론 플레이' 아닌가 싶어 찜찜하다"면서도 "행진대열 옆에 전경을 배치하지 않는 것은 충돌의 소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절 행사가 시작된 것은 1923년, 명칭도 바뀌고 날짜도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80년동안 그 맥을 이어왔다.

2년 전 경찰, "광화문 사거리 노동절 집회 불가"
"노동 억압 높아지면 저항도 격렬해진다"


경찰은 매해 노동절 집회 중 화염병이나 돌멩이를 던진 학생들을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고, 민주노총에 대해서 "노동절 집회시 폭력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는 이유로 '대규모 집회 불허' 방침을 내리기도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경찰은 "대학로부터 광화문까지 사거리 행진로 100m 이내에 8개국 외국대사관이 입주해있고, 광화문 사거리는 집시법상 금지통고 사유에 해당하는 주요도로"라는 이유로 거리행진을 불허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지구의 날(22일)과 석가탄신일(5.1)의 광화문 행사는 허용하고 민노총 노동절 행사만 불허한다"고 비판하며 집회를 강행했고, 같은 해 시민사회단체는 "'외국대사관 및 국회의 100m 반경 내 집회 원천금지' 조항(집회 및 시위 등에 관한 법률 11조) 때문에 노동절 집회가 금지되고 있다"며 법 개정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5∼6년 전에 비해서는 경찰과의 마찰이 줄어들었고 올해는 아직 충돌은 없었다"며 "아직 고칠 점이 많지만 참여정부는 더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낙구 실장은 "노동절에 일어나는 경찰과의 충돌은 우발적인 것도 있지만, 정세가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면 저항도 격렬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IMF 이후 대량정리해고의 바람이 분 98년 노동절은 "1년만에 화염병이 등장한 집회"로 기록됐고, 대우자동차 노동자 1700여명이 해고된 2001년도 노동절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간에 충돌이 잦았다.

5월 1일에서 3월 10일로, '노동절'에서 '근로자의 날'로
정권에 따라 바뀌어온 한국 노동절 역사


한편 국내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인 조선노동총연맹이 주도한 노동절 행사가 최초인 것으로 기록된다. 해방직후인 1946년에는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이하 전평) 소속 노동자 20만명이 동대문운동장에서 모여 노동절 기념식을 열었다.

그러나 전평은 이승만 정권이 동원한 조직폭력배에 의해 해체됐고, 노동절은 58년부터 3월 10일(한국노총 전신인 대한노동조합연맹 창립일)로 바뀌었다. "공산당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5월 1일은 '법의 날'이 대신했다. 같은 해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해 '노동절'에 맞대응하고 매년 9월 첫째주 월요일을 '근로자의 날'로 바꾼 미국 정부의 전례를 따른 셈이다.

노동절 집회가 다시 5월 1일에 열린 것은 노동자대투쟁이 일어났던 87년 '100주년 세계노동절맞이 집회'. 그 이후 노동절 집회는 해마다 한국노총의 3.10 노동자의 날, 민주노조 5.1 노동절 집회로 나뉘어 열렸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94년에야 노동절은 5월 1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노동절'이라는 명칭의 역사도 순탄하지 않다. 박정희 정권은 63년 노동절이라는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면서 이 날을 유급휴일로 지정했다. 이 명칭이 아직까지 바뀌지 않아 달력은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근로자의 날' 명칭을 '노동절'로 바꿔달라고 촉구했다. "독재정권이 노동운동 정신을 빼앗기 위해 이름과 날짜를 빼앗았다"는 이유이다. 한국노총 역시 30일 "개발독재와 노동운동 탄압의 산물을 청산해야 한다"며 '노동절 명칭 변경'과 '노동절의 공휴일 지정'을 골자로 한 '세계노동절기념에 관한 법률' 제정을 국회에 청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가 "빼앗긴 '노동절'을 돌려달라"는 노동계의 요구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적어도 올해의 노동절은 '근로자의 날'이라는 공식명칭으로 지낼 전망이다.
/ 권박효원 기자

@ADTOP3@
<1신:5월1일 오후 1시>

'차별철폐' 공세 나선 비정규직,"누가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있나"
[현장] 메이데이 전야제, 고려대에서 만난 노동자들


4월 30일 국제노동절 전야제가 열린 고려대 노천극장에는 2만여명의 학생과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올 한해 비정규직 철폐를 핵심 목표로 세우고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것을 밝혔다.
4월 30일 국제노동절 전야제가 열린 고려대 노천극장에는 2만여명의 학생과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올 한해 비정규직 철폐를 핵심 목표로 세우고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것을 밝혔다.오마이뉴스 김영균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철폐하자! 투쟁!"

