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신부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늦춰지면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기소를 할 방침이지만 구속이냐 불구속이냐는 신병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오마이뉴스 권우성
1년여에 걸쳐 진행돼온 검찰의 '꽃동네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그간 꽃동네가 우리사회의 대표적 보호시설로 상징돼온 만큼 꽃동네와 대표자인 오웅진 신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적잖은 주목을 받아왔다.
꽃동네에 대한 검찰 수사는 그간 꽃동네 운영을 둘러싸고 제기돼온 각종 의혹에 대한 사법적 규명이자 종교집단에 대한 간접적인 행정감시라는 점에서 향후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지청장 김규헌)은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국고보조금·후원금 횡령 혐의와 관련 다음주중 최종적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구속 수사 여부 등 사법 처리 수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천주교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들을 중심으로 '오웅진신부돕기협의회'가 구성되는 등 전방위적으로 검찰 수사를 압박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적잖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오 신부에 대한 지난 1년여간의 수사 기록만도 500페이지 짜리 문건으로 35권정도이다. 무려 1만 페이지가 넘는 셈이다. 그간 검찰에 소환된 관계자도 15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중으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혀왔던 검찰이 다음주로 일정을 조정한 것도 이처럼 막대한 수사 기록을 정리하는 데만도 많은 시일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계속 지체되는 것과 관련 "검찰이 횡령 등 의혹이 일어난 부분에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지역일간지의 한 기자는 "기자들 사이에서 '검찰이 횡령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검찰도 갑갑해 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꽃동네와 오 신부 변호인단, 천주교 청주교구 등도 "검찰이 후원금 횡령 등 본질은 외면한 채 태극광산 업무방해 혐의나 농지법 위반 등 곁가지만 수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꽃동네측은 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오 신부의 동생 오충진(55)씨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것과 연관시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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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은 꽃동네측에서 주장하듯이 '업무방해'나 '농지법 위반' 등이 아닌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워낙 방대한 분량의 수사 기록을 취합해 정리하다보니 수사 결과발표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검찰은 오 신부의 사법처리 수위와 신병 처리 문제를 두고 최종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속 기소와 불구속 기소를 사이에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오 신부를 구속 수사할 경우 검찰은 대외적 체면을 세울 수 있지만, 평생 헌신해 온 신부에 대한 사회적인 동정 여론과 천주교계의 반발 등 부담을 떠 안아야 하는 게 사실이다.
실제 검찰에 대한 대내외적 압박은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