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학교? 얼마나 정겹고 기분이 좋겠는가? 요즘 각 학교에서는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환경 단체를 비롯한 민간 단체에서 지원도 해주고 있다.
숲이 있는 학교는 어쩜 운동장만 덩그랗게 있는 요즘의 학교보다는 훨씬 더 자연 친화적이고 어린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교 환경이 이런 학교 숲 가꾸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를 살펴야 하겠다.
여건이 안 되는 학교는 우선 울타리를 개방형으로 만들면서 운동장 주변에 학교 숲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농어촌의 학교의 경우는 학교 안에 학교 숲 가꾸기를 하는 방법과 학교 인근의 산을 이용하여 학교 숲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볼만하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학교와 담을 이웃한 산림청 소유의 산이 있다. 학교에서 통로만 만들어서 이용하면 될 수 있는 조건이지만, 교사들이 한사코 말린다. 이유인즉 학교에서 산으로 통로를 만들어 놓으면 교실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산에서 아이들이 어떤 짓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므로 학생 생활지도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에도 이웃 중학생들이 우리 어린이들을 데려다가 돈을 빼앗는 사고가 생겼으나, 학교에서는 알 수가 없어서 뒤늦게 알고 조치를 취했지만, 무척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살펴보니 학교 교실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산소가 있고, 산소 벌은 잔디가 좋아서 아이들이 놀기 좋아할만한 장소이므로 아이들이 꾀는 수가 있겠다 싶고, 이웃한 중, 고등 학생들이 수시로 학교를 출입하는 관계로 자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통로를 만드는 것은 포기하고 약 5분만 돌아가면 산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이 통로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그 대신에 시청에 신청을 하여서 우리들꽃 심기를 하여서 60종 약 3500여 포기를 가져다가 교내에 배치하고 나니 온 학교의 화단이 모두 야생 초화에 묻히게 되었다. 숲을 가꾸어 아이들이 그늘에서 놀고 쉴 수 있게 만드는 일은 당장 어려운 처지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잇는 길을 찾은 것이다.
우리는 이 야생화들을 가지고 한 반에 한 분씩의 초청 강사를 초빙하여 이름이며 쓰이는 곳, 전설이나 특징들을 알 수 있는 환경교육을 받고 나서, 2∼3주 후에는 전교생들에게 이 들꽃들의 이름을 알아맞히기 대회를 하려고 한다. 지금 각 식물에 붙여진 이름 팻말을 시험 당일에는 번호표가 붙은 검정 비닐봉투를 덮어 씌워 놓고 번호에 맞는 이름을 적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각 반에서 우수한 3명씩을 표창도 할 계획이다.
아직은 농촌의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한 우리 학교의 학구이지만, 사실은 어린이들이 잡초나 우리 들꽃의 이름을 알만큼 한가롭지 못한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 인 셈이다. 더구나 방과후 서너 군데의 학원을 돌면서 갖가지 공부를 해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옛날처럼 산이나 들로 나가서 풀이름 나무 이름을 알아 오라고 해도 별로 알아오지 못할 것이 뻔한 사정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환경교육의 장을 만들어서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교 숲을 만들거나, 화단 등의 공지에 야생초화 나 잡초원 등의 생물 교재를 가꾸어서 어린이들에 직접 보고, 만져 보기도 하여야 더 빨리 자연 친화적으로 바뀌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공간에 개구리연못을 만들어서 수초 몇 가지를 심어 주는 것도 작은 환경교육의 실천이 될 것이다. 요즘 흔해 빠진 스치로플 상자<수산물을 담아오는 정육면체 모양의 상자 등>를 가져다 벼를 심고 그 밑에 개구리밥과 가래 같은 수초를 띄운다든지, 올챙이나 도룡룡의 알을 놔주어서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도록 해주는 것 등은 그다지 많은 노력이나 힘이 드는 일도 아니다.
이렇게 작은 것이라도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 자연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은 큰 숲을 가꾸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어린이들에게 친환경적인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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