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원 독립기념관 관장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이 관장은 3월1일자 <조선> 인터뷰에서 "시민단체가 전시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가 이사회가 사실상 철거를 의결하자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이 관장의 부친 이승복(78년 작고)씨가 일제하 <조선일보>에서 근무했던 전력도 이 관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립운동가 이승복씨는 이상재, 안재홍씨 등이 <조선> 사장을 맡았던 1920년대 후반부터 <조선>에서 영업국장, 업무국장 등을 맡았으나 32년 2월 퇴사했다. 일제하 <조선>이 친일 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33년 방응모씨가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의 일이다.
<오마이뉴스> 기자가 6일 행사장으로 들어선 이 관장에게 "전시 자문위원회를 취재하기 위해 왔다"고 하자 그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 아무개 독립기념관 전시팀장도 "어떻게 알고 왔냐? 오늘 행사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날 독립기념관측은 언론의 취재를 불허했다. 독립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윤전기 대체전시를 놓고 말들이 많아 가능한 한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다"고 이해를 요구했다. 설령 전시자문위원회에서 <조선> 윤전기 이전에 대해 이견(異見)을 드러낼 수는 있으나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결정 자체를 번복할 효력은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겨레>는 지난달 21일 "무게가 40여t에 이르는 <조선> 윤전기가 해체 방식으로 다음달 초께부터 철거된다. 독립기념관 쪽은 '철거와 대체 전시물 공사는 8·15 광복절 기념식 이전에 마친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의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서 오늘 자문위원회를 소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아세는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8월 15일까지 <조선> 윤전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이 관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관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시민단체라고 해도 올바른 절차와 법에 따라 해야지 실력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이사회는 이 같은 절차에 따라 <조선> 윤전기 대신 독립운동에 사용된 윤전기로 대체 전시를 의결했다. 이 관장이 적어도 한 달 가까이 소요될 <조선> 윤전기 이전작업을 광복절 이전에 마무리지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