4월 30일 저녁 8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노천극장에는 마치 월드컵 경기장의 함성과 같은 구호가 울려퍼졌다. 이어지는 칼날같은 목소리.

"지금 우리 노동자들은 116년전 노동자들과 너무 흡사합니다. 1300만 노동자 중 절반이 넘는 800만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월 70만원 이하의 임금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12시간에서 15시간까지, 힘겹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116년전 현실과 지금, 과연 무엇이 다릅니까."

우레같은 함성과 박수소리 때문에 목소리는 다시 묻혔다. 그러나 노천극장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환한 무대에 서서 군중을 바라보는 이는 얼마전 만기출소한 뒤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복귀한 단병호(54)씨. 그가 연설에서 말한 "월 70만원 이하의 임금으로 생존하고 있는" 노동자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한국 양대노총의 한 축을 이끌고 있는 단 위원장의 연설과 그에 호응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4월30일, 국제노동절(메이데이) 전야제가 열린 고려대 노천극장을 뒤흔든 이들의 화합은, 무대정면에 '차별철폐'라고 쓰인 녹색의 대형 걸개그림을 보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칼끝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올해 노동자들의 최대 목표는 바로 '비정규직 철폐'다.

"기름값, 운송료는 다 오르는데 수익은 늘지 않으니 빚만 늘어갈 뿐…."

"바로 얼마전, 우리는 또 다시 한 사람의 노동자를 떠나보냈습니다. 가혹한 현실과 사회가 우리 동지를 앗아갔습니다."

무대에서 울리는 또 다른 목소리. 줄잡아 2만여명 이상의 학생과 노동자, 시민이 모인 이날 행사장에는 카키색 조끼와 붉은 마스크, 붉은 머리띠로 똑같은 복장을 하고 나온 이들이 스탠드 한쪽을 가득 메웠다. 20대 후반부터 40, 50대 중년까지 약 6000여명의 노동자들.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근조'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화물연대의 대표자가, 한 조합원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함성이 울렸다.

"우리 모두 박상준 동지의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투쟁, 투쟁, 투쟁!"

전국 화물운송노조 포항지부 노조원 박상준(34). 지난 27일, 박씨는 늘어나는 빚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여섯살 아들, 네 살 딸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화물차량 한 대로 새우잠을 자며 전국 고속도로를 누볐지만, 박씨의 차는 곱절로 뛰는 기름값과 차량수리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의 동료들은 자고 나면 늘어나는 빚에다 물류 배정을 하는 다단계 알선회사의 횡포까지, 잘 짜여진 사회의 '각본'이 박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한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노름도 안 하는 아주 착실한 가장이었습니다. 26일까지만 해도 '노동절 집회에 가야 한다'고 선배와 다짐을 했는데…, 죽기 전 동료에게 '죽고 싶다, 비전도 없고, 사회적응도 안 된다'고 남긴 말이 그대로 유언이 됐습니다."

화물노조에서 박씨와 같은 포항지부 소속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영근(35)씨. 조씨는 "화물차 운전 기사들은 모두 똑같은 처지"라고 입을 떼며 박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화물차를 사서 시작할 때 진 카드빚을 몽땅 갚더라도 경유가, 운송료, 중고차 수리비 등은 고스란히 화물 기사들의 몫입니다. 다단계로 물류 배정을 하는 회사들은 물건을 주며 이익을 챙기죠. 기름값, 운송료는 다 오르는데 수익은 늘지 않으니 빚만 늘어갈 뿐이고,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휴게소도 없는 게 우리 현실이죠."

화물 차량을 몬 지 2년째라는 조씨도 생활고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집에 생활비를 가져다 준 게 이미 오래전 일이라는 조씨는 아내가 맞벌이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자신의 현실 때문에 "가정 불화가 자주 있다"는 말을 남기고, 조씨는 대열로 돌아갔다.

화물노조는 30일, 박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뜻으로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 차량을 놓고 시위를 벌인 뒤 이날 저녁 고려대로 집결했다.

"노동조합요? 회사가 무서워서 접근도 못해요."

비정규직 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
비정규직 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오마이뉴스 김영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튼튼한 노동조합을 갖는 일이다. 그러나 '싼값에 부려먹기 쉽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사업주들이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그대로 두고보지 않을 것은 자명한 사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합법적 노동조합조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노동자면 노동자지, 특수고용직은 또 뭡니까? 사업주들은 노조사무실을 폐쇄하고 부당해고를 자행하면서 우리더러 불법 행동을 했다며 '법대로 하자'고 버티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조합활동이 해고사유가 될 수 있습니까?"

