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입당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김민석 전의원이 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 1년 보름만에 (민주당에) 왔다. 오는 것에 대해 당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 민주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나.
"당의 공식 창구를 맡은 분과 입당 문제를 놓고 쭉 얘기를 해왔다."
- 지난해 (민주당을) 나갔을 때의 선택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보는 것 같은데.
"당시에는 무리가… 그 때나 지금이나 사전에 설명을 못해 충격을 준데 대해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해왔다. 무리 많은 결정이지만… 당시에 누군가는 맡을 수밖에 없는 악역을 맡은 것이다."
- 복당과 관련해 민주당 중진들과 상의를 했나.
"했다."
- 개인적으로 복당 결심을 결심한 시기는 언제인가.
"민주당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은 민주당을 떠나면서부터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스스로 돌이켜 볼 시간도 필요해서…. 지난 4∼5월에도 복당 논의가 나왔지만, 그냥 넘어갔다. 복당 문제는 10월 중순부터 구체적으로 고민했다. 당이 분열하면서 고민을 하게 됐다. 어려울 때 돌아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복당을 결심했다."
- 어제(3일) 박상천 대표가 자정 넘어서까지 전화를 해서 '지금 들어오지 말라'고 말렸다는데.
"그 얘기를 들었다. 사실은 사고지구당이 많고, 젊은 분들이 많이 비어 있다. (오늘 민주당에 입당을 함께 하는 분들은) 충청·영남, 40대 전·후반들이어서 당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본다. 빨리 참여했으면 하는 주문도 있었다. 다른 인사들의 영입이 늦춰지는 것 때문에 (나의 복당 일정도) 연기해왔다.
처음에는 10월말로 얘기했다가 전체가 한꺼번에 입당하자고 해서 11월 4일로 잠정적으로 날짜를 잡은 것이었다. 어제(3일) 늦게 안 사실인데, 오늘 당무회의가 잡혔고, 당내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날보다 평안한 날, 당무회의와 겹치지 않는 날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
- 설훈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복당을 하려면 사과 이상의 액션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 정도의 사과라면 충분하다고 보는가.
"100% 충분한 게 어디 있겠나. 지난해부터 나로서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봤지만, 그 때도 지금도 사과를 했다. 1년 이상 되돌아 봤고…. 가출 소년이라고 표현했는데, 집 나갔던 아들이 돌아와 집에서 일도 하고 싶고…. 이렇게 저렇게 간접적으로 들은 바로는 제 복당 문제 놓고 (당에서) 조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기본 양해는 됐다고 본다."
- 당내에는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 지도부도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분은 (김 전 의원이 복당을 하면) 탈당하겠다고 한다. 분위기가 안 좋다. 그런데도 지금 시점을 선택해 (복당을) 강행한 이유는.
"시기에 대해서는 사실 찬반이 있었다. 시기가 빨랐으면 좋겠다, 늦었으면 좋겠다는 여러 의견들이 의견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풀어갈 생각이다."
- 복당에 대한 법적인 문제에 이견이 있기도 한 것 같은데.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은 없었다. 있는 근거를 확인해서 했다. 당헌·당규를 보면, 탈당 후 1년이 지나기 전에는 당무회의의 심의를 거치고, 1년 후면 복당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구당이 있으면 지구당에, 아닌 경우에는 중앙당에 내게 돼 있다. 영등포을은 사고지구당이기에 중앙당에 복당원서를 냈다. 과거에 그런 근거에 따라 1년 후 복당원서를 제출하고 복당 절차가 마무리된 사례가 있다."
-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이 우리당을 분열했다고 비판하는데, 분열에 앞장섰던 김민석 전 의원이 복당하면 어떻게 우리당을 비판할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는데.
"추미애 의원은 훌륭한 분이고 존경한다. 추 의원이 민주당에 남아서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나도 추 의원에게는 못 미치지만 민주당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열주의 반대는 일관된 내 주장이었다. 정치 생명을 걸면서 추구한 게 후보단일화였다. 후보단일화에 부분적으로 기여했다. 대선 후에도 대통합이 일관된 노선이었다. 방법론 문제는 기회를 봐가며 토론할 수 있다.
지금도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당에 있었던 추 의원을 비롯한 선배동료들에게 당시 100% 동의를 못 받고 (탈당) 행동한 건 안타깝게 생각한다. 통합은 나도 추구해왔던 바다. 민주당에 참여하면 어떤 게 통합 코드인가를 본격적으로 토론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통합의 문제는 한국 정치의 문제를 덧셈 정치로 풀어 가는가, 아니면 배제 정치로 푸는가의 문제다. 추 의원과 대화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내년 총선 출마 여부는.
"당에 돌아와 정치 활동을 하는 이상, 민주당이 총선에 승리하는데 미력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어려운 상황에서 제1당이 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출마를 바란다. 지역구 여론을 보고 판단하겠다."
- 정몽준 의원과의 관계는.
"대선 마지막날 지지 철회 파동 이후 그 다음날 아침에 지지 철회를 번복했으면 좋겠다고 집에 찾아갔으나 실패했다. 그 때 만나고 그 이후에 한 번 통합21을 정리하면서 만나고, 고 정몽헌 회장 상가에서 만났다. 그 이후에 특별히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다."
-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정치적 고향인 영등포을이 더 중요하다."
- 전당대회에서 중앙상무위원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백의종군 할 것이다. 당이 전당대회 때까지는 특별히 당직보다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약간의 경험과 젊다는 점, 그런 성향 때문에 민주당에 새롭게 참여하는 분들 영입하는데 노력하고 싶다."
-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 분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원칙적으로 동의를 못하는 부분이 많다. 통합을 추구하는 길은 아니지 않은가.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안하려고 했는데…. 정치를 하면서 노 대통령과는 늘 생각이 많이 달랐고, 지금도 다르다. 그렇지만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찍었기에 나라를 위해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비판보다는 대안을 중심으로 말할 생각이다."
- 정치적 생명을 걸고 단일화를 추진했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책임이 무엇인가. 반성과 사과 이상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는가. 이에 대해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 많다.
"(지난해 대선때) 정치적 생명을 걸었고, 대선 당시 단일화가 아니면 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실낱같은 가능성밖에 없었던 단일화를 이뤘다. 단일화에 실패하고 대선에 패배하면 정치 자체를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단일화를 함께 했던 분들에게 명예를 누릴 기회도 없이 지지 철회 상황이 왔다. 명예는 사라졌지만, 단일화 노력을 통해 대선 승리를 이끄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이제부터 책임지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가 무너졌는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시 얘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전심전력할 생각이다."