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태풍 매미 피해 적어 안도

등록 2003.09.13 15:54

수정 2003.09.13 17:50

▲**2003년 9월 13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리 태풍으로 쓰러진 바닷가 나무**마동욱

어제 오후부터 세찬 바람이 불어오면서 강한 빗줄기가 내렸다. 아파트 창문으로 스며드는 빗물이 제법 많은 걸 보며 이곳 장흥에도 꽤 많은 피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어제 밤의 강한 바람과 빗줄기는 사라졌고 고요하기만 했다.

어제 바닷가에 나가 보았던 어부들의 태풍을 대비한 모습들이 궁금하여 바닷가로 나갔다.

▲**2003년 9월 13일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태풍으로 날아간 배의 지붕을 수리하고 있다.**마동욱

13일 오전 10시 30분 바닷가 마을인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마을앞에는 태풍 매미의 북상으로 인근의 수문리와 용곡 마을등에서 옮겨온 선박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으며 일부 지붕이 날아간 배는 어부들이 배의 지붕을 수리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촌리 마을앞 선창가에서 만난 이 마을에 사는 유대오(63)씨는 어제 태풍이 도착하기도 전에 불어오는 바람을 보면서 무척 걱정을 했는데 천만 다행으로 태풍이 마을을 피해갔다면서 천운이라고 했다.

▲**2003년 9월 13일 어제밤 뜬눈으로 불안한 밤을 보냈는데 피해가 없었다고 말하는 사촌리 마을 유대오(63)씨**마동욱

"그랑께 금년 들어 큰 비도 피해가고 태풍도 요상하게 여그만 피해가느것이 참 요상하믄서도 다행이랑께 그란디 방송에 본께 경상도가 무지하게 피해를 많이 본 것 같은디 참 안됐당께.”

이 마을에 살고 있다는 장덕순(71)씨도 배를 손질하다 말고 한몫 거들었다.

장흥군청 재해 대책팀은 추석 전날(9월 10일)부터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읍면의 공무원들을 비상체제로 운영하면서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2003년 9월 13일 쓰러진 벼를 세우는 안양면 사촌리 사람들 추석을 지내기 위해 찾아온 아들이 어머니를 도왔다.**마동욱

장흥군청 재해 대책팀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현재 재해 대책팀으로 접수된 장흥군 피해 사례는 가로수와 가로등이 일부 넘어지고 장흥읍 신흥리 양만장의 지붕이 날아갔으며 관산읍의 유리 온실이 일부 깨지고 날아가 약 1억 5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으며 장흥군 전역에 거쳐 비닐하우스 3ha가 찢어지고 62ha의 벼가 쓰러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