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혁' 교수가 한나라당에 던진 '쓴소리'

김태일 영남대 교수 "젊은이들 보수꼴통 당이라 부른다"

등록 2003.11.01 16:07수정 2003.11.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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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태일 영남대 교수

김태일 영남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승욱

31일 열린 대구경북 한나라당 정치개혁연대(한개련) 창립총회에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혁성향의 한 교수가 참석, 한나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영남대학교 김태일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 김 교수는 이날 창립총회에 참석해 '정치개혁을 위한 청년의 시대적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현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연에 앞서 "일부에선 내가 한나라당 행사에 참석했다고 의아해 할 수 있고, 한나라당 당원 여러분은 나의 말이 귀에 거슬려 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학자적 양심에 따라 강연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대구시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당력을 총동원했지만 결국 패배해 당내에선 충격에 휩싸여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조직력으로 경쟁했다는 증거이며, 이제는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또 "재선거는 결국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이후에도 안이하게 일관하고 있던 한나라당의 자세에 대한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이라고 꼬집고 "이제라도 변하지 않으면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한국 사회는 세대간, 계층간 복잡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그 징후를 읽지 못하고 지역주의 안주하는 정책에 일관하고 있지 않나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버려야 할 두 가지 유혹"


김 교수는 또 한나라당이 버려야 할 두 가지 유혹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라는 유혹을 버려야한다"면서 "혹시 영남당으로 내년 총선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역주의 정치에서 탈피할 것을 제안했다. 또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적극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상대편의 실수에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유혹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오늘 한나라당이 강연을 간다고 하니 학생들이 '한나라당은 보수 꼴통당 아니냐'는 말을 하더라"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한나라당이 합리적인 정당인지 보수 수구정당인지 분명히 정리하고 그 정체성을 젊은 층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 교수는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인 여러분들에게 바꾸려면 철저하게 바꾸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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