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장 추진 엄청난 도박이다"

광주시의회 유치동의안 가결...시·도·시민단체간 진통예고

등록 2003.09.05 22:52수정 2003.09.10 08:32
0
원고료로 응원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의회를 통해 경륜장 유치전을 벌이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의회를 통해 경륜장 유치전을 벌이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시의회는 5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광주시가 제출한 '경륜장 유치 동의안'에 대한 토론을 갖고 찬반투표 결과, 이를 가결했다.

경륜장 유치 동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시민의 대표 기관인 시의회의 동의를 받음으로써 주민 의사를 수렴했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유치추진의 명분을 쌓기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경륜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전남도의 요청에 따라 전남도의회도 5일 본회의를 열어 44명의 의원이 서명한 '나주경륜장 허가 촉구건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문화관광부에 제출, 경륜장 유치를 놓고 시도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장 막아서는 등 시민단체 격렬 항의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경륜장은 도박장이며 그것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도 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도박장반대 광주전남 공동대책위(이하 대책위)'는 본회의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시청 앞에서 시민결의대회를 갖고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본회의장 입구를 막아서는 등 격렬히 항의했다.

시민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 30여명이 본회의 방청을 위해 시청 안으로 들어가려하자 이를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제지하고 나서 30여분 동안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대책위 박경린 공동대표 등 임원들이 이형석 시의장과 면담을 갖고 "어떻게 의회가 시민들의 방청을 막아 나설 수 있느냐", "시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시의회가 시설보호를 요청하는 것이 있을 수나 있는 일이냐"고 항의하고 나서야 본회의장 출입이 가능해 졌다.

이날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본의회장 입구를 막아 의원들의 출입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본의회장 입구를 막아 의원들의 출입을 제지하기도 했다.오마이뉴스 강성관
하지만 이번에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유치동의안 부결과 경찰과의 충돌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40여분간 의원들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았다. 이형석 의장이 "사무처의 과잉반응에 대해 사과한다"고 발언하고서야 본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본회의에서 김선옥 행자위원장은 검토보고를 통해 "시민단체의 의견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동의안이 유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전남도가 유치에 노력하는 가운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시의 자료에 따르면 시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재정을 확충하고 고용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형석 의장은 대책위 면담과정에서 "사무처의 과잉반응에 사과한다"면서 "경륜장과 관련 고민한 것이 사실인데 시도갈등과 맞물려 있어 전남도의회가 촉구안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회의 동의안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 재정확충"..."주민 호주머니 터는 도박장"

이에 대해 반대토론에 나선 윤난실 의원은 "경륜장은 자전거 경기를 이용한 도박장으로 가난한 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시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자가당착이다"면서 "시는 경륜장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맡기고도 비밀에 부치며 사회적 동의를 얻으려는 합의과정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책위는 시민결의대회에서 '시의원에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경륜장은 도박장이며 도박장 자체도 그렇지만 그것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박이며 범죄행위"라고 경고했다. 또 이들은 "지난 5월 광주시민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 이상이 유치를 반대했다"며 부결을 촉구했다.

김재석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도박산업을 통한 세수입에 앞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결국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수입을 올리겠다는 것이고 이로 인한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집행위원장은 "시에서 개장 첫 해 3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시가 근거로 삼은 창원의 경우 수도권에 의존하고 있어서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며 2005년 이면 금정의 돔 경기장 등이 개장하면 예상한 수입을 올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시민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의 시청 출입을 제지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이 시민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의 시청 출입을 제지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오마이뉴스 강성관
그러나 이날 시의회 본회의 찬반표결에서 윤난실·송태종·김용억·박금자 4명의 의원만이 반대하고 나머지 15명이 찬성해 유치동의안은 가결됐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대책회의를 갖고 지난 1일부터 시청 앞에서 해왔던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과의 공식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대책위는 '허위내용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남도의 경륜장 유치 관련 타당성 용역보고서를 분석해 공개하고 시민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유치 반대운동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