골프장 경기보조원 노조를 구성하고 있는 한성CC 황의정 위원장은 '특수고용직'으로 묶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합 활동에 대한 탄압을 성토했다. 산재, 고용 보험도 적용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조활동까지 제약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래란 불안한 것일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요? 판매사원과 같은 비정규직들은 회사가 무서워서 접근도 못합니다. 노조활동을 했다간 개별적으로 계약하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동료들과 함께 문화공연을 준비해 노동절 전야제 행사에 참석한 현대백화점 노조 김모(여·30)씨도 같은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노조가 이처럼 큰 행사에 참석하고 공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조원들은 집회나 시위에 참가할 수도 없습니다. 항상 하루일과를 마치고 나면 밤이 늦어 모든 집회가 끝나는 시간이고…, 사원들이 매일 저녁 8시까지만 일한다는 사측의 설명은 말도 안됩니다. 백화점 문을 닫으면 하루를 정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죠."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합활동을 꿈도 못꾸고, 그나마 있는 노조의 조합원들도 대외활동 시간이 원천적으로 가로막혀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김씨는 "현대백화점이 다른 백화점보다는 좀 낫다"며 웃었다.

김씨의 말대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어렵게라도 활동할 수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행복한 편이다. 단지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 때문에 관리자들에게 식칼로 아킬레스건이 잘리는 테러를 당하는 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바로 얼마 전, 현대아산 사내하청지회 소속 한 노동자에게 일어난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용허가제'가 아닙니다. 노동비자를 주세요"

"산업연수생제 철폐하고, 고용허가제 도입하라."

집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무대의 외침에 따라 2만여명이 구호를 외쳤다. 비슷한 시각, 고려대 노천극장 입구에서는 두 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열심히 서명을 받고, 선전 용지를 돌리고 있었다.

"고용허가제요? NO! 산업연수생제처럼 고용허가제는 또 다른 노예제도일 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당한 '노동비자'를 내달라는 거예요."

서툰 한국어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 시라줄(Sirajul·26)과 쇼하크(Shohaz·30)씨. 두 사람 모두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4년전 한국에 건너왔다. 비정규직이면서도 외국인인 두 사람의 소망을, 같은 노동자로서 연대를 과시하던 한국인 노동자들은 모르고 있었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민주노총은 1일 메이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비정규직 차별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민주노총은 1일 메이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비정규직 차별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오마이뉴스 김영균
"한국에 올 때 600만원을 주고 왔습니다. 한국돈 100만원이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일반 월급 석달치라면 얼마나 큰돈입니까?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해 모두 나가라고 합니다. 지금도 우린 불법체류자 신분이에요"

한국에 온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이름 대신 "야"로 불린다는 시라줄과 쇼하크씨는 어서 돈을 벌어 고국에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기간동안 만이라도, 한국 정부가 노동비자를 내 주고 한 사람의 노동자로 대접해 주는 것이 두 사람의 소망이다.

올해로 113주년을 맞는 국제노동절. 노동자들의 기념일 전야제 행사는 촛불과 형광막대, 화려한 조명까지 동원돼 마치 축제와 같았지만, 차별 받는 이들의 목소리 또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5월 1일,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메이데이를 맞아 본격적인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고 있다.

양노총 1일 대학로·여의도에서 노동절 행사

5월1일 세계 노동절 113주년을 기념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대학로와 여의도에서 각각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은 1일 오후 2시부터 대학로에서 3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 △주5일근무제 도입 △파업관련 손배가압류 철회 △노동3권 보장 △경제자유구역 및 개방정책 중단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본 행사 후 오후 3시30분부터 거리행진에 들어가 시청 앞 광장에서 행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기념대회를 시작으로 5월 한 달 동안 임단협 교섭과 함께 노동관련법 개선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6월 중순부터는 산별연맹 별로 임단협 시기집중 파업과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대정치권 투쟁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노동절 이름을 되찾기 위해 현행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는 법 개정 청원을 다음주 내에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한편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은 1일 오전 9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3000여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식과 함께 주5일근무 쟁취와 비정규직 차별철폐 거북이 달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절을 기점으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릴레이 1인 시위와 노동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 쟁취를 위해 100만 전조합원 노동권 존중 배지 달기 운동을 벌이며 △주5일제 쟁취 △비정규직 차별철폐 △산업재해 추방 △구조조정 분쇄 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의 ‘노동절’ 법개정에 맞서 5월1일 '근로자의날'을 '세계노동절 기념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계노동절 기념에 관한 법률'제정을 국회에 청원했다. / 박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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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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