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의식에 '빨간 신호등'을 켜라

홍세화 신간 <빨간 신호등>

등록 2003.08.11 09:53수정 2003.08.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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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이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 '똘레랑스'라는 화두를 던져 반향을 일으켰던 홍세화(56)씨가 지난 4년간 <한겨레>에 실린 자신의 칼럼, '빨간 신호등'들을 한데 묶어 책으로 냈다.


<빨간 신호등> 표지
<빨간 신호등> 표지
홍씨는 프랑스에서 머무르던 1999년부터 '빨간 신호등'을 써오면서 "마치 오래 몸담지 못한 한국 사회를 '빨간 신호등'을 통해 치열하게 만나겠다는 듯이" 글쓰기에 최선을 다했다며,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비록 역사과정이 반복된다지만 그 흐름 속에서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고 사회 진보를 전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는 권위주의, 수구언론, 교회권력, 헤게모니, 신자유주의 등 우리 사회의 추악함에 '빨간 신호등'을 켜며, 우리 사회의 정의실현을 꿈꾼다.

한국이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불모지인 것은 "사회에 대한 인식조차 없고 오직 자기가 잘나서 -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서, 혹은 시험문제풀이를 잘해서 - 메인스트림이나 엘리트가 되었다는 인식밖에 없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사회의 변화나 개선을 바라기 보단 기존 사회 안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지식만을 지식으로 알고 있는 기능적 지식인의 모습과 그러한 습속에 익숙해져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사람은 스스로 허물도 벗지 않고 나이만 차면 성장했다고 믿는 동물"이라고 했던 옛 성현의 말을 인용하며, "새로운 일상세계에 갇혀 가치관의 세계를 상실하는 어리석음을 피하기 위해서 부단히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20여 년간 귀국하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생활을 한 홍씨는 지식인이라고 불리기보다는 '아웃사이더'로 불리기를 자처한다. <빨간 신호등>에는 '메인스트림'이 아닌 '아웃사이더'이기에 가능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올곧은 시각이 베어나 있다.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캐런 트래포드 지음, 제이드 오클리 그림, 이루리 옮김,
현암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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