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교육감 첫 공판, 혐의 모두 부인

등록 2003.09.09 08:32수정 2003.09.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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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8일, 뇌물수뢰 혐의등으로 구속된 강복환충남도교육감의 첫 공판이 열렸다.

8일, 뇌물수뢰 혐의등으로 구속된 강복환충남도교육감의 첫 공판이 열렸다. ⓒ 심규상

강복환(55) 충남도교육감은 8일 첫 공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뇌물수뢰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 등을 모두 부인했다. 이 때문에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손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강 교육감은 핵심이 되는 뇌물수뢰와 관련 3건의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강 교육감은 2001년 5월 사무관 승진후보자 김모(58)씨로부터 1천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 내용에 대해 "돈을 받은 적도 없지만 돈을 돌려 받았다고 주장하는 공주터미널 인근 다방에는 잘 가지도 않는다"며 "설령 간다고 해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다방에서 이를 돌려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강 교육감의 운전수로부터 해당 다방에 자주 들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못해 돈을 되돌려 줬고 이때 '내년에 또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다음해) 또 다시 돈을 가져 온 것 아니냐" 고 추궁했다.

강 교육감은 다음해 자신의 관사에서 김모씨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음료수인줄 알고 받았으나 돈이 들어 있어 새벽에 도교육청 이모 과장을 불러 곧바로 돌려줬고 3천만 원이라는 액수도 검찰 수사과정에서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또 2001년 2월 말 교육장 승진후보자 현모(60)씨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100만 원을 받았다는 기소내용과 관련해서도 "교육감실에 찾아와 환담 후 문밖까지 배웅하고 들어와 보니 봉투가 있어 곧바로 계좌입금을 통해 되돌려줬다"며 "당시에는 이미 인사가 난 후였기 때문에 인사와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교육감은 교재 판매업자 이 모(49)씨로부터 교재 판매를 도와주는 대가로 이익의 50%를 받기로 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만난 기억이 없다" "교재를 팔고 다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교재를 본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강 교육감은 "도교육청 직원에게 교재를 사주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추궁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이 다시 "15개 시·군교육청이 시 단위는 4질을, 군 단위는 각각 3질을 구입한 것은 교육청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추궁하자 강 교육감은 "(시·군교육청이) 이씨의 상술에 놀아난 것"이라고 되받았다.

강 교육감은 일반직 승진심사 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강 교육감은 "간부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눈 적은 있지만 일방적으로 명단을 찍어서 전달하거나 지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병학 충남도교육위원회 교육 위원에게 써 줬다는 인사권 등 포기 각서에 대해서는 “같은 자리에 있기는 했지만 측근이 주도해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며 "사건이 터진 후에 내용을 알았다”고 답변했다.

강 교육감과 함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교육청 이모(53) 과장도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승진후보대상자 20여 명을 가나다순으로 체크해 전달해 준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지목,후한 점수를 주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강 교육감은 공판이 끝나자 방청석을 메운 도 교육청 직원 등을 돌아보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오후 2시로 현모씨와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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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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