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대전, 오는 7월 '역사의 뒤안길로'

10년만에 매각... 아파트단지 들어설땐 후유증 불보듯

등록 2003.05.19 20:49수정 2003.05.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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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대전이 10년만에 대덕연구단지 시대를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이사장 권갑택)가 롯데호텔대전이 임대해 있는 과학문화센터에 대한 매각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대전은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와의 계약이 끝나는 오는 7월 31일 이전에 모든 업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93년 8월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가 연구단지 연구원들에 대한 복지시설의 하나로 건립한 뒤 롯데호텔대전에 임대한 이 건물은 10년간 대덕연구단지 과학자와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각종 회의 및 세미나, 연회 장소 등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특히 유성에 소재한 다른 호텔과 달리 대덕연구단지 중심부,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대덕밸리의 각종 회의나 모임의 최적지로 과학자와 벤처기업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매달 열리는 전체 행사 중 대덕밸리와 관련있는 행사가 25%에 달할 정도로 대덕밸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해 왔다.

왜 매각하나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는 현재 사업을 진행중인 '창조의 전당' 건립에 따라 건립비의 일부를 충당하기 위해 롯데호텔대전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매각을 진행중이다.

1차와 2차에 걸친 공개입찰에서 모두 유찰됐으나 2차 입찰에 참여한 모 건설회사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조만간 주인이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차 입찰시기와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관리본부측은 수의계약과 공개입찰 등 두가지 매각방법을 통해 이번주내 결정해 본격적인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리본부가 롯데호텔의 신속한 매각을 위해 수의계약을 통해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로 3차 공개입찰을 할 경우 입찰가의 10%가 낮아지기 때문에 관리본부는 손해를 입지 않고 매각할 수 있는 방법이 수의계약 형태의 매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1백여 직원들 나 앉을 판

매각 가능성이 확실시됨에 따라 롯데호텔대전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매각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호텔대전은 롯데호텔이 임대하고 있는 관계로 주인이 바뀔 경우 직원들은 10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한순간에 잃게 된다.

이미 몇몇 임대매장과 음식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초 롯데호텔 본사차원에서 매입을 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부동산 상승으로 매입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매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까지 롯데호텔 본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고용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을 하지 않고 있어 150여명의 롯데호텔대전 직원들은 자칫 거리에 나 앉게 되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롯데호텔대전 한 직원은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된다는 생각에 모든 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대덕연구단지의 상징인 롯데호텔대전이 사라진다는 아쉬움과 직장을 잃는다는 걱정으로 한숨만 나올뿐"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건설업체 매각 땐 후유증 불보듯

현재 롯데호텔의 매각에 대한 결정은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이사장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 수의 계약이든 3차 입찰이든 그가 결정하면 곧바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곳이 건설업체에 돌아갈 경우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롯데호텔이 입주해 있는 곳은 대덕연구단지 내 최고 높은 지역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건설업체가 이곳에 고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 연구단지의 조망권이 침해를 받기 때문이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연구원은 "(롯데호텔대전) 그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대덕연구단지의 최대 흉물이 될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덕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데모라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밝혔다.

대덕밸리 한 벤처기업인은 "10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을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으로 똑같은 용도의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라도 매각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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