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텃밭' 대구경북이 흔들리나

광역의원 재선거 '무소속' 당선... 총선 '물갈이'로 연결 관심

등록 2003.10.31 11:30수정 2003.11.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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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낙선하는 '이변'이 연출되자 지역 한나라당 내에서 총선을 대비한 인적쇄신 등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0일 대구시의회의원 수성구 제4선거구 선거에서 무소속 정기조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한 윤병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날 선거 결과 전체 유권자 8만1922명 중 정 후보는 7302표(투표자의 52.5%)를 얻어 6607표(투표자의 47.5%)를 얻은 윤 후보를 702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가 유권자 중 17.3%만 투표에 참여하는데 그쳐 대다수 지역 주민들의 정치여론을 읽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대구에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누르고 무소속 당선 파장

일단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결과가 지역민들의 정치 무관심으로 인한 표 집결이 실패한 결과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SK 대선자금 문제와 이로인한 정치권 불신이 기존 지지층의 표 집결을 막고 지역민들의 표심을 '무소속'으로 선회하게 했다는 것.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홍동현 사무처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후보자와 지구당의 선거대처 능력이 부족했던 결과 아니겠냐"면서 "또한 투표율에서 보듯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한나라당 지지층을 모아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정치적 무관심을 떠나 이번 선거결과가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담긴 표심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벌어진 시의원 재선거는 총선 전초전의 양상을 띠고 있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지난 24일 최병렬 대표가 시지부 후원회 참석차 대구를 방문을 겸해 선거 지원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


게다가 한나라당은 윤 후보가 시의회의원 선거 사상 첫 국민참여경선으로 선출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참신성을 앞세웠다. 그러나 공을 들인 한나라당의 노력은 무소속 후보에 발목이 잡혔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을 거의 독식하면서 생겨난 경계심들이 축적돼 오다 더이상 한나라당 간판만 가지고는 당선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표심"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거과정에서 다선 의원인 윤영탁 의원이 선거지원을 나서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였다"면서 "지역에서 정치권의 변화가 없이는 내년 총선도 불안하다는 점이 내부에서도 제기되면서 체질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지금까지의 한나라당 '깃발'을 잡으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허물어지고 있고, 인물과 당 운영의 개혁이 없다면 '텃밭'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당 개혁 절실" 대구경북 한나라당 정치개혁연대 발족

이러한 시점에서 31일 오후 6시 대구경북지역 한나라당 정치개혁연대(한개련)가 발족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강성호, 박성태 대구시의원 등 지역 한나라당의 젊은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한개련은 한나라당의 체질개선과 인적쇄신 등 내부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지역 한개련의 뒷배경에는 그 동안 당내 개혁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개련이 지역에서 발족하면서 이번 재선거 패배와 맞물려 한나라당 내부 변화에 대한 목소리에는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한개련과 젊은 신진 정치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후보경선을 들고나오고, 한나라당 위기론이 부상하면 지역의 현직 의원들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30일 경북 울진군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임원식 후보6146표(52.8%)를 획득해 4555표를 얻은 무소속 장양자 후보(39.1%)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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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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