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청소년들 갈 곳 없다"

미국문화보다 한국문화 따라하기에 정신이 없다

등록 2003.06.03 16:16수정 2003.06.13 18:45
0
원고료로 응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뉴욕. 세계의 중심지 뉴욕은 전세계 180여 개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인종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물론 배울 점도 많은 도시이기는 하지만 인종수가 너무 많다보니 문화적 갈등과 개인의 의견이 하늘과 땅 차이로 너무나 틀린 곳이 또 뉴욕이 아닌가 싶다.

이곳 뉴욕에는 약 40만 이상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한국인 70% 이상이 뉴욕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밤 10시이후 노던 160가 카페 지역에서 모임을 갖는 한인 청소년

밤 10시이후 노던 160가 카페 지역에서 모임을 갖는 한인 청소년 ⓒ 박제이

특별하게도 뉴욕시의 퀸즈 (Queens) 지구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으며, 플러싱 (Flushing)을 중심으로 코리아타운 (Korea Town)도 형성되어 있어 한국인들이 살기에 너무나도 편한 곳이지만 단점도 많이 있다.

플러싱 코리아타운 지역에 가보면 우리 한인 청소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요즘은 한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우리 내 교포 청소년들은 미국문화보다 한국문화 따라하기에 정신이 없다.

플러싱에서 요즘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청소년 대상 비지니스는 바로 PC방이다. 현재 뉴욕에는 약 30여개 이상의 PC방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고객들은 약 14세에서 20세사이의 청소년들이다.

PC방은 컴퓨터 오락은 물론 컴퓨터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숙제를 하거나 리서치를 할 때 유용하나 그정도가 지나치면 PC방은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린다.

현재 뉴욕지역 한인 청소년들은 한 시간에 $5 달러정도 되는 비용을 지출하며 하루종일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 있어 탈선의 장소가 되어버린 PC방이 미국인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저녁 11시를 시점으로 많은 10대 청소년들은 길거리를 방황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담배를 피우며 (뉴욕에선 현재 18세 미만은 담배를 구입할 수 없다) 어른들의 흉내를 내고 있다. 청소년들이 현재 뉴욕에서 제일 선호하는 곳은 플러싱 노던 블러바드에 위치한 P호프집, H호프집, 키세나 블러바드에 T호프집, 플러싱 노던 주변의 나이트 클럽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a 노던가에서 스피드 (오토바이)를 즐기고 있는 한인 청소년

노던가에서 스피드 (오토바이)를 즐기고 있는 한인 청소년 ⓒ 박제이

맨하탄에 거주하는 K씨는 "우리 아이들을 꾸중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우리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며 아이들이 방황하거나 혹은 어른들의 흉내를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싫다"며 "성인세대가 제대로 된 문화공간을 만들어 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현재 플러싱 소재 B고등학교에 재학중인 L양은, "미국이 너무 싫다", "학교가 싫다"라며 자신이 힘든 처지에 있지만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질 않는다며 힘들어하고 있었다.

L양은 중학교 3학년 (지난 2000년)때 친구와 호기심으로 시작한 대마초 흡연으로 현재 심한 대마흡연에 취해 있으며 남자친구와 부적절한 성 관계를 가져 임신을 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한국에 있었을 때 반에서 10등 안에서 성적을 유지하던 L양은 미국은 개방화 되어있어 학생들에게 편안함과 자유는 있지만 한국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많은것들이 없어 아쉬워했다.

현재 L양은 고등학교 야간 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또한 L양의 친구들 중 뉴욕-뉴저지 지역에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유흥업소 (룸싸롱, 에스코트, 성인클럽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모으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고 울면서 고백하기도 했다.

갈곳이 없는 우리의 아이들! 과연 그들은 무얼 보고자라고 있을까? 청소년기 성장기에 좋지 못한 사회경험으로 인생에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할 숙제는 현재 기성세대가 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무조건적인 유학이나, 혹은 자녀를 위해 이민을 올려는 생각보다 내 자녀가 과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크게 될 수 있을지 한번쯤 생각 해봐야겠다.

또한 현지 거주자들은 자녀와 더 많은 대화, 그리고 그들이 여가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기회와 용기를 주는 것이 올바른 한국인으로 미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a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플러싱에 모인 한인 1.5세 및 2세 청소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플러싱에 모인 한인 1.5세 및 2세 청소년 ⓒ 박제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5. 